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해외이익 비중…日 50% 넘는데 韓 10% 그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일본 경제 대전환' 출간 발표회
박정훈 소장 "일본도 10년 걸려, 우리도 계속 노력해야"

18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왼쪽 단상)이 일본 경제 분석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일본 3대 금융그룹(MUFG·SMFG·미즈호)의 전체 영업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국내 금융그룹도 이를 벤치마킹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우리금융그룹의 싱크탱크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일본 경제 대전환' 도서 출간을 기념해 우리은행 본사에서 분석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까지 10년 가까이 정체됐던 일본 3대 금융그룹의 주가는 2022년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3대 그룹 주가는 2.6~3.0배 성장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 내외 수준에서 1에 가깝게 상승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가파른 글로벌 사업 실적 증가세가 꼽힌다. 3대 그룹이 일본 내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영업이익은 2006년 6조8000억엔에서 2023년 6조엔으로 11%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해외에서의 총영업이익은 1조2000억엔에서 6조1000억엔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전체 총영업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서 50% 이상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들 그룹은 1980년대부터 해외에 진출했고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9년까지 메가뱅크 체제가 정립되면서 확보한 투자 여력으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동남아시아 현지 대형은행의 지분 인수에 주력했다. 2019년 이후에는 동남아시아 소매금융, 미국 기업투자은행(IB) 중심의 투트랙 전략을 강화했다. 비은행과 핀테크 투자도 추진하면서 해외 진출 전략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이와 비교해 우리나라 금융그룹의 해외이익 비중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 삼일PwC 분석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영업이익 중 해외 비중은 지난해 11%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3년 4.3%와 비교하면 배 넘게 확대됐지만 일본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국내 가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는 배경이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기반이 견고한 일본의 금융그룹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됐다"며 "이를 고려하면 국내 금융그룹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소가 이날 출간한 '일본 경제 대전환'은 한국 경제에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해 일본 경제 전반을 심층 분석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1년여에 걸친 연구와 현지기관 인터뷰를 바탕으로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경제·금융 분야 대응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미리 가본 우리의 미래'인 일본을 통해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도전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인수하면서 고령자·유병자 대상 상품 개발과 돌봄·노후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특화 금융상품과 전용 콘텐츠 개발 등 시니어 통합 서비스 구축을 진행 중이다.
박 소장은 "일본 경제 대전환은 단순한 일본 사례의 나열이 아닌 우리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해답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적시성 있는 금융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고객과 시장에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금융업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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