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이발소에 '내향인 존'까지…개표소 봉쇄 '올공 공동체' 진화?
등록 2026.07.15 06:05:00수정 2026.07.15 06:09:51
41일째 봉쇄 시위…무료 이발소·과외존 등장
"이미 동력 약화" vs "계속될 것" 전망 엇갈려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집회 현장에 설치된 '올공 주말 콘텐츠' 안내판. 안내판에는 기타·수학 과외와 진로 상담, 예배, 멸공카페, 직장인 업무존, 전기 충전, 태극기 바느질 등 주말 프로그램과 운영 장소·시간이 적혀 있다. (사진=SNS 캡처) 2026.07.1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6634_web.jpg?rnd=20260714164129)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집회 현장에 설치된 '올공 주말 콘텐츠' 안내판. 안내판에는 기타·수학 과외와 진로 상담, 예배, 멸공카페, 직장인 업무존, 전기 충전, 태극기 바느질 등 주말 프로그램과 운영 장소·시간이 적혀 있다. (사진=SNS 캡처) 2026.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김범준 인턴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기 위해 시작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15일로 41일째를 맞았다. 한여름 폭염과 장맛비가 이어지며 초반에 비해 참가 인원과 대중적 관심은 줄었지만, 현장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편의시설이 생겨나며 참가자들만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찾은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올공 유치원'과 '멸공카페', 직장인 업무존은 물론 무료 이발소와 '내향인 존'까지 마련돼 있었다. 참가자들이 장시간 머물 수 있도록 전기 충전 공간과 기저귀 교환대도 운영되는 등 생활 편의시설도 갖춰졌다.
특히 주말이면 시위 현장은 문화 행사장을 방불케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말 프로그램' 안내문이 올라오고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시간대별 행사와 위치를 정리한 일정표에는 기타·수학 과외와 진로 상담, 태극기 바느질, 시민 오케스트라 공연, 예배, 스티커·배지 나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담겨 있다.
다만 집회의 열기는 초반보다 다소 식은 모습이다. 시위 초기 현장을 메웠던 20·30대 청년 참가자는 눈에 띄게 줄었고 고령층 비중이 높아졌다. 참가 규모도 평일 오전에는 200명 안팎, 저녁에도 1000명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만 주말에는 문화행사와 각종 프로그램이 열리면서 평일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장소 인근에 태극기 그리기, 판박이 스티커 등 체험이 가능한 '올공 유치원'이 조성돼 있다. 2026.06.21. victor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21/NISI20260621_0002166159_web.jpg?rnd=20260621182704)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장소 인근에 태극기 그리기, 판박이 스티커 등 체험이 가능한 '올공 유치원'이 조성돼 있다. 2026.06.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집회에서 콘텐츠와 편의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참가자들의 결속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지하려면 문화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재미 요소를 더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활동을 함께하면서 같은 뜻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소속감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도 "집회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을 계속 현장으로 모으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생겨난 측면이 있다"며 "집회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이 같은 '올공 공동체'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핸드볼경기장 안에 보관 중인 투표함이 반출되면 봉쇄 시위를 벌이는 명분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핸드볼경기장 운영 정상화와 예정된 공연 일정 등을 고려하면 경찰이 현장 해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1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대 참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6.07.06.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21351922_web.jpg?rnd=20260706134317)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1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대 참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6.07.06. [email protected]
투표함 반출 이후 집회의 향방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이 대표는 "남아 있는 투표함 자체는 이제 큰 의미가 없다"며 "같은 구호를 한 달 넘게 반복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집회의 동력은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허 교수는 "중요한 것은 투표함이 아니라 선거 관리 문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사와 결과가 나왔느냐 (여부)"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집회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집회가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설 교수는 "현재 집회는 초기와 달리 주력 세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멸공카페' 등 최근 나타난 문화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던 기존 보수 집회 문화가 올림픽공원으로 옮겨온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존 광화문 보수 집회의 흐름이 올림픽공원으로 옮겨온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투표함이 반출되더라도 집회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24일째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다. 2026.06.28.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8/NISI20260628_0021340399_web.jpg?rnd=20260628142920)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24일째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다. 2026.06.28. [email protected]
현장 참가자들은 투표함 반출 여부와 관계없이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시위에 꾸준히 참석 중이라는 30대 이예훈씨는 "투표함이 빠진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관위가 개혁되고 선거 제도가 바로잡힐 때까지 계속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달 넘게 집회에 참석했다는 50대 박모씨도 "투표함은 집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일 뿐 목표는 선거 제도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투표함이 반출되더라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