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피의 복수" 복면 쓴 유대인 90명 마을 습격…이란전 틈탄 '무법지대'

등록 2026.03.23 16:28:24수정 2026.03.23 18:16: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유대인 정착민 사망 후 '복수 캠페인' 확산…하룻밤 새 20여 곳 연쇄 피습

"피의 복수" 복면 쓴 유대인 90명 마을 습격…이란전 틈탄 '무법지대'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극단주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해 가옥과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대규모 보복 폭력을 자행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의 BBC에 따르면 지난 21일 유대인 정착민인 예후다 셔먼이 팔레스타인인이 운전하던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보복 폭력의 발단이 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 사건이 고의적인 공격인지 사고인지 조사 중이나, 유대인 정착민들은 메신저 앱인 와츠앱을 통해 즉각적인 '복수 캠페인'을 선동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21일 밤 자로드, 카리우트 등 최소 20여 개 마을에서 방화와 기물 파손 행위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쓴 남성 90여 명이 팔레스타인 마을로 난입하는 모습이 담겼으며, 마을 곳곳에서는 차량이 불타고 사이렌이 울려 퍼지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번 습격으로 최소 3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격화된 이후 정착민 폭력이 급증하는 흐름 속에서 발생했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서안지구에서만 정착민에 의해 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해되는 등 치안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야권 연합인 '민주주의자'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22일 "이란과 북부 국경에서 전쟁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무법천지를 조장하고 있다"며 "극우 장관들의 뒷배를 믿고 유대인 테러가 확산하는 것은 명백한 안보 실패"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스라엘 군(IDF)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 중장은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도덕적,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시민단체 예슈 딘(Yesh Din)은 22일 "군경이 사전에 공격 계획을 알고도 방관했다"며 정부의 묵인 의혹을 제기했다. 서안지구 정착촌에는 현재 약 70만 명의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33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위태로운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