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 HPV 9가백신 권하는데"…우리는 여전히 '4가'
미래세대 HPV 암 예방, 11월 예결위에 달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021년 12월 8일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2021.12.08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08/NISI20211208_0018233656_web.jpg?rnd=20211208160208)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021년 12월 8일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2021.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미래 세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암 예방 정책을 좌우할 분수령이 이달 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 달려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내년부터 만 12세 남아를 HPV 백신 무료접종 대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막혀 있던 남자 청소년의 HPV 백신 무료접종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국가 재정에 발목 잡혀 무료접종 백신이 여전히 기존 '4가 백신'에 머무른 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대다수 OECD 국가의 남녀 청소년에게 '9가 백신'이 접종되고 있는 만큼, 남아 접종 확대와 더불어 9가 백신으로의 전환도 HPV 예방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9가 백신은 4가 백신에 포함 안된 5가지 혈청형을 추가해 9개 유형의 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을 진료하는 국내 의료 전문가 그룹인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최근 개정된 권고안을 통해 "기존 2가 혹은 4가 백신 접종자도 추가적인 아형 감염을 낮추기 위해 9가 백신 재접종을 권고한다"고 했다.
국가예방접종(NIP)을 통해 무료로 4가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충분한 HPV 예방 효과를 확보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9가 백신을 재접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HPV 암 예방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9가 백신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피력하고 있다.
9가 백신은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 HPV 관련 질환을 최대 96.7%까지 예방하며 4가 백신 대비 20% 이상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다. 실제 국내 남아의 HPV 백신 접종 현황도 9가 백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성 청소년의 1차 접종 중 83.2%(1만8713건)이 9가 백신이었으며 4가 백신은 16.2%(3655건)에 그쳤다.
4가 HPV 백신은 일부 고위험형(16·18형) 아형을 예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호발하는 52형과 58형 등 고위험 아형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지난 10년간 4가 백신에 머물러 있는 HPV 국가예방접종을 9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 9월 정책 토론회에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미 4가 백신이 판매조차 중단됐지만 국내에서는 국가가 여전히 4가 접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젠 9가 백신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청 또한 지난 10월, 국정감사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HPV 예방접종의 이득을 고려할 때, 남성 청소년 접종 확대와 고품질 백신 전환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9가 전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만약 내년부터 9가 백신을 추진할 경우, 이달 국회 예결위의 예산 증액 논의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목을 잡는 건 예산이다. 질병청 추계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 전체를 9가 HPV 백신으로 전환할 경우 접종률에 따라 정부안 대비 약 90억~165억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11월 중 진행되는 국회 예결위 증액 심사에서 9가 HPV 백신 전환을 위한 추가 예산이 증액될지가 미래 세대의 HPV 관련 암 예방을 위한 장기 정책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HPV 예방 정책은 이미 글로벌 흐름에 뒤처진 상황이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에서는 남녀 9가 백신 접종이 보편화돼 있으며 OECD 38개국 중 29개국이 이미 남녀 모두에게 9가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