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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서 말도 안 나와" 무사구조 여객선 승객들 안도의 한숨

등록 2025.11.20 00: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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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좌초 2만6000t 여객선서 승선원 차례로 구조·이송

해경전용부두 차례로 도착…애써 진정, 걷다가 잠시 '털썩'

임신부 등 부상자, 병원이송…대다수 버스로 임시 숙소行

[목포=뉴시스] 이영주 기자 = 목포해경이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해경부두에서 좌초됐던 퀸제누비아2호 승객들을 구조해 옮기고 있다. 2025.11.19. leeyj2578@newsis.com

[목포=뉴시스] 이영주 기자 = 목포해경이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해경부두에서 좌초됐던 퀸제누비아2호 승객들을 구조해 옮기고 있다. 2025.11.19. [email protected]


[목포=뉴시스]변재훈 기자 = "몸이 넘어질 정도로 '쿵' 소리와 충격이 컸어요." "너무 놀라 말도 안 나와요."

20일 자정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경찰서 전용 부두.

앞서 전날 밤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한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서 구조돼 부두로 1차 이송된 승객들은 상기된 얼굴로 잔교를 건넜다.

제주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던 승객들은 저마다 캐리어와 가방을 챙겨 부랴부랴 배에서 내려 당국이 준비한 구급차 또는 이송 버스에 올라탔다.

1차 이송 대상 40명 중 응급환자로 분류된 임신부와 장년 여성 등 2명이 가장 먼저 부두에 내렸다. 구급대원들은 곧장 이들을 들것에 실어 구급차까지 옮긴 뒤 인근 산부인과 전문·종합병원 등지로 이송했다.

육지에 발을 내딛은 승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거나 그제야 긴장감이 풀린 듯 자리에 잠시 주저앉거나 겨우 걸음을 내딛었다.
[목포=뉴시스] 이영주 기자 =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해경부두에서 좌초됐던 퀸제누비아2호 승객들이 무사 구조돼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 2025.11.19. leeyj2578@newsis.com

[목포=뉴시스] 이영주 기자 =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해경부두에서 좌초됐던 퀸제누비아2호 승객들이 무사 구조돼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 2025.11.19. [email protected]


한 중년여성은 잔교를 건너자마자 사고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몸이 넘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어요. '쿵' 소리가 난 후에는 정신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두 자녀와 함께 여객선에 탄 일가족은 부두에 도착한 직후 놀란 가슴을 애써 진정했다. 버스에 올라타기 전 어린 자녀를 안고 있던 어머니는 "너무 놀라 무서웠어요"라고 연신 말했다.

한 70대 남성은 "소리가 무지 컸다. 환자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안내방송은 우왕좌왕하다 한참 뒤에야 늦게 나왔다. 안내방송은 '움직이지 말고 기달려달라'라고만 할 뿐이었다"며 답답한 구조 과정에 울분을 토했다.

제주에서 출항한 여객선에 화물차와 함께 올라 탄 기사들은 "펑 소리가 났다", "차도 버려둔 채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50대 여성은 부둣가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선박에 탄 아들을 발견하고는 "못 빠져나오는 줄 알고 걱정했다", "ㅇㅇ아!" 하면서 놀란 가슴을 겨우 쓸어내렸다.

일부 구조 승객들은 휴대전화 통화로 "아유 세월호 사고가 떠올라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당게",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어. 몸은 괜찮아", "이제 육지니까 걱정 마"라며 걱정하고 있을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전날 오후 8시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해역에서 267명(승객 246명·승무원 21명)이 탄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했다.

선수가 섬에 올라타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어 추진 기관이 멈췄으나 화재나 침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목포해경은 경비함정 17척과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을 급파해 승선원 전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해경은 임산부, 노약자, 부상자 등 우선순위에 따라 5차례로 나눠 해경 함정에 태워 전용부두로 옮기고 있다. 전날 오후 11시27분 기준 267명이 전원 구조됐다. 현재 퀸제누비아2호 선내에는 승무원 21명이 남아있다.

승객과 승무원은 이날 오전 0시20분까지 차례로 육지에 도착, 병원 이송 또는 임시 숙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중상자는 현재까지 없으며 부상자를 제외한 대다수 승객은 목포 시내 호텔 등지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 머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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