노숙인이 된 계기, 실직-이혼·가족해체-사업실패 순…71% 신용불량
복지부, 2024년 노숙인 등 실태조사 결과 발표
2009년 2만324명→2024년 1만2725명으로 줄어
평균 51.4개월 거리 노숙…75.3%가 미취업 상태
공공부조·공공근로활동에 월평균 소득 79만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서울역희망지원센터를 찾은 노숙인들이 몸을 녹이고 있는 모습 2025.02.06.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6/NISI20250206_0020683930_web.jpg?rnd=20250206080852)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서울역희망지원센터를 찾은 노숙인들이 몸을 녹이고 있는 모습 2025.0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실직과 이혼,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거리에 노숙하는 사람이 1만2725명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도 노숙인 등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하는 이 조사는 2016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됐다.
노숙인 등은 거리 노숙인, 시설 노숙인, 쪽방주민 등이며 이번 조사는 노숙인 등의 규모와 건강 상태, 의료 이용, 노숙 원인 및 경제활동 등을 조사한 것이다.
2009년 2만324명에 달했던 노숙인 등 수는 2024년 기준 1만2725명으로 줄었다. 거처 유형별로 보면 시설 노숙인이 6659명으로 가장 많고 쪽방주민 4717명, 거리 노숙인은 1349명이다.
노숙인 등 중 77.6%인 9865명이 남성이고 22.4%인 2851명은 여성이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52.1%인 6636명이 수도권에 있었고 특히 거리 노숙인은 75.7%가 수도권에 머물렀다.
거리 노숙 계기는 35.8%가 실직, 12.6%가 이혼 및 가족 해체, 11.2%가 사업 실패, 8.3%가 장애, 7.9%가 주거지 상실 등이었다. 노숙 이전 주거 형태로는 43.2%가 쪽방이나 고시원 등 비정형주거, 24.1%가 현 거처와 다른 거리, 15.3%가 주택이었다.
거리 노숙인의 경우 오늘밤 잠자리 장소를 묻는 질문에 36.9%가 거리나 광장, 28.9%가 지하 공간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잠자리 장소를 선택한 이유로는 22.7%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해서, 16.6%가 주변에 다른 노숙인들이 있어서 등을 선택했다.
거리나 광장 평균 거주 기간은 51.4개월이다.
거리 노숙인 중 피해 경험으로는 4%가 구타 및 가혹 행위, 3.2%가 금품 갈취, 2.9%가 명의 도용 및 사기를 경험했다. 노숙인 26.6%는 부채가 있었고 71.3%는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였다.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36.8%가 단체생활과 규칙, 16.6%가 실내 공간이 답답해서, 14.2%가 시설을 잘 몰라서, 11.5%가 다른 입소자와의 갈등 등을 꼽았다.
노숙인 중 75.3%는 취업을 하지 않았고 이 중 56.9%는 근로 능력이 없다고 답했다. 주요 수입원은 47.8%가 공공부조, 37.6%가 공공근로활동이다. 지난 1년간 월평균 소득은 거리노숙인 79만4000원, 시설노숙인은 50만5000원이다.
지난 3개월간 지출을 보면 식료품비 39.1%, 술·담배 18.8%, 생활용품비 13.4% 순으로 나타났다.
노숙인의 40.3%는 건강 상태가 좋다고 했는데, 이는 직전 조사인 2021년도 조사 44.4%보다 4.1%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알코올 의존성 평가도구에 따른 문제성 음주 비율은 23.7%다. 우울증 유력 비율은 28.7%였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다는 응답은 2021년 9.6%에서 2024년 6.5%로 줄었다. 사회복지서비스 이용률을 보면 무료급식 84.8%, 편의시설 이용 74.2%, 법률 지원 서비스 41.8%, 주거 지원 7%, 장애인지원 서비스 1.6% 등이다.
노숙인에게 가장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서비스는 23.8%가 무료급식, 16.6%가 생계급여, 14.8%가 사회복지시설 이용 및 입소다. 또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41.7%가 소득 보조, 20.8%가 주거 지원, 14.4%가 의료 지원을 선택했다.
쪽방주민의 경우 서울 2270명, 부산 859명, 대전 616명, 대구 593명, 인천 379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40.8%가 65세 이상이고 2.2%인 103명은 20~39세 청년이다.
쪽방주민 63.4%는 미취업 상태인데 주요 수입원 중 60.8%가 공공부조, 32.2%가 공공근로활동이다. 지난 1년간 월평균 소득은 96만7000원이고 3개월간 지출 항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주거비 62.5%, 식료품비 23%, 보건의료비 6.1%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다는 응답은 2021년 9.1%에서 2024년 4.1%로 줄었고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55.7%가 소득 보조, 14.7%가 주거 지원, 11.7%가 의료 지원이다.
배경택 복지부 복지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노숙인 규모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경제활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되는 노숙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3차 노숙인 종합계획을 수립해 노숙인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고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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