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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당 부당대출 의혹에…산은 검증시스템 의문 증폭[서민금융 현실은③]

등록 2025.11.16 14:00:00수정 2025.11.20 1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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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당에 내준 대출 어떻게 대부업체로 흘러갔나

산업은행 대출 절차·검증 시스템 의문 여전

대출 목적과 다르게 자금 사용될 경우 '부당대출'

산은 "위법 사항 발견되면 자금 즉시 회수할 것"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남주현 기자 = 산업은행이 명륜당(명륜진사갈비)에 저리로 내준 대출이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산업은행 대출 절차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명륜당 운영자금으로 내준 대출이 어떻게 특수관계 대부업체로 흘러갔는지, 산업은행 직원이 사후관리 때 왜 적발하지 못했는지 등이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증빙 서류가 조작되는 등 부당대출 조짐이 나타날 경우 '기한의 이익 상실'로 대출을 즉시 회수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가맹점주들에게 고리대금업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나서고 있다.

명륜당은 창업주와 특수관계가 있는 대부업체들을 통해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연 13~17%에 이르는 고금리로 창업 자금 대출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이 명륜당에 약 690억원의 자금을 연 3~4%대 저금리로 빌려준 것이 알려지며 정책자금이 대부업 '돈놀이'로 악용됐다는 논란마저 불거진 상황이다.

특히 서울 송파구청이 미등록 대부업법 위반으로 해당 대부업체들을 행정처분 내린 이후에도 산은은 지난 5월 명륜당에 240억원 가량을 추가 대출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명륜당 운영자금으로 내준 대출이 어떻게 특수관계인 대부업체로 흘러갔는지다. 또 대출 담당 직원이 사후관리 하는 과정에서 왜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했는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는다.

대출이 증빙서류 조작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이뤄지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면 이는 은행법을 위반한 '부당대출'에 속한다.

앞서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에서도 창구 직원들과 사업자들이 유착해 증빙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을 일으킨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만약 금융위 실태조사 결과 부당대출로 확인될 경우 산업은행이 명륜당에 취급한 대출은 '기한 이익 상실'로 곧바로 회수 조치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규 위반이 발견되면 대출 약정에 따라 자금을 즉시 회수하는 등 그에 따른 조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명륜당에 대출을 내준 것이지 대부업체에 대출을 내준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산업은행 직원과 명륜당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정감사에서 "해당 대출의 대부분이 산업은행 노원지점에서 팀장 전결로 승인됐다"며 "특정인과의 유착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 이뤄진 후 사후 관리에서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수준으로 이번 일은 비상식적"이라면서 "대출 담당자의 부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검증 과정에서 잡아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은은 정부가 투자한 은행으로국가 경제 발전과 벤처 투자 지원 등 정책 금융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대출 심사를 보다 깐깐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들로부터 명륜당 사태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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