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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DC 배전 도입 필요성 급부상…한전, 제2의 전력망 혁신 선도

등록 2025.08.20 06:00:00수정 2025.08.20 11: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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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낭비와 탄소 배출로 DC 배전 대안으로 부상

전력 흐름 일정, 전압 제어, 품질 안정 높은 DC 배전

한전, 10년간 실증사업추진…기술력 등 체계적 확보

K-DCA, 기술개발·사업화 로드랩 수립 등 역할 담당

한전, APEC 장관회의서 글로벌 DC 비전 제시 예정

[세종=뉴시스]직류배전용 통합 운영시스템.(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직류배전용 통합 운영시스템.(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재생에너지 확산과 디지털 변환이라는 환경 속에서 한계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교류(AC) 기반의 기존 전력 인프라를 대체할 수 있는 직류(DC) 기반 배전망 도입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코리아 DC 얼라이언스(K-DCA)'를 출범해 RE-100(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100%) DC 팩토리, 지역 분산형 DC 데이터센터 등 DC 배전 확산을 적극 추진 중이다.

K-DCA는 국제협력의 일환으로 유럽의 주요 DC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글로벌 DC 표준화를 주도하고 아젠다를 확산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정부와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서 전 세계 에너지 리더들이 참석하는 '2025 에너지 슈퍼위크'가 개최된다. 행사 기간 'DC 인더스트리 다이얼로그'와 '글로벌 DC 포럼'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회의에서는 글로벌 협력과 연대를 제안하며 DC 시대 개막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세종=뉴시스]DC홈의 모습(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DC홈의 모습(사진=한전 제공)



에너지 낭비와 탄소 배출로 DC 배전 대안으로 부상

최근 전력 생산과 소비의 양쪽에서 DC 기반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대부분 직류로 전기를 생산하거나 저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AC 기반 전력망과 연계하기 위해 수차례 변환을 거치면서 전력 손실이 발생하고, 전체 에너지 효율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전력 소비처가 대부분 DC 부하를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최근 트렌드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가 밀집한 데이터센터에서는 안정적이고 고효율의 직류 전력을 요구하는데 기존 AC 중심의 인프라로 인해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 낭비와 탄소 배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DC 배전은 에너지 흐름을 단순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DC 배전은 분산형 전원과 고효율 부하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고 저압 DC 배전망은 AC 대비 약 10~15%의 전력 손실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세종=뉴시스]GRC용 DC배전 프로젝트 조감도 5000(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GRC용 DC배전 프로젝트 조감도 5000(사진=한전 제공)


전력 흐름 일정, 전압 제어, 품질 안정 높은 DC 배전

DC 배전은 기존의 AC 배전 방식과는 달리 중저압 직류 전력을 기반으로 수요처에 전기를 직접 공급한다. 전력 흐름이 일정하고, 전압 제어나 전력 품질 안정성이 높아 신재생 에너지, ICT 시스템, 전기차 인프라 등과의 통합 운용에 적합하다.

DC 배전은 전압 수준과 전송 거리, 적용 분야에 따라 중압 직류(MVDC)와 저압 직류(LVDC)로 구분한다. MVDC는 일반적으로 1.5킬로볼트(kV) 이상 100kV 이하의 중압 직류 전압을 사용해 중장거리 전송이 필요한 경우에 활용된다.

주로 해상풍력단지, 산업단지, 도서지역 연계망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서 유용함. 전압 강하가 작고 선로용량이 높아 기존 AC 배전에 비해 효율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VDC는 750볼트(V) 이하의 직류 전압을 사용하며, 짧은 거리 배전에 적합하다. 빌딩, 아파트 단지, 학교, 병원, 데이터센터 내부 배전망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소형 DC 부하 중심 '에너지 자립형 DC 빌딩' 또는 '스마트 홈' 구축에 적합하다.
[세종=뉴시스]MVDC, LVDC 추진 현황 및 기술개발 현황(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MVDC, LVDC 추진 현황 및 기술개발 현황(사진=한전 제공)


한전, 10년간 실증사업추진…기술력 등 체계적 확보

우리나라에선 한전이 DC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한전은 지난 10여년간  MVDC 실증시험단지, DC 독립섬, DC 빌딩 등 실증사업을 추진해오며 DC 배전 기술력과 적용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확보해왔다.

대표적인 성과를 살펴보면 30메가와트(㎿) 규모의 ±35kV MVDC 실증시험장 구축을 꼽을 수 있다. 한전은 실험장을 통해 중압(MV) 직류 계통의 실계통 운영기술을 확보하고, AC 기자재의 DC 적용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병행했다.

전남 진도군 소재 섬인 서거차도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저압 DC 배전망을 국내 최초로 구축해 도서지역에 에너지 자립형 DC 인프라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23년에는 HD현대일렉트릭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 도심지 1㎿급 DC 상업용 빌딩(GRC DC 빌딩)을 상용화해 연간 10% 이상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입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세종=뉴시스]서거차도 DC LSLAND 구축사업 기공식의 모습.(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서거차도 DC LSLAND 구축사업 기공식의 모습.(사진=한전 제공)



K-DCA, 기술개발·사업화 로드맵 수립 등 역할 담당

지난해 출범한 K-DCA는 DC 시대를 앞당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K-DCA는 한전을 중심으로 산업계·학계·정부·연구기관 등 45개 기관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 DC 배전 협의체다.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을 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기술개발 및 사업화 로드맵 수립, 국제 표준 주도, 산학연 협력 체계 구축, 글로벌 DC 연대 등 다방면의 역할을수행하고 있으며  독일의 ODCA, 네덜란드의 Current/OS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실증 및 표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DCA가 추진하고 있는 RE-100 DC 팩토리 구축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민간은 노후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DC 전력망과 고효율 기자재를 활용한 RE-100 산단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DC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관련 제도 및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현재 교류 전압만 명시된 전기사업법의 개정을 추진하며, DC 표준전압 법제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중이다.
[세종=뉴시스]백서 1차(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백서 1차(사진=한전 제공)


한전, APEC 장관회의서 글로벌 DC 비전 제시 예정

K-DCA는 글로벌 DC 협의체들과의 연대와 국제표준 주도권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독일의 ODCA와 LOI를 체결하고, 네덜란드의 Current/OS와 상호 회원 가입, 공동 실증사업 발굴, 기술 교류 등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제협력의 정점은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에너지장관회의 및 CEM16/MI10 장관회의가 될 수 있다. 이 기간에 한전은 DC 슈퍼위크를 운영하며 미래 전력망 확산을 위한 DC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협력 전략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26일에는 국내외 DC 전문가 합동 토론회 'DC 인더스트리 다이얼로그'와 '글로벌 DC 포럼'을 열고 한국의 DC 기술과 생태계 조성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전세계적인 DC배전 확산을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계획이다.

28일에는 김동철 한전 사장이 '청정에너지 확대 및 전력망 효율화를 위한 DC 배전 글로벌 확산'을 주제로 '제2의 전력망 혁신'의 주도국으로서 향후 국제 표준화와 시장 창출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주요국에 소개한다.
[세종=뉴시스]DC기술 발전포럼 행사 모습.(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DC기술 발전포럼 행사 모습.(사진=한전 제공)



전력당국 "DC 배전은 선택 아닌 필수…핵심 전략 인프라"

전력당국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대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 전력망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DC 배전은 새로운 기술적 대안이 아닌 핵심 전략 인프라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한전 관계자는 "DC 배전은 전력손실 최소화와 설비 효율 극대화를 통해 경제적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특히 재생에너지·전기차·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의 필수 에너지 수요처와 직결되는 만큼,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전은 향후 DC 분야에서 핵심 기술 개발 및 실증 확대, 국제 표준 주도,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강화, 민간·산학연 연계 생태계 조성을 병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전력망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DC 배전은 단순히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회로의 이행을 이끄는 국가 전략이자 한국형 DC 모델을 세계에 수출하는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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