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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차별에 마침표"…사회적 편견 종식 캠페인 '첫걸음'

등록 2025.10.26 06:01:00수정 2025.10.26 0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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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침표 협의체 캠페인 행사 개최

HIV 감염인·지지자 160여명 한자리에

각자 경험 공유 및 제도 개선 논의 등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지난 24일 '레드마침표, 당신과 함께!' 행사에서 HIV 감염인 등 참석자들이 '레드카드'를 들고 HIV 차별 종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10.26.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지난 24일 '레드마침표, 당신과 함께!' 행사에서 HIV 감염인 등 참석자들이 '레드카드'를 들고 HIV 차별 종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HIV 차별에 마침표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한 레드(RED)마침표 캠페인이 첫 걸음을 뗐다.

캠페인에 참석한 HIV 감염인과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160여명은 다같이 HIV 차별 종식의 필요성을 외치며 '레드카드'를 손에 들었다.

26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레드 마침표 협의체는 지난 24일 서울가든호텔에서 '레드마침표, 당신과 함께!' 행사를 개최했다. 감염인 단체인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러브포원이 공동 주관했다.

레드마침표 협의체는 의료진, 감연인 단체, 산업계 및 학계 관계자로 구성됐다. 캠페인 이름에는 에이즈를 상징하는 붉은 리본에서 유래해 편견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박광서 러브포원 대표는 "올해는 국내 HIV 감염인이 처음 발견된 지 40년이 되는 해"라며 "이제 스스로 차별의 역사를 끝내고 사회 인식이 조금씩 변해나가길 바라며 용기있게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재연 길리어드 대표는 "HIV 차별과 편견은 한 사람의 힘으로는 종식시키기는 어렵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한다면 가능할 것"이라며 "당사는 앞으로도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김조광수 영화감독 겸 신나는센터 이사장은 "어떤 캐릭터가 HIV 감염인을 맡았을 때 우리 사회에 보다 나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영화 속에 등장시켜 관객들과 함께 HIV 공포와 편견, 차별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HIV 감염인들은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인한 우울감 때문에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다. HIV는 꾸준한 약물 복용과 정기적인 치료만으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간주된다.

한 HIV 감염인은 지난 1989년에 감염된 이후 하숙방에서 쫓겨나고 병원에서 격리되는 경험을 겪으면서 줄곧 두려웠다고 입을 뗐다.

그는 "(질환이) 알려질까 걱정, 지탄받을까 걱정, 죽어서도 걱정이었다"며 "일부러 아무하고도 엮이지 않으려고 반지하나 옥탑방에만 살았다"고 전했다. 지금 그는 단체 내 감염인을 돌보며 어울려 지내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지난 24일 개최된 '레드마침표, 당신과 함께!' 행사에서 패널토크가 진행되는 모습. 2025.10.26.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지난 24일 개최된 '레드마침표, 당신과 함께!' 행사에서 패널토크가 진행되는 모습. 2025.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예방법 제19조(전파매개행위 금지)에 대해 헌법재판관 5명이 위헌이라고 했으나, 합헌 판정이 됐던 사례를 언급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건강권을 요청하고 비범죄화하고 의료환경을 바꾸는 것을 당연시하면서 연결망을 공고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크에 참석한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재판 규범상으로 U=U(미검출=전파불가)인 상태에서는 처벌을 할 수 없다"며 "누군가 전파매개행위 혐의로 고소를 하는 것 자체가 (기본권) 침해로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이즈 예방법 역시 이름을 'HIV 감염인 지원법'으로 명명하고 비범죄화뿐만 아니라 차별금지 및 국가의 돌봄 의무를 강조하는 법률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HIV에 대한 편견이 더 이상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는 건 팩트"라며 "의료진으로 있었던 24년 동안 단 한번도 환자들이 자신의 파트너에 (바이러스를)전파한 적 없었다. 이런 과학적 사실을 잘 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영 레드리본인권연대 대표는 "HIV 감염인의 장애 인정 운동을 하고 있다. 만성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에서 배제되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이들을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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