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폭시 녹이려 토치"…가스통 돼버린 냉동창고 '작업 방식 논란'
인화성 유증기·샌드위치 패널 맞물려 화재 확산
화기 사용에 적정성 의문…안전수칙 위반 쟁점
순직 소방관 책임 소재 형사처벌은 어려울 듯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30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과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2/NISI20260412_0021243674_web.jpg?rnd=20260412130104)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30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과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email protected]
[완도=뉴시스]박기웅 기자 = 두 소방관의 생명을 앗아간 완도 냉동창고 화재는 에폭시 제거 과정에서 화기를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작업 방식 자체가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연성 구조의 밀폐 공간에서 인화성 유증기가 발생할 수 있는 작업이 이뤄지며 사고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13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완도군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는 냉동창고 바닥 에폭시 제거 작업 중 사용한 토치 램프 불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공장 1층 2번 냉동창고에서 시작됐다. 당시 작업자 2명은 바닥 에폭시 제거를 위해 토치를 이용, 바닥 코팅을 녹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에폭시 제거 작업은 통상 스크리퍼나 그라인더로 긁어내거나 화학 박리제를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토치를 이용한 가열 방식은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에폭시 제거 과정에서 토치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화재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폭시 도료에는 시너 등 인화성 성분이 포함돼 있어 가열 시 유증기가 발생하고, 여기에 토치 불꽃이 점화원으로 작용할 경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위험 조건이 동시에 겹친 사례로 분석된다. 우선 에폭시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외부로 배출되지 못한 채 축적될 수 있는 밀폐된 냉동창고 구조라는 점이다.
여기에 불이 붙으면 빠르게 연소하는 샌드위치 패널, 점화원인 토치 사용이 맞물리면서 화재 위험이 급격히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초기 진입 당시 연기와 화염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내부에 축적된 유증기가 한순간에 폭발하며 화염이 분출되는 '플래시오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밀폐된 냉동창고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가스통'으로 변화한 것이다.
![[완도=뉴시스] 12일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6.04.1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2/NISI20260412_0021243742_web.jpg?rnd=20260412140717)
[완도=뉴시스] 12일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6.04.12. [email protected]
이 같은 작업 조건을 고려할 때 당시 화기 사용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가연성 물질이나 유증기가 존재할 수 있는 장소에서 화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환기 조치와 작업 허가, 화재 감시 등 기본적인 안전 관리가 이뤄졌는지도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안전수칙 위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지만 작업자와 업체 관계자 등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등 형사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의 의무를 소홀히해 불이 났더라도 화재 진화를 위해 투입된 소방관의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도 작업 현장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보다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 규명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25분께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2명이 고립돼 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