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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대신 한국 기업 투자…'월가 암살자'가 방향 튼 이유

등록 2026.07.20 09:42:06수정 2026.07.20 09:44:29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성조기가 걸려 있는 모습. 2022.09.23.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성조기가 걸려 있는 모습. 2022.09.23.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미국 월가에서 '암살자'로 불린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35)가 행동주의 투자자로 변신해 한국 증시에 뛰어든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콰디르는 기존 펀드인 '사프켓캐피털'을 청산하고 새로운 투자회사 '사프켓센티넬'을 통해 올여름 한국에서 행동주의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행동주의 투자란 기업의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 전략이다.

콰디르는 기업의 부정행위와 취약점을 파헤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다. 글로벌 제약회사 밸리언트와 독일 결제업체 와이어카드를 공매도해 큰 수익을 거뒀으며, 그의 활약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도 소개됐다. 동료 공매도 투자자인 마크 코호데스는 그에게 '암살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특히 와이어카드 내부고발자들을 찾아내고 미국 본사를 조사하는 등 사기 의혹을 추적했다. 2020년 와이어카드가 회계 부정 의혹 속에 파산하자 콰디르의 펀드는 수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진 상승장으로 주가 하락에만 베팅하는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지난해 사프켓캐피털을 청산했다. 콰디르는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가 된 기분이었다"며 "투자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손실에서 빠져나오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공매도에 활용했던 기업 분석 능력을 저평가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투자 무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코스피 상장 종목의 3분의 2 이상이 여전히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콰디르는 "내 경력 전체는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실패하는 기업을 찾는 데 집중돼 있었다"며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고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는 그는 거의 매일 오전 2시에 일어나 한국 관계자들과 통화하고 기업 데이터를 분석하며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향후 한국 기업 몇 곳의 지분을 확보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해 서울 사무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이다. 이사회와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촉진하는 등의 변화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점도 진출 배경으로 꼽혔다.

다만 콰디르는 적대적 투자자로 인식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정해진 요구사항을 미리 들고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밸리언트나 와이어카드를 무너뜨린 여성으로만 알려지고 싶지 않다. '암살자'라는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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