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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카이계 졸업' 소년들, 현실 껴안다…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가시덤불에 바람이'

등록 2026.04.13 17: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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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니 8집 발매…빅히트 뮤직과 재계약 이후 첫 완전체 앨범

방탄소년단 RM이 재계약 조언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왼쪽부터 수빈, 휴닝카이, 범규, 연준, 태현)가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4.1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왼쪽부터 수빈, 휴닝카이, 범규, 연준, 태현)가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4.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의 서사는 태생적으로 소년과 소녀의 내면을 공들여 들여다보는 일에서 출발해, 종국에는 그들 스스로 짊어진 세계의 무게를 감당해 내는 현실로 나아가는 일이다.

그간 가상의 소년이 화자가 돼 K-팝 신(scene) 내에 정교한 '세카이계(世界系)'적 감성을 구축해 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가 이제 판타지의 외투를 벗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13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미니 8집 '세븐스 이어(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는, 기획된 세계관 속 세계의 멸망과 구원을 이야기하던 소년들이 마침내 자신들을 둘러싼 진짜 '가시덤불'의 통각을 정확하게 응시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징표(徵標)다.

이날 오후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는 지난해 8월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전원 재계약을 체결한 후 새 챕터를 여는 다섯 멤버의 내밀하고 진솔한 고해성사 자리였다.

화려한 무대 위의 완벽한 우상이기보다, 상처 입고 흔들리면서도 끝내 서로를 붙잡기로 결심한 불완전한 청춘들의 맨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04.1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04.13. [email protected]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전 '액트(ACT)' 시리즈 콘서트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은유하고 다짐하며 소년기의 거대한 성장통을 졸업했다. 세카이계의 완결 이후 이들이 마주한 것은 마법이 사라진 현실의 피로와 불확실성이었다.

태현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데뷔만 하면 바로 글로벌 스타가 되는 줄 알았지만,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있었어요. 밖으로 티 낼 수 없는 고민들이 존재했다"고 털어놨다.

연준 역시 "번아웃이 왔었다. 재계약도 잘 마쳤고 8년 차가 됐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마냥 화려하지만은 않았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 갈망이 교차했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이들의 고백은 나약함의 발로가 아니다. 고통의 정체를 정확히 언어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과 제대로 연대할 수 있다. 앨범명에 등장하는 '가시'는 7년간 겪은 내면의 불안을, '바람이 멈춘 때'는 그 고통 속에서 기꺼이 서로의 흉터를 쓰다듬으며 찾아낸 고요를 의미한다. 불확실성이라는 가시덤불을 피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의 몫을 온전히 감당하겠다는 결연한 태도는 1번 트랙 '베드 오브 손스(Bed of Thorns)(네가 만든 침대이니 네가 누워라)'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왼쪽부터 수빈, 휴닝카이, 범규, 연준, 태현)가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4.1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왼쪽부터 수빈, 휴닝카이, 범규, 연준, 태현)가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4.13. [email protected]

그렇기에 이들의 전원 재계약은 단순한 비즈니스의 연장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긍정하며 내일로 나아가겠다는 생존의 연대다. 태현은 "의견을 조율하는 데 1시간도 걸리지 않았어요. '할 거지?', '해야지!' 이 두 마디면 충분했다"고 전했다. 수빈은 "회사와도 일찍 조율을 마쳤어요. 우리 같은 케이스가 드물다더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방탄소년단(BTS) RM이 "벌써 7년이니? 수고했다"며 오랜 과거의 파일까지 찾아 정성스러운 조언을 건넨 일화는, 선배가 후배가 겪는 무게를 어떻게 나눠 지는지를 보여주는 따뜻한 풍경이다.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으면서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본연의 미학적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서정적이고 긴 제목의 타이틀곡 '하루에 하루만 더(Stick With You)'는 끝이 보이는 사랑을 붙잡으려는 지질하고도 애절한 마음을 파워풀한 일렉트로 팝 장르로 풀어냈다. 휴닝카이는 "긴 제목을 듣자마자 반가웠다. 확실히 우리의 색깔"이라며 반가워했다. 손으로 무한한 루프를 그리는 퍼포먼스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하루를 더 연장해 함께하려는 이들의 애틋한 의지를 투영한다.

상처가 없기를 바라는 것은 환상 속에 머물겠다는 도피다. 찔릴 것을 알면서도 가시덤불 속에서 기꺼이 서로의 곁에 머물겠다는 선언. 이들에게 불안은 더 이상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살아 숨 쉬며 다음 스텝으로 나아간다는 가장 확실하고도 아름다운 증명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그렇게 투명한 슬픔과 정확한 긍정으로 자신들의 두 번째 챕터를 묵묵히 써 내려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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