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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 주범 된 삼전닉스"…꼬리는 어떻게 몸통을 흔들었나[레버리지ETF 광풍 한 달①]

등록 2026.06.27 08:00:00수정 2026.06.27 08: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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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순자산 17조3846억

삼전닉스 비중 60%·숏감마가 진폭 키워

JP모건 "고변동성, K증시 구조적 특징돼"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6.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한 달 만에 시장을 뒤흔드는 '거대한 꼬리'가 됐다.

지난달 27일 국내 증시에 일제 상장된 16종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한 달 만에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여 몸집을 불리며 '웩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을 극한으로 증폭시키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숏 감마' 성격의 리밸런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면서 국내 증시를 넘어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순자산은 출시 한 달만에 17조3846억원까지 성장했다.

커진 몸집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압도적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운용사는 매일 장 마감 전후로 보유 비중을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기초자산 주가가 오르면 목표 레버리지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더 사고, 주가가 내리면 보유 주식을 더 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옵션 가격(델타)의 변화율을 뜻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는 추격 매수하고, 내릴 때는 따라 파는 포지션을 '숏 감마'라고 부르는데,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도 이와 유사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5% 변동할 때마다 47억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의 감마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해 증시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검은 화요일'과 '검은 금요일'에도 숏 감마가 주범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하자 관련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매물이 시장 하방 압력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웃도는 시장 환경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영향력이 증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한국 주식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은 약 400억달러, 우리 돈 약 6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등 해외 상장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노출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영향력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23일 '검은 화요일' 이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마이크론이 13.18%, 샌디스크가 14%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을 진원지로 꼽았다. CNN은 '월가가 AI 매도세에 짓밟히고 있다. 한국 증시는 10% 폭락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증시를 글로벌 기술주 조정의 출발점으로 지목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후 일 평균 10조원 가량 거래되면서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200 지수 비중이 65%를 웃도는 만큼 특정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지수 영향력은 해외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변동성 확대는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24일 장중 97.78을 기록하며 역사적 신고점을 새로 썼다.

VKOSPI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직전 70 안팎을 오르내렸지만 상장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이 89.3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변동성은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락의 본질은 새로운 대형 악재보다 반도체 쏠림 포지션의 되감기"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인 자금을 대형 반도체주로 집중시키면서 작은 노이즈에도 매도 압력이 크게 증폭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높은 변동성이 앞으로 한국 증시의 구조적인 특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믹소 다스 JP모건 한국 주식시장 전략 총괄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레버리지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다스 총괄은 "선물·옵션 거래 확대와 하락 위험 헤지 수요 증가로 변동성지수(VKOSPI)가 크게 높아졌다"며 "VKOSPI/미국 변동성지수(VIX) 비율은 평상시 약 1배 수준에서 5배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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