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시시한 것이 되게 중요하다' 생각하며 노래"
가객(歌客) 김광석 30주기③
'2026 광석이 다시 부르기' 공연 전 간담회
![[서울=뉴시스] 김광석.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6.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1/NISI20260101_0002031659_web.jpg?rnd=20260101232618)
[서울=뉴시스] 김광석.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6.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고(故) 가객 김광석(1964~1996)이 오는 6일 30주기를 맞는다. 1984년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로 데뷔한 김광석은 포크그룹 '동물원'을 거쳐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일어나' '이등병의 편지' 등 주옥같은 명곡을 불렀다.
김광석과 그의 노래는 대중문화계에서 끊임없이 조명됐다. 박찬욱 감독의 출세작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북한군 중사 '오경필'(송강호)은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며 "근데 광석이는 왜 그렇게 일찍 죽었대니"라며 안타까움과 애정을 표한다.
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꿈밭극장(옛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 30주기 기념 공연 '2026 광석이 다시 만나기' 공연 전 같은 건물 3층에서 만난 김광석의 동료, 선후배들은 이번 30주기가 지닌 상징적 무게와 의미를 짚었다.
학전블루 소극장은 김광석이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매년 라이브 콘서트를 열어 1000회 이상 공연한 곳이다. 2008년 이 그장 마당에 김광석 노래비가 세워졌다. 재작년 3월 폐관 이후에도 김광석을 추억하는 추모사업회 가수들과 새로운 뮤지션들의 목소리가 이 상징적 공간에서 계속 울려 퍼지고 있다.
김광석추모사업회는 1996년 2월 김광석의 49재 추모 콘서트(연세대 대강당) 참가자 40여 팀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1999년 '다시 만나기'와 2008년 '김광석 다시 부르기' 추모 콘서트(학전블루 소극장) 이후, 2012년부터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를 통해 음악만을 위해 살았던 김광석의 뜻을 기리며 신진 음악인 발굴·양성에 힘써왔다.
이번 행사는 매년 그의 기일에 진행되던 기존 경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연과 경연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확대했다. 30주기 당일 열리는 경연 대회 '2026 광석이 다시 만나기' 전 예열 무대인 이날 공연엔 김광석추모사업회 회장인 강승원을 비롯 동물원, 박학기, 유리상자, 알리와 역대 경연대회 출신 뮤지션인 빨간의자, 배영경, 김영소가 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세대, 몸 담고 있는 장르는 달라도 한 목소리로 김광석을 그리워했다.
-김광석 씨가 30주기에도 이렇게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일단 기본적으로 김광석이라는 친구의 음악이 그때그때 잠깐잠깐 시류를 타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삶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언젠가 살다 보면 한 번쯤은 다 좋아할 만한 노래들로 구성이 된 영향도 큰 것 같고요. 그리고 또 김광석을 항상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고 친구들도 많으니, 이들이 같이 공연을 오랫동안 해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김광석이라는 이름이 계속 이렇게 들리는 거죠. 또 가장 큰 역할은 후배님들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후배들이 김광석의 노래를 또 재해석해서 불러주니까 김광석이 다시 새롭게 태어나고 있죠. 덕분에 현재 활동을 열심히 하는 가수들보다도 더 많은 팬층을 갖고 있습니다."(박학기)
-요즘 10대 20대들도 김광석 씨 노래를 좋아하고 부르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세대 간의 단절이라는 굉장히 문제로 떠오르잖아요. 음악이야말로 세대를 아우를 수 있죠. 어떻게 옷을 입냐에 따라서 시대적인 컬러가 나오는 거지 원래의 멜로디나 뼈대가 되는 이야기들은 모든 인류의 공통적인 감성을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김광석의 음악이 이렇게 세대를 넘나드는 것이 참 행복해요. 저희 다들 공연을 많이 하지만 김광석 공연처럼 팬층이 다양한 공연이 없어요. 앞으로는 김광석뿐만 아니라 다양한 우리의 가요들이 이렇게 새롭게 해석되고 또 후배들에 의해서 불려져서 음악으로 세대 간의 융합이 될 수 있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박학기)
![[서울=뉴시스] 김광석 30주기 추모 공연 '광석이 다시 만나기' 현장.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6.01.05.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5/NISI20260105_0002033249_web.jpg?rnd=20260105101314)
[서울=뉴시스] 김광석 30주기 추모 공연 '광석이 다시 만나기' 현장.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6.01.05.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광석이가 저 세상에 간 지 30년 됐으니까 거기서도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서른 즈음에' 인기 비결은 계속 서른살이 되는 사람이 생겨나서 같아요. '서른 즈음에'가 가사가 요즘은 서른 살이 아닌 마흔 살에 어울리는 거 같다는 얘기를 듣는데 실제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운이 좋았어요. 제목을 잘 지은 거 같습니다."(강승원)
-김광석추모사업회 운영이 사실 녹록지 않았잖아요. 김광석 추모재단 출범은 준비가 잘 되고 있나요?
"2~3년 전까지는 김민기 형이 있어서 쭉 가능했고 그다음에는 친구 동료들이 공연을 통해 모은 돈이 아직도 있어서 가능한데요. 추모사업회가 어떤 재단이 될 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추모 사업도 할 것 같고 재단이 되면 이제 더 여러 가지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김광석 노래랑 비슷한 류의 노래가 물론 지금도 있거든요. 아이유 씨가 그 끄트머리에 있기도 하고요. 주로 기타를 치면서 공유가 되는 노래고요. 우리가 그 연결에 촉매제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강승원)
-김광석 류의 노래는 어떤 노래입니까?
"살면서 그저 그런 얘긴데 꼭 필요한 이야기를 노래로 하는 거죠. 시시한 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노래하는 류의 것이죠. 부귀영화에 도움은 별로 안 되지만 마음의 부귀영화에 도움을 주는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강승원)
-추모 재단이 만들어지면 신진 가수들을 더 양성한다든가 김광석 같은 노래를 더 많이 쓰시게 되는 건가요? 언제쯤 설립이 될까요?
"지금 행사들도 재단에서 하게 될 테고 새로운 분들이 노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뭔가에 대해 아직 연구를 하고 있어요."(강승원)
"아마 올해 안에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절차나 수칙들 관련 허들들이 있더라고요. 상반기 안에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박학기)
-동물원 선생님들께 질문을 드리면, 광석이라는 친구가 가장 보고 싶어지시는 때가 언젠지, 한창 활동할 당시 광석씨와 음악적 교류가 끈끈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나요?
"두 번째 여쭤보신 것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사실 동물원이라는 팀 자체가 처음에 밴드 형태를 취하기도 했지만 정체성은 각기 다른 싱어송라이터들의 집합체 성격이 더 강했어요. 저희들에게 제일 훌륭한 음악 선생님은 김광석 씨를 비롯해 멤버들이었어요. 가까이 있는 멤버들에게 제일 많이 배우고 또 경쟁도 하고 또 때로는 시기도 하고 그러면서 저희 음악이 성장한 것 같아요."(박기영)
![[서울=뉴시스] 김광석. (사진 = 뉴시스 DB) 2026.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1/NISI20260101_0002031658_web.jpg?rnd=20260101232455)
[서울=뉴시스] 김광석. (사진 = 뉴시스 DB) 2026.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30년 전부터 저희가 숱하게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저희 무대에는 굉장히 큰 공허함 같은 게 30년 동안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공허함이 계속되고 있죠. 무대에서 공연할 때가 제일 생각납니다."(박기영)
"약간 결이 다른 얘기인데 저희는 광석이랑 아주 가까우니까 목소리에 감흥을 잘 안 받았어요. 그러다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를 보다가 '이등병의 편지'를 들었는데, 제가 알고 있는 친구의 목소리가 아닌 거예요. 막 눈물이 막 뚝뚝 떨어지면서 되게 보고 싶더라고요. 광석이는 특별하게 노래했어요. '사랑했지만'을 녹음을 할 때도 (작사·작곡자인) 한동준 씨가 '사랑했지만'을 '사랑했지무한'이라고만 하지 말라고 했는데, '무한'으로 녹음한 거예요. 하하."(배영길)
"저희 1집 녹음할 때도 김창기 씨가 작사·작곡한 '거리에서'에서 김광석 씨가 '거리에서' 부분을 굉장히 길게 프레이즈를 끌거든요. 김창기 씨가 녹음할 때 ''거리에서'라고 제발 던져라' 주문을 했는데, 끝내 그게 안 되더라고요. 하하.(박기영)
"그런 부분이 후배들한테는 '김광석 표 창법'이 됐어요."(알리)
"거리에서'를 끌지 않고 '거리에서'라고 던졌으면 평범했을 지도 모릅니다. 전 태어나서 처음 본 콘서트가 동물원 공연이었어요. 당시 1집만 발매했을 때였는데, 기영이 형하고 광석이 형하고 둘이서만 공연을 하시더라고요. 나머지 멤버분들은 게스트 형식으로 와서 한 곡씩 한 곡씩 부르시고요. 근데 이 형들이 앙코르 곡을 준비하지 않으신 거예요. 앙코르가 나올 지 몰랐나봐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한 2~3분 상의를 하시더니 '변해가네' 한 번 더 하겠습니다 하시더라고요. '우리는 완전히 프로가 아니고 학생으로서 음악을 즐거움으로 하는 겁니다'라는 얘기를 말로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가서 보니까 이분들은 진짜 이 말을 실천하며 놀이로 하시는 분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유리상자 이세준)
"크리스마스 때 힐튼에서 공연한 거 같은데 당시 백코러스가 안치환이었어요. 심상원이 건반을 치고 전 기타를 연주했죠."(배영길)
"넌 근데 그 콘서트를 왜 보러 갔니?"(유리상자 박승화)
"당시 기타를 치면 보통 부모님들이 반대를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동물원이라는 팀은 대부분 명문대생이고 점잖으니까 부모님이 보시기에 괜찮아 보이셨던 거죠. '저 형들처럼 노래하고 싶다'고 얘기하니까 보내주셨어요. 당시엔 말도 안 되는 꿈이지만, 동물원 멤버가 돼 형들하고 같이 노래하고 싶었어요. 제가 대학생이 되면 형들이 그만큼 늙을 거라는 건 생각을 못했죠. 지금 이 콘서트를 하면서 제가 꿈을 이루고 있는 거예요."(이세준)
-그 중에서도 광석 씨 목소리가 제일 와 닿았나요?
"한 분 한 분의 트랙들이 다 진짜 주옥 같은데 전 당시 가수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다 보니까 보컬이 탁 튀어나오는 분이 김광석 씨였어요. 정말 거리에서 머물게 하는 '거리에서'의 긴 프레이징에 빠져들었죠."(이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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