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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판례 찾고 영장도 쓴다는데"…'AI수사관' 활용 급감세[경찰 AI수사①]

등록 2026.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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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3개월…접속 건수 4만6천건→1만7천건

판례 데이터 등 부족에 텍스트만 분석 한계

경찰 "2·3단계 고도화로 활용도 제고할 것"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경찰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수사 현장에 본격 도입하고 있다. 수사지원 AI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전담 조직 신설, 내부망 기반 플랫폼 구축, 훈령 제정까지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그러나 현장 활용도 저조, 책임 구조 공백, 제도 정비 지연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뉴시스는 경찰 AI 수사 체계의 현주소를 세 편에 걸쳐 짚는다.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이 수사관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의 활용도가 최근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술 조서 정리와 판례 검색 등을 돕는 'AI 수사관'이 도입됐지만 AI 수사관은 데이터 부족 등으로 분석의 한계를 드러내 현장에서 적용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 수사지원AI(KICS-AI)의 월별 접속 건수는 지난해 11월 도입 당시 4만6728건에서 12월 3만9137건, 올해 1월 3만3638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2월 1일부터 24일까지는 1만7140건으로 다시 크게 줄었다.

경찰 수사지원AI(KICS-AI)는 경찰 내부 사건관리 시스템인 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생성형 AI 기술을 결합한 수사 지원 시스템이다. 진술조서와 수사보고서 요약, 판례 검색, 유사 사건 추천, 외국어 번역, 압수수색·검증 영장 신청서 초안 작성 등을 지원한다. 생성형 AI 모델은 LG의 AI 모델 엑사원을 사용했고 분석 서버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자원을 활용한다.

사업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경찰은 지난해 11월 전국 수사관을 대상으로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같은 사용률 감소는 수사관들의 눈높이가 챗GPT·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서비스 수준으로 높아진 상태에서 수사지원 1단계 기능이 현장 활용에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일선서 수사관은 "판례를 세부적으로 찾으려면 결국 엘박스나 로앤비 들어가서 직접 찾아야 한다"며 "수사지원AI에서는 거의 안 찾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하던 방식이 익숙하다 보니 굳이 새 시스템을 쓸 이유를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 자문 과정에서도 "AI가 참고할 판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사지원AI는 현재 법제처의 무료 판례 데이터만 활용하고 있어 판례 양이 충분하지 않다. 경찰은 유료 판례 데이터베이스인 엘박스 등과의 제휴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재 수사지원AI는 한글·PDF 등 텍스트 기반 자료만 분석할 수 있다는 점도 활용도를 낮추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 등 비정형 데이터는 처리하지 못한다. 이에 경찰은 올해 광학문자인식(OCR) 기능을 도입해 사진·스캔 이미지 속 텍스트를 문자 데이터로 변환·분석하고, 음성 녹음 파일에서 녹취록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다수 이미지의 메타데이터·내용 분석, CCTV 영상 분석 및 특정 장면 추출, 영상 내 음성 등 복합 분석 기능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경찰은 환각 여부를 별도로 탐지하는 기능은 현재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술사항 검토 후 고도화 사업시 환각 현상 모니터링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현장자문단을 기존 1기 15명에서 2기 40명으로 확대하고 수사지원 AI 고도화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고 있다. TF 팀장은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이 맡고 있으며 매주 기능 개선 과제와 고도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2년차 사업에서 문서 지원 중심의 기초 기능을 넘어 수사 과정 전반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 도입에 나선다. 수사관이 실제 수사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AI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1년차는 문서 요약·번역·자료검색 및 초안 작성 등 기본적인 기능에 국한됐다"며 "2·3년차 구축을 통해 현장 수사관들에게 실질적인 조력이 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을 도입, 수사의 신속성과 완결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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