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상' 박천휴 "성공하지 못할 숱한 이유들, 오히려 참신하게 봐줘 성공"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 어워즈 6관광 쾌거
"뉴욕 리딩 공연 제안에 '그럴 필요 없다' 하기도"
다양한 이력 "어릴 때 방황, 공연 만드는 데 도움"
10월 국내서 공연 "우리 정서와 감수성 지킬 것"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박천휴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했다. 2025.06.2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4/NISI20250624_0020862347_web.jpg?rnd=202506241438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박천휴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했다. 2025.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처음에는 작품이 성공하지 못할 이유에 대한 말이 더 많았어요. 유명한 원작이 없고, (주연인) 대런 크리스가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가 아니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로봇 이야기라는 거죠. 개막 전에는 '그런 걸 누가 봐' 했는데, 공연이 잘 된 상태서 생각해 보면 되레 그걸 참신하게 봐주신 것 같아요."
미국 토니 어워즈 수상으로 한국 뮤지컬에 새 역사를 선사한 박천휴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함께 쓴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브로드웨이에 진출, 관객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으면서 지난 9일(한국시간) 열린 토니상에서 작품상·극본상·음악상 등 6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먼저 제작돼 선보인 작품이 토니상을 받은 건 '어쩌면 해피엔딩'이 최초다. 박 작가는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토니상 수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젖힌 '어쩌면 해피엔딩'의 출발은 2013년이다.
'윌휴 콤비'로 유명한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가 처음으로 작업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본 우란문화재단 관계자가 이들의 새로운 작업을 궁금해했다. 이때 보낸 구성안이 '어쩌면 해피엔딩'이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박천휴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했다. 2025.06.2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4/NISI20250624_0020862356_web.jpg?rnd=202506241438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박천휴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했다. 2025.06.24. [email protected]
당시 우란문화재단은 뉴욕에서도 활동하는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를 고려해 뉴욕 리딩 공연도 제안했다.
이에 오히려 '윌휴 콤비'가 손을 내저었다. 박 작가는 "그때만 해도 윌과 나는 '뉴욕 실정을 너무 모르셔서 원대한 꿈을 꾸시는 것 같다.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웃었다.
하지만 재단 측에서는 "결과와 상관 없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윌휴 콤비'도 "어차피 우리는 영어와 한국어 버전을 모두 쓰니까, 해보겠다"고 응했다.
그리고 2016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영어 버전 낭독 공연을 본 유명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드가 손을 내밀면서 브로드웨이 공연도 성사됐다.
작품은 미래의 서울에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서로 사랑을 느끼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현지화하며 몇 가지 연출을 손보기는 했지만, 작품의 메시지나 감성은 유지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도 배경은 서울이고, 주인공이 키우는 화분의 이름도 '화분'을 밀고 나간 이유다.
박 작가는 "자신감 넘치는 그런 경력 있는 작가는 아니다. 한국에서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해 주지 않았다면, 연출이나 제작자가 '이 대사 바꾸는 거 어때, 설정을 바꾸는 게 어때' 했을 때 매번 바꿨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큰 공감을 받은 경험이 쌓여 있어서 '바꾸기 싫다'고 고집을 지킬 수 있었다. 그 원동력이 한국 관객들이었다"고 고마워했다.
작품은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에게도 극찬을 받았다. 박 작가는 "'공연을 봤는데 너무 좋았다, 너희 공연이 잘 돼 좋다'는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며 수줍게 웃었다.
박 작가는 디자이너, 가요 작사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때 이 부분이 고민이었다는 그는 "어렸을 때는 사실 방황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잘하기도 힘든데 뭘 이것저것 하려고 할까, 이러다가 아무것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굉장히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어쩌면 해피엔딩' 첫 연습 때 모두 사라졌다고도 했다.
박 작가는 "'나는 이 일을 하려고 지금까지 이렇게 여러 가지를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예술이라는 건 총체적인 예술이지 않나. 나의 다양한 방황의 경험이 공연을 만드는 능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작가 박천휴과 프로듀서 한경숙이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은 지난 9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Best musical)·연출상(Best Direction of a Musical)·각본상(Best Book of a Musical)·음악상(Best Original Score)·무대디자인상(Best Scenic Design of a Musical)·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 leading actor in a musical)을 수상해 6관왕을 차지했다. 2025.06.24.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4/NISI20250624_0020862345_web.jpg?rnd=202506241438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 작가 박천휴과 프로듀서 한경숙이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은 지난 9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Best musical)·연출상(Best Direction of a Musical)·각본상(Best Book of a Musical)·음악상(Best Original Score)·무대디자인상(Best Scenic Design of a Musical)·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 leading actor in a musical)을 수상해 6관왕을 차지했다. 2025.06.24. [email protected]
이날 자리에는 NHN링크 공연 제작 이사인 한경숙 프로듀서도 참석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초연과 재연을 맡았던 대명문화공장 콘텐츠사업파트 파트장을 지냈던 한 프로듀서는 지난해 작품의 브로드웨이 공연 투자에 이어 오는 10월 개막하는 10주년 기념 공연을 함께한다.
한 프로듀서는 "박 작가님과 저의 인연은 하늘에서 계획한 것 같다"고 웃었다.
10주년 기념 공연에 대해서는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공연의 지침서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공연은 최대한 감성을 유지하고 새로운 공연장에 맞춰 보완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봐주신 관객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반갑고, 이번 기회로 '어쩌면 해피엔딩을' 알게 된 분들께는 신선한 감성을 드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작가 역시 이번 한국 공연에 대해 "대본과 음악이 바뀌는 건 없다"며 "10년째 하고 있는 공연을 브로드웨이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해서 굳이 바꾸고 싶지 않다. 우리의 정서와 감수성을 지키면서 다시 한국 관객을 만나게 돼 설렌다"고 기대했다.
대신 '브로드웨이 버전'의 '어쩌면 해피엔딩'은 2028년 국내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토니상 수상이라는 쾌거는 박 작가에게 큰 영광이자 또 다른 숙제로 남게 됐다. 박 작가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것에 눌리면 자엽스럽제 않은 작품을 쓰게 될 것 같다. 애런슨이라는 훌륭한 파트너와 하던대로 서로 잘 보완해가면서 작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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