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신간] 공쿠르상 2회 수상자의 단편집…'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등록 2026.01.22 16:20: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스트라우트 월드' 구축…'이야기를 들려줘요'

[서울=뉴시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문학동네)=로맹 가리 지음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을 꼽으라면 '공쿠르상'이란 답이 나올 것이다. 이 상은 같은 작가에게 주어지지 않는 원칙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상을 중복 수상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한 작가가 있다. 주인공은 작가 로맹 가리다. 그는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본인을 숨겨 2회 수상을 거머쥐었다.

'공쿠르상 2회 수상자' 작가의 단편집이 재번역돼 개정 출간됐다. 작품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과거 초판본 표제작이었던 '우리 고매한 선구자들에게 영광 있으라' 등 그의 대표작 16편이 실렸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에 관해 서술한다. 문명 발전을 핑계로 자행되는 폭력과 함께 동반되는 인간의 잔인함과 비열함을 드러낸다. 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사고의 인간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의 추악한 모습만 그려내지는 않는다. 표제작의 인물은 고난과 역경이 몰려오는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그린다. 연이은 전쟁에 지쳐 도피한 남자 '레니에'는 황폐해진 상황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내면에는 체념을 거부하고 줄곧 희망이라는 미끼를 물어채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는 삶 깊숙이 숨겨져 있는, 황혼의 순간에 문득 다가와 모든 것을 환하게 밝혀줄 그런 행복의 가능성을 은근히 믿고 있었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중)
[서울=뉴시스] '이야기를 들려줘요'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야기를 들려줘요'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야기를 들려줘요(문학동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1998년 첫 장편 '에이미와 이사벨'로 등단한 작가가 약 20년간 집필활동을 이어오며 소설에 등장한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세계관을 만들어 이번 소설에서 '스트라우트 월드'를 구축했다.

데뷔작의 이저벨부터 '올리브 키터리지'(2008)의 올리브, '내 이름은 루시 바턴'(2017)의 루시, '버지스 형제'(2017)의 밥 등이 이번 작품에 다시 등장한다.

인물 외에도 이번 장편에서는 저자가 천착해 온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과 인간을 향한 연민의 감정이 드러난다. 작품은 전 세계를 뒤흔든 팬데믹 이후 2년을 배경으로 한다. 미국 메인주의 변호사 밥 버지스는 작가 루시 바턴과 공원에서 주기적인 산책으로 우정을 쌓아간다.

두 인물은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는다. 루시는 딸이 자녀를 갖자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은 외로움에 빠져 괴로워하고, 밥은 형수 헬렌의 죽음으로 상실감에 빠져 슬픔에 짓눌려 있다.

소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감정과 상처를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비추고, 대화를 통해 그것을 건너가는 과정을 그린다.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타인과의 연결이 어떻게 버팀목이 되는지를 보여주며 우리를 이어주는 '이야기'의 힘을 증명한다.

"우리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그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자신의 삶에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 있다고 믿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것이 있고, 그런 것은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본문에서)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