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자연 속에서 찾은 배려·겸손"…청년들 만난 김봉찬 대표

등록 2025.09.23 08:00:00수정 2025.09.23 11:2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25년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 세 번째 강연

조경회사 더가든 대표, 자연주의 생태정원 베케 운영

정원 전문가의 삶의 과정부터 조경까지 경험 전해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김봉찬 더 가든 대표가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청년지원센터 오픈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자연과 함께 만드는 일-자연을 좋아하는 청년, 창업을 꿈꾸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09.22. woo1223@newsis.com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김봉찬 더 가든 대표가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청년지원센터 오픈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자연과 함께 만드는 일-자연을 좋아하는 청년, 창업을 꿈꾸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09.22.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자연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을 갖춘 국내 정원 전문가로 손꼽히는 조경회사 더가든의 김봉찬 대표가 청년들을 만나 삶의 과정부터 자연, 조경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7시 서귀포청년센터에서 열린 '2025년 제1회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김 대표는 자연주의 생태정원으로 유명한 '베케'도 운영하고 있다.

조경가이기도 한 그의 손을 거친 정원은 전국 각지에 있다. 경기 포천시의 평강식물원, 제주 서귀포시의 비오토피아, 서울 성수동의 아모레성수 등이 모두 김 대표의 작품이다.

김 대표가 자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때는 고등학교 2학년이다. 공부가 하기 싫어 절로 도망했는데, 전기도 없는 곳에서 무료함을 이겨내기 위해 주변에 풀을 탐구한 게 시작이다. 그는 "당시에 식물을 말려 하나씩 앨범에 모았는데 나중에는 100여종에 이르렀다"고 했다.

생물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대학 시절 식물에 대해선 식물학자 수준으로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하게 됐고, 대학원까지 진학했다.

김 대표는 이후 여미지식물원에서 9년을 근무한 뒤 평강식물원을 설계했는데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저는 직장을 다닐 때, 또 평강식물원을 설계할 때 꿈이 명확했다"며 "저를 채용한 사람은 돈을 많이 준다고 했지만 저는 그 돈을 다른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제가 하는 일을 잘 지원해달라고만 했다. 이론적으로 한 10년을 공부하고 실제로 해볼 수 있었던 고마운 시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사업을 하고 있지만 목표는 돈은 그냥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만 벌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매일 신기해하고 공부하게 되고 자존감도 올라가게 되기 때문에 여러분도 하고 싶은 일을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강연이 끝난 뒤 이어진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연에 관한 가치관을 공유하기도 했다.

자연에 집을 지을 수밖에 없는데, 어떤 집을 짓고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김 대표는 '배려'를 키워드로 꼽았다. "집을 지으면서 내가 뽐내거나 편안한 것만 따지지 말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옆집 이웃들이 좋다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김봉찬 더 가든 대표가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청년지원센터 오픈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자연과 함께 만드는 일-자연을 좋아하는 청년, 창업을 꿈꾸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09.22. woo1223@newsis.com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김봉찬 더 가든 대표가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청년지원센터 오픈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자연과 함께 만드는 일-자연을 좋아하는 청년, 창업을 꿈꾸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09.22. [email protected]

그는 "건축도 정원과 똑같다. '내 집을 지어서 주변 산이 망가지지는 않을까', '이웃들이 보던 바다가 내 집으로 가려지진 않을까' 이런 배려가 중요하다"며 "선진국에선 이런 걸 다 법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겸손'이었다. 사람들이 낮은 곳에서 정원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베케를 꾸민 이유다. 베케의 시선에 관한 질문에 그는 "꽃이 지면 꽃이 아닌 게 된다. 사람들은 꽃이 지면 풀이라고 해서 밟아버린다"며 "겸손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 때 엎드려서 보는 정원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답했다.
 
강연에 참석한 청년들에게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창업을 준비 중인 제주도민 김우빈(32)씨는 "베케를 방문했을 때 건축과 조경이 굉장히 인상 깊었고, 대표님이 자연을 보는 시선에도 흥미가 생겼다"며 "제주가 자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인데, 자연을 토대로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강의를 통해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로 이주한 지 5년 차라고 소개한 차은샘(35·여)씨는 "원래 플로리스트 일을 했었다"며 "식물을 워낙 좋아하고 관심도 많은데, 대표님의 삶도 들어보고 조경하는 과정이나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인상 깊은 강의였다"고 전했다.

한편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는 인생 전환기를 맞은 청년들이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경험 및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할 인재와 명사를 초청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 역량 강화, 창업 설계 멘토링 등 다양한 주제로 올해 4회에 걸쳐 이어진다.

지난 6월 열린 1회차 아카데미에는 정도연 브로콜리404 대표가, 7월 열린 2회차 아카데미에는 배우 문희경이 연사로 참여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