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뛰자 '횡재세' 목소리…국내 정유업계에 적용 가능할까
국회서 횡재세 도입 필요성 제기에 산업장관 참여 시사
영국·이탈리아 등 선진국 횡재세 부과해 차익 사회환원
조세전문가 "조세형평성·제도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정보. 2026.03.12.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21206092_web.jpg?rnd=20260312145030)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정보. 2026.03.1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변동성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도 횡재세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며 국회 논의에 참여할 뜻을 밝혀 향후 횡재세 도입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다.
일각에선 횡재세 도입 논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낸다. 일시적인 원유 가격 급등으로 일시적 이윤을 얻었다고 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나고, 해외에서 횡재세를 도입하고 있는 취지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15일 산업통상부·국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가 변동성에 따른 정유사들의 폭리를 막기 위해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해 국제 유가 변동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시중가격 반영 시기를 임의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초과 이윤을 챙기는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횡재세를 도입, 사전에 이 같은 상황을 막자는 의견이다.
횡재세 필요성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유사들의 폭리 대응 차원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이 본격화되면 정부도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시사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정치권에서 불거졌던 횡재세 도입 논란이 약 4년 만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하면서 발생한 국제유가 변동성 심화 및 국내 기름값 상승으로 인해 다시금 정치권에서 불거진 셈이다.
4년 전과 다른점을 꼽자면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4년 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정권을 상대로 횡재세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고 윤석열 정부 측에서 도입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형국을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공격과 수비가 바뀐 정도가 아니라 횡재세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된 만큼 정치권에서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정부도 호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횡재세 도입에 찬성하는 이들은 선진국들이 이미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석유 및 가스 업체들에게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국가들은 원유 시추로 생산자들이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을 경우 이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3.12.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21205563_web.jpg?rnd=20260312111736)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3.12. [email protected]
유가 상승기에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막는 수단으로 횡재세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국제유가의 시중가격 반영은 2~3주 가량 걸려야 하는데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인상을 하루 이틀 만에 국내 가격에 반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횡재세 도입을 통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초과 이익을 환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횡재세 도입에 반대하는 이들은 국내 정유업계가 유럽과 다른 사업 구조를 띄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은 석유를 생산하는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는데 우리나라는 중계무역에 가까워 동일한 잣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한 뒤 국내외에 판매한다. 돈을 내고 원유를 사오는 만큼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유가 변동에 민감하고 정제마진 하락 시 수익이 급락하는 구조를 보인다.
유가 급등기에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로 초과 수익을 얻는 것에 대해 세금을 매긴다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 유가 하락기엔 적자를 보전해줘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도 많다.
조세 전문가들은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한 횡재세 도입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횡재세를 도입한 국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분을 환수하는 장치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제도의 근본적 취지와 맞지 않다는 목소리다.
또 '횡재'라는 단어를 어떻게 세금으로 적용할 지도 난관인데다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구입해 재가공하는 제조업의 성격을 띄고 있는 만큼, 특정 분야에 횡재세를 도입하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횡재세는 조세형평성 때문에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정유사들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얻은 횡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국내 정유사를 대상으로 횡재세를 적용해서 걷어들이는 세금이 많지 않는데다 과거 민주당이 이익의 일정 부분을 횡재세로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술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횡재세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많이 잘못돼 있다"며 "횡재세를 도입한 국가들은 산유국과 산유국의 자원개발 지분을 확보한 기업들의 유가 상승에 따른 횡재에 세금을 부과하는데 우리나라의 정유업체들은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이득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가 슈퍼사이클로 막대한 이득을 벌어도 횡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서 내수와 수출 사업을 영위하는 제조업이기 때문에 반도체랑 크게 안 다르다. 정유 횡재세 도입은 근본적인 제도의 도입 취지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https://img1.newsis.com/2016/12/12/NISI20161212_0012488858_web.jpg?rnd=20161212114156)
[서울=뉴시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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