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지훈 "괴로웠던 첫 악역…아직 여운 남았죠"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2' 임백정 역
데뷔 28년만 첫 악역…"털어내기 힘들었다"
압도적인 빌런 완성…"진통제 먹으며 촬영"
"몸 만드는 과정 고통…나태한 연기하고파"
![[인터뷰]정지훈 "괴로웠던 첫 악역…아직 여운 남았죠"](https://img1.newsis.com/2026/04/10/NISI20260410_0002107855_web.jpg?rnd=20260410150932)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괴로웠어요. 저는 도덕을 지키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연기를 하는데 고민이 많았죠."
배우 정지훈은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시즌2 종영 인터뷰에서 첫 악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냥개들' 시즌2는 청춘 복서 ‘건우’와 ‘우진’이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를 상대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물이다. 지난 2023년 공개된 시즌1에선 불법 사채 조직과 맞선 두 인물의 뜨거운 이야기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3년 만에 돌아온 '사냥개들' 시즌2는 한층 확장된 세계관과 액션을 선보이며 공개 3일 만에 비영어 쇼 부문 2위에 올랐다.
정지훈은 시즌2 공개에 대해 "건우와 우진의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아주 맛있는 조미료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주변에서 노력을 많이 했고 변신을 잘 했다는 반응을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정지훈은 한때 복싱 유망주였지만 심판의 판정에 불복해 폭행을 저지르고 영구 제명당한 이후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를 운영하는 '임백정'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작품으로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첫 악역 도전의 후유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촬영을 마무리한 지는 꽤 됐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캐릭터를 털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아직까지 여운이 남아 있다"고 했다.
배역에 몰입하다 보니 가까운 가족에게도 백정의 모습이 나올 때가 있었다. 아내인 배우 김태희도 "눈빛이 왜 그래?"라고 했다고 한다.
정지훈은 "평소 같으면 화낼 일이 아닌데 습관적으로 험한 말이 나왔다. 그때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주변에 의식적으로 더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첫 악역인 만큼 캐릭터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지훈은 자신이 맡은 백정에 대해 "캐릭터 자체가 분노조절장애를 갖고 있는 나르시스트"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해야 하는 폭주기관차 같은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4/10/NISI20260410_0002107857_web.jpg?rnd=20260410151024)
[서울=뉴시스]
자신의 성향과 정반대의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살인마의 심리를 연구하기도 했다. 정지훈은 "해외 살인마에 관한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며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한 사람들은 정말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고민은 이어졌다. 김주환 감독은 정지훈이 생각한 백정의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뒀다.
그는 "백정이라는 악인의 모습이 결코 인위적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초반에는 설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그런 유전자가 아니다. 죽이고 싶으면 죽여라'라고 하시면서 잡아주셨다"고 했다.
또한 "감독님이 '백정이라면 어떻게 하실 거에요. 해 보세요'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처음엔 '나한테 왜 이러시지'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한테 시간을 달라고 요청드리고 대본을 봤다. 현장에서 시간을 많이 주셨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 젖어 들어갔다"고 했다.
정지훈은 극 중 건우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백정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기도 했다. 그는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부분이 닮았다"며 "사람이 살다 보면 이상하게 잘될 때도 있고, 반대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잘 안될 때가 있다. 저도 그걸 다 겪어봤다. 그래서 백정에 대한 측은지심이 느껴지면서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외적으로도 변화를 줬다. 정지훈은 극중에서 위압감이 드는 체격을 만들기 위해 6~7㎏을 증량했다. 평소에도 자기관리에 엄격한 편이지만 압도적인 악역을 연출하기 위해 살인병기 같은 몸을 만들었다.
그는 "감독님이 배역의 이름처럼 사람잡는 '백정'처럼 보이길 원하셨다"며 "거대하면서도 둔하지 않은 몸을 만드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끝으로 벗은 몸을 보여주는 연기는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이번에 악역으로 변신한 것 처럼 기회를 주신다면 나태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정지훈 "괴로웠던 첫 악역…아직 여운 남았죠"](https://img1.newsis.com/2026/04/10/NISI20260410_0002107856_web.jpg?rnd=20260410150950)
그는 "동생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 현장에서 아플 수가 없었다"며 "진통제를 먹어가며 하루하루 촬영했다. 지금도 주사를 맞고 물리 치료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지치면 모든 사람이 지쳤다. 지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긴장감이 늘 이어지는 현장 분위기 때문에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악역 연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명분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동안 선한 이미지를 구축해 온 그가 연기 변신에 나서기 위해선 가족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충분한 이유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정지훈은 "배우로서 언젠가 한 번은 악역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그동안 다정하고 순수한 역할을 해왔는데 여기서 반전을 주려면 완전히 씻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악역 첫 도전으로 '사냥개들' 시즌2를 선택한 것에 대해 "김주환 감독이 연출한 '청년경찰', '사냥개들' 시즌1을 좋아했다. 대본을 받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했다"며 "시즌2를 한다고 했을 때 '내가 한번 보여주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제가 했던 액션하고 달랐다. 저는 복싱을 해본 적이 없다"며 "기초부터 시작해 액션의 끝까지 한번 가보자는 생각으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했다.
'사냥개들' 시즌2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편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지훈은 시즌3 출연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전달받은 건 없다"면서도 "이제 복서는 은퇴하고 칼이나 총을 쓰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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