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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양식장에 잠식된 신안 염전…천일염산업 위기

등록 2025.11.17 08:17:11수정 2025.11.17 08: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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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면적 10년 만에 889㏊ 줄어…여의도 면적 두배

기후·식문화 변화로 생산·소비감소 '기반 붕괴 우려'

"폐농지 염전 전환, 생산원가 보장 위한 용역 추진"

[신안=뉴시스] 신안천일염.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뉴시스] 신안천일염.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이 태양광발전소와 양식장 등에 잠식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전남 신안의 천일염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신안의 소금제조업은 726개소(1973㏊)에서 허가를 받았으나 이 중 124개소(247㏊)에서 휴업 등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염전 가동면적은 지난 2011년에 비해 3분의 1로 급속히 감소했다. 지난 2011년 2662㏊에 달하던 염전면적은 올해는 1726㏊로 14년만에 35% 감소했다.

또 2015년 4월부터 2025년 8월말까지 폐전이나 폐업한 염전은 322개소에 면적만도 889㏊에 이른다. 10년 만에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사라진 염전 자리에는 태양광발전소와 새우양식장 등이 들어섰다.  폐전·폐업한 염전의 82%(733㏊)는 태양광이 차지했으며, 13%(120㏊)는 양식장으로 변했다.

최근 들어서는 2013년 42만t으로 정점을 이뤘던 천일염 생산량도 줄어들기 시작해 2024년에는 16만 4000t으로 급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천일염 산업의 경쟁력 상실과 소비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천일염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맞물려 2023년 20㎏ 한포대 산지가격이 2만1000원을 웃돌며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천일염 가격은 그나마 1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생산자들은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업계에서는 하소연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와 저염식 식문화 등으로 염전 소비감소 추세는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천일염의 기반 붕괴마저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천일염 가격안정을 위해 매년 1만5000t을 비축하고 있지만 이는 전체 생산량의 10%에도 안되는 수준이다. 쌀이나 수산물처럼 국가 차원의 가격 안정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안군은 염해 피해 등으로 방치된 폐농지에 대해서는 염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폐농지는 새우 등 양식장으로는 전용되지만 염전으로는 금지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지를 염전으로 개발하는 수요가 있어 전용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을 농림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가격안정을 통한 염전수익 보장을 위해 생산원가 산출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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