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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환단고기 해명, 역사 문헌 인정 꼴"…25년 전 유행 지적

등록 2025.12.15 09:41:51수정 2025.12.15 09: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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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5.08.28. (사진=유튜브 채널 시사저널 TV '시사끝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5.08.28. (사진=유튜브 채널 시사저널 TV '시사끝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민아 인턴 기자 =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과 이를 해명한 대통령실의 태도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이 헛나왔다고 사과하면 될 터인데 해명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환단고기가 졸지에 역사학의 '문헌'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빠(환단고기 추종자)'는 25년 전 철 지난 유행인데 갑자기 왜 다시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발언 실수 차원을 넘어선 사회적 퇴행의 문제로 바라봤다.

그는 "나치가 아리아 인종의 기원을 찾겠다며 고고학자들을 동원했고, 일제가 임나일본부를 찾기 위해 남의 나라 무덤을 파헤쳤지만 결국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다"며 "이는 과학이 신화의 신하가 될 때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이 대통령 개인의 단순한 실수나 교양의 결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오랜 시간 이야기(뮈토스)에서 이성적 설명(로고스)으로 이동해 왔지만, 최근에는 다시 로고스에서 뮈토스로 회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이러한 현상의 사례로 김어준 씨의 '개표 조작 음모론'을 언급했다.

그는 "문자 문화 이후 등장한 새로운 이야기는 스스로를 과학으로 포장하는 특징이 있다"며 "김어준이라는 이야기꾼의 허구를 한국이나 미국의 대학 교수들이 전문 용어와 'K값' 같은 개념을 동원해 과학적 이론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김어준이 세계를 열면 학자들이 들어와 이론적으로 정당화해 주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정치권 전반의 지적 수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 교수는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멘탈리티 역시 과학이나 이성을 이야기와 신화에 종속시키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민의힘 진영의 음모론에 대해서는 "이성의 잡티가 섞이지 않은 고대 오리지널 허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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