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썰물…코스피, 조정 본격화?[출렁이는 금융시장①]
외국인 12조 '팔자' 공세에 코스피 9% 가량 내려
금리인하 불확실성·AI 거품론…시장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
환율·유동성 변수 주시, 단기 조정 후 반등 모멘텀 주목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004.85)보다 51.59포인트(3.79%) 하락한 3853.26에 장을 마감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91.94)보다 27.99포인트(3.14%) 내린 863.95,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7.9원)보다 7.7원 오른 1475.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1.21.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21/NISI20251121_0021070335_web.jpg?rnd=20251121155104)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004.85)보다 51.59포인트(3.79%) 하락한 3853.26에 장을 마감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91.94)보다 27.99포인트(3.14%) 내린 863.95,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7.9원)보다 7.7원 오른 1475.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1.21. [email protected]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3.79%(151.69p) 급락한 3853.26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4% 넘게 빠지며 3810선까지 밀렸다. 지난 3일 4221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수는 9% 가량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하루 1% 이상 오르내린 날이 11거래일에 달했고, 이중 7거래일은 2%를 넘는 등락률을 기록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증시의 불안정성은 외국인 수급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외국인은 11월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12조609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반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5조4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간 누적으로는 6조4000억원 가량 순매도로 전환된 상황이다.
외국인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강세장을 이끌었던 반도체·원전·금융·조선 업종의 주요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러한 주도주 매도 공세는 차익실현 목적의 자금 회수가 본격화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7598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고, 삼성전자(2조1147억원), 두산에너빌리티(7435억원), KB금융(4495억원), 한화오션(3743억원), 네이버(2983억원), 삼성중공업(1852억원), 삼성SDI(168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67억원), HD현대(1650억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주요 종목을 대거 매도했다.
외국인의 단기 매도 공세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리사 쿡 연준이사는 '금융 안정성(자산 버블)',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 우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을 언급하며 12월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기저 인플레'를 이유로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다수 연준 위원들의 발언으로 통화 완화 정책이 멈추면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오히려 시장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고 진단했다.
21일 기준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을 33.1%로 반영하고 있다.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매출채권 이슈로 AI 선순환 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됐고, 전방 산업의 투자 축소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일부 모멘텀은 유효하지만 외국인 수급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잠시 진정됐던 환율은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 약화와 일본 엔화 약세가 겹치며 다시 1470원대로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됐던 4월 이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흐름이 외국인 자금의 방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부정적"이라며 "반도체와 그 외 업종을 구분해서 보면, 원화가치가 하락할 때 외국인 투자가들은 반도체 이외 업종에 대해서는 매도우위를 보이는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AI 업황과 버블 논란을 완화할 수 있고,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환율 역시 1470원대에서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도 어느 정도 일단락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AI 관련 산업의 성장 사이클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 조정 이후 반도체와 AI 업종 중심의 회복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근본적인 원인은 단기 달러 유동성 위축 때문"이라며 "다만 미국의 셧다운 해소로 중단됐던 재정 지출이 재개되고, 12월엔 연준의 양적 긴축(QT)도 종료될 예정이어서 관련 우려는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단기 조정은 유동성의 속도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열 해소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이익 기여도가 높은 주도주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반도체, 방산, 지주,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철강, 호텔·레저, 소매·유통, 자동차 업종 등이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됐거나 주가 매력도가 높아졌다.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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