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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의 기다림…단양 곡계굴 특별법 제정 본격화

등록 2026.01.13 15: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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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서 토론회 "지연된 정의, 이제 바로 세워야"

75년의 기다림…단양 곡계굴 특별법 제정 본격화


[단양=뉴시스] 이병찬 기자 =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의 오폭으로 171명(유족 주장은 360명)이 희생한 곡계굴 사건 특별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엄태영(제천·단양) 의원과 국회 법제실은 13일 충북 단양군 올누림센터에서 '곡계굴 사건 희생자 심사와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 토론회를 열었다.

곡계굴 민간인 학살사건은 미군이 은신한 북한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1951년 1월20일(음력 12월13일) 자행했다.

단양군 영춘면 일원에 네이팜탄을 쏟아부어 곡계굴 안에 있던 피난민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질식해 사망했으며 동굴 밖으로 나온 사람들도 미군의 기총사격으로 죽거나 다쳤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는 2008년 5월 위령사업 지원 등을 정부에 권고했으나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실질적 명예회복과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병규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전쟁 상황에서 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보호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라면서 "특별법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자 유족회 조병용 총무는 "희생자의 호적 등재와 유족 보상 등을 추진했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어려웠다"며 "단양군이 지원하는 예산으로 위령제를 올리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라고 호소했다.

안병숙 단양군 행정복지국장은 "75년간의 침묵을 깨고 이제는 (국가가)응답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그것이 지연된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조미숙 충북도 도민소통과장도 "시간이 흘렀어도 국가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노근리사건 특별법과 과거사정리법 개정 흐름을 고려해 곡계굴 사건도 현실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특별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과거사정리법 개정 내용과 대전시 산내동에 조성할 전국 단위 위령시설을 소개하면서 곡계굴 사건 희생자 안치 계획을 설명했고, 국회 김성래 법제관은 곡계굴 사건 특별법 제정안을 소개했다.

법안은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희생자 결정과 보상, 유해발굴과 안치 지원, 추모 교육사업 등을 규정했다. 희생자 명예회복 보상 심의위원회가 3년 동안 활동하면서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논의하도록 했다.

김 법제관은 "가슴 아픈 우리 역사에 국가가 책임을 다하고 피해 국민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보듬기 위해 지금이라도 명예회복과 유족 보상이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엄 의원은 이날 토론회 개회사에서 "우리는 75년이라는 긴 침묵의 시간 앞에서 다시 섰다"며 "여야의 초당적 공감과 입법적 결단이 실현되도록 국회의 책임을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근 단양군수는 "진화위의 권고에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곡계굴 희생자 명예회복과 보상은 이념이나 정쟁을 떠나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과제"라며 입법을 촉구했다.

군과 군의회, 인권단체 등은 진화위 결정 이후 특별법 제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충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등이 특별법 제정 건의문을 채택해 국회 등에 보냈다.

2016년 관련 조례를 제정한 군은 그해 곡계굴 주변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2002년부터는 위령제 보조금을 유족 측에 지급하고 있다. 2006~2010년에는 군비 등 1억여원을 들여 위령탑과 주차장을 조성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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