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뭐가 온다"는 정치권 "모른다"는 삼성·SK…유치론 놓고 '동상이몽'[호남반도체공장 불씨①]

등록 2026.06.13 14:00:00수정 2026.06.13 14:12:3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치권·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 기대감 확산

삼성·닉스 "아는 바 없어" 추진설 일축

정치권-기업, 호남 공장설 놓고 온도차 뚜렷

29일 李-그룹 총수 간담회서 논의 여부 주목

[평택=뉴시스]박나리 기자 = 삼성전자 평택 5공장(P5) 건설 현장. 2026.04.23. parknr@newsis.com

[평택=뉴시스]박나리 기자 = 삼성전자 평택 5공장(P5) 건설 현장. 2026.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반도체 관련된 무엇인가 올 것"(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우리는 모르는 일"(반도체 기업들)

정치권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공장 추진설(說)이 확산 중인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기업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호남 반도체 공장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수익성과 인프라 여건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정치권과 지역 사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장성 일대 '첨단3지구'가 대표적인 후보지로 꼽히는데, 이곳에 반도체 후(後)공정 패키징 공장이 지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벌써부터 지역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이 조만간 반도체 공장 건설 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투자 유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민 당선인은 김 총리가 자신에게 귓속말로 '뭐가 와도 온다'고 말했다고 소개하며 "반도체와 관련된 뭐가 와도 온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산업 정책의 지방 투자와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한 만큼, 정치권과 지역 사회에서는 호남 반도체 공장 추진에 대한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야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용인이 아닌 재생에너지와 용수가 풍부한 전남광주에 건설해야 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 반도체 공장 추진설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르는 일이며, 아는 바 없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해당 사안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호남 반도체 공장 추진설이 나온 지 수 일이 지났지만 양사의 입장은 여전히 변함없는 상태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이날 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5.10.29. jtk@newsis.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이날 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5.10.29. [email protected]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정치권과 기업이 사실상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대규모 첨단산업 단지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시장 확장 속에서 첨단 반도체 개발·양산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수조원의 투자를 해야 하는데다, 수익성을 비롯해 용수, 전력, 인재 확보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런 만큼 업계에서는 호남에 공장을 지으면 제품을 보내는 데만 하루가 걸려 생산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또한 인프라가 부족한 호남에서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더 어렵다는 분석이다.

양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 사안이 화두가 되고 있다.

상당수 직원들은 "배우자 직장, 자녀 교육 등을 생각하면 섣불리 지방 근무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직원들은 "평택 사업장 건설 당시처럼 지원책이 있지 않겠느냐", "추가 포상을 기대할 수 있지 않나" 등의 반응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도쿄 닛케이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에서 안되면 해외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조건 한국에 짓겠다'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목이 쏠렸다.

그는 또 "전력, 물, 땅, 사람 등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짓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X(옛 트위터)에 "'한국에서 안 되면'이 아니라 '어떻게 한국에서 되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며 국내 건설을 재차 당부했다.

한편, 오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 자리에서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