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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기술탈취 싹 잡는다"…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도입

등록 2025.09.1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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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발표

배상액 현실화·익명 제보 등으로 보호 강화

[서울=뉴시스]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안.(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5.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안.(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5.09.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뿌리뽑고자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를 도입한다. 침해당한 기술 개발시 투입 비용도 손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손해배상액 산정기준도 개선한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10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기술탈취 근절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과 부처 간 논의, 민·관 합동 간담회를 통한 현장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됐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피해건수는 한해 약 300건, 평균 손실액은 18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피해 입증이 어렵고, 승소해도 배상액이 낮아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그동안 기업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중기부가 관련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 평균 인용액은 1억4000만원으로 피해기업 평균 청구액 8억원의 17.5%에 그쳤다.

이번 대책은 ▲피해기업이 불리하지 않은 소송 환경 ▲침해 당한 기업이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보상 ▲기술탈취를 막는 든든한 울타리 제공으로 구분된다.

정부는 기술탈취 대응 과정 중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피해 기업의 소송 부담을 덜어내고자 한국형 증거 개시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변리사, 변호사, 기술심리관 등이 현장을 조사하고, 그 결과가 증거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 사실조사 제도를 마련했다. 법정 밖에서 진술 녹취와 불리한 자료 파기 등을 하지 못하도록 자료보전명령 제도도 구축했다.

자료제출 명령권은 신설됐다. 법원이 중기부, 공정위 등에 행정조사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으로, 기술침해 여부 판단과 신속한 재판을 유도할 전망이다.

법원이 요구할 수 있는 자료 범위는 현행 행정조사 관련에서 디지털 증거자료까지 확대한다.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하거나, 자료 미제출 시에는 5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피해자뿐 아니라 누구나 익명으로 제보가 가능해진 것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박용순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기술침해를 당한 기업이 직접 신고하기 어렵거나 보복 우려가 있을 경우를 대비 익명 제보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별도 신고 없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직권조사를 도입하고, 공정위는 기존 직권조사를 기술탈취 빈발 업종 중심으로 강화해 위반행위를 적발·제재한다.

중기부 행정조사 제재 수준은 시정명령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중대한 위법행위인 경우 과징금 부과도 추진한다.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처벌 대상에는 브로커 행위, 미신고 수출을 포함하고 벌금을 현행 최대 15억원에서 최대 65억원으로 상향한다.

손해배상액 산정기준은 기술 개발시 투입한 비용까지 인정한다. 피해기업 기술과 유사한 정부 R&D 과제 연구개발비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피해기업이나 법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연구개발비 범위를 산출해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을 '중소기업 기술손해 산정센터'로 확대해 손해액 산정 전문성을 제고한다.

손해액 산정 시 필요한 소송판례, 기술개발비용 정보, 기술거래 정보 등은 온라인 플랫폼인 기술보호 울타리로 통합 수집·관리한다.

관련 부처들은 합동 기술보호 설명회를 연 5회 확대 개최하고, 찾아가는 기술보호 교육을 신설해 기술보호 정책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지하철역 전광판, 라디오 광고 등 정책 홍보 수단을 다각화해 기업들이 정책을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고 기술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도 추진한다.

맞춤형 기술보호 컨설팅, 교육과 AI를 활용한 자동화된 영업비밀 분류 및 유출방지 시스템 구축도 지원한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는 보안설비 구축을 돕는다.

기술보호 선도기업 육성에도 나선다. 중소기업을 대기업 수준의 기술유출 예방·사후 대응 역량을 갖춘 선도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 중기부 R&D 수행기업 중 정부출연 10억원 이상 연구과제에 대해 조기경보 모니터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만7000여건인 기술임치 건수는 2030년까지 3만건으로 늘리고 영업비밀 대상 운영 중인 특허청 원본증명서비스를 아이디어까지 확대한다.

피해 중소기업들이 어느 부처에 신고해야 할지 몰라서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기술탈취 근절 범부처 대응단’과 ‘중소기업 기술분쟁 신문고’도 마련한다. 특허청 및 경찰청 기술경찰 조직과 인력은 확충하고 첨단산업, 제조업 중심 기획·인지 수사, 집중 단속을 진행한다.

중기부·특허청으로 접수된 행정조사 사건 중 추가 범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즉시 수사가 착수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가동한다. 법원과 검찰에서 전달받은 사건을 특허청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하는 조정 연계도 대구·부산 지방법원까지 확대한다.

3인 이상으로 구성하는 중소기업 기술분쟁조정 제도에는 1인 조정부를 신설, 당사자 간 합의가 명백하거나 5000만원 이하 소액 사건의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졌다. 신청인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소액 사건에서 조정부의 조정안을 이유 없이 거부한 경우에는 직권으로 결정한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오늘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정과 신뢰에 기반한 공정성장 경제환경의 실현"이라며 "대책이 실효성 있게 현장에 안착하도록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세밀하게 정책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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