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새만금공항 부지, 조류충돌 위험도 높아" 사업계획 취소(종합)
"조류 규모 유사한 무안공항서 참사"
"달성될 공익보다 훼손될 공익 더 커"
소송인단 환호·눈물…"항소하지 말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이 지난 2023년 11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새만금 SOC 예산삭감, 갯벌복원 촉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27.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11/27/NISI20231127_0020143672_web.jpg?rnd=20231127142901)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이 지난 2023년 11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새만금 SOC 예산삭감, 갯벌복원 촉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새만금국제공항이 세워지면 생태계가 크게 파괴돼 사업을 취소해달라고 일반 시민들이 소송을 내 받아들여졌다. 오는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는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주영)는 11일 시민 3명이 국토부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이 사건 계획은 재량을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3명의 원고는 공항 활주로가 확장될 경우 소음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원고 적격이 인정됐다. 함께 소송을 제기한 원고 1294명의 청구는 원고 적격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됐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과 생태계 파괴와 관련한 조사를 충분히 검토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험도 평가에서 나타난 사업부지의 조류충돌 위험도는 다른 공항보다 훨씬 높다"며 "타당성 평가에서 조류충돌 위험이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가 이 사건 사업부지와 조류 서식환경·규모가 유사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실제로 2024년 12월 29일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새만금국제공항 사업부지의 연간 예상 조류충돌 횟수는 45.92회로 나타났는데, 인천국제공항(2.99회)과 군산공항(0.04회), 무안국제공항(0.07회)에 비해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업부지 및 서천갯벌에 서식하는 법종보호종 조류 등에 미치는 영향을 더 면밀히 검토했어야 한다"며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지역 균형발전 등 공익이 침해될 공익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사업부지는 현재 염습지 상태로서 법정보호종(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조류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고, 사업부지로부터 약 7㎞ 떨어진 서천갯벌은 습지보호지역,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재판부는 ▲조류충돌위험의 근거 없는 축소 평가 ▲평가된 위험요소의 입지 선정 절차에의 미반영 ▲조류 생태계 등 환경 파괴에 미치는 영향의 부실 검토 ▲환경 훼손 정도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하자 등이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직접 출석한 원고들은 선고를 마친 뒤 환호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국민소송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새만금신공항은 기후생태붕괴를 가속하는 생태학살 범죄이며 또 다른 조류충돌 대참사를 예고하는 재앙"이라며 "국토교통부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항소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더 이상 귀한 민중의 고혈과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기후생태붕괴를 직시하라"라며 "국토를 파괴하고, 소중한 생명들을 죽이는 폭력과 야만을 멈춰라"라고 강조했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법원 판결의 내용을 한 번 살펴봐야 한다"며 "국토부가 중심이 돼서 일을 하고 있는 건데, 국토부와 상의를 해서 한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새만금국제공항은 새만금 지역 340만㎡ 부지에 활주로(2500m×45m)와 여객터미널(1만5010㎡), 화물터미널(750㎡), 주차장, 항행안전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오는 2028년까지 건설을 완료하고 시험운항 등 준비 절차를 거쳐 2029년에 개항할 계획이다. 제주 등 국내선뿐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에 이르는 국제선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국민소송인단은 지난 2022년 9월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취소해달라"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인단은 "공항이 세워지면 수라갯벌을 비롯한 대규모 생태계가 파괴되고 군사행동 증가로 인해 기후위기가 가속화될 것"이 "새만금신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은 지난해 항공기 추락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보다 600~650배 높다"고 주장했다.
공항이 들어설 부지인 수라갯벌에는 매년 저어새·도요새 등 멸종위기종 59종을 비롯한 철새 24만여마리가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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