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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 향해 걸었던 수행자"…명진스님, 봉은사서 마지막 길

등록 2026.08.25 12:07:56

25일 영결식에 종교·시민사회·학계 등 참석

도공스님 "사회운동·종단개혁도 수행의 방편"

법구 법주사로 이운 후 다비식 엄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08.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수행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사회의 낮은 곳을 외면하지 않았던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이 마지막 길에 올랐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된 명진스님의 영결식에는 스님의 출가 본사인 법주사 문도와 불교계 인사들을 비롯해 종교계, 시민사회, 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본사 법주사 진공당 탄성 문도회장 도공스님이 이날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통해 명진스님을 “말에 거침이 없고 행동에 물러섬이 없었던 스님"이라며 "스님이 있어 속리산 법주사에도 금오·월산 선사로 이어지는 꼿꼿한 수행 가풍이 살아 있음을 자랑할 수 있었고, 스님이 있어 사회 변화에 눈뜬 행동하는 실천가가 우리 종단 안에도 있음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추모했다.

특히 명진스님이 사회운동과 종단 개혁을 외치면서도 수행자의 본분을 놓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공스님은 "사회운동을 하고 종단 개혁을 외칠 때도 출가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방부를 들이고 철마다 선방에 앉아 수행 정진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던 손길 같던 스님”이라며 “수행이 깊어지면 자비심도 함께 깊어져야 참된 수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08.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염무웅 전 국립한국문학관 관장도 명진스님을 "이 시대의 한 위대한 정신"이라며 "제도와 관행은 그를 가두지 못했다”며 “정권의 탄압과 종단의 만류도 그를 어쩌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언제나 힘없고 기댈 것 없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그들이 믿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의지처가 됐고, 억울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소식이 있으면 지체 없이 그들 곁으로 달려가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명진스님과 40년 전 인연을 맺었다는 염 전 관장은 스님의 거침없는 언변과 삶에 대한 통찰을 회상하며 “그가 말하는 이야기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가운데 삶의 근본을 겨냥하는 열망을 담고 있었다”고 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는 명진스님이 1985년 해인사에서 광주민주항쟁의 참상을 접한 뒤 선방의 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나왔다고 회고했다. 이후 민주항쟁과 종단 개혁의 현장에 섰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세월호·용산참사 유가족, 비정규직과 산업재해 노동자들의 곁을 지켰다고 추모했다.

김 교수는 추도사에서 "동체대비의 실천이야말로 참된 수행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걸으며 강한 자에게는 준엄히 꾸짖고 약한 자는 두 손 잡아 일으켜 세우는 억강부약의 진정한 기수로 살아가셨다"고 말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영산의 춤'이란 제목의 추도시를 통해 명진스님과 생전 나눴던 기억을 풀어냈다. 김 교수는 추도시에서 명진스님을 기적이자 불생불멸의 반야, 바람으로 표현하며 고인의 자유로운 삶과 수행을 기렸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08.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영결식에서는 각계 인사들의 조사도 이어졌다. 영진스님,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불산스님, 세월호 유가족 정부자씨, 이희선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전재수 부산시장 등이 차례로 고인을 추모했다.

장사익의 추도가와 봉은사 합창단의 조가가 이어졌고, 종단 스님들과 유가족, 시민사회, 신도대표 등이 차례로 헌화했다. 이후 문도대표의 인사와 사홍서원을 끝으로 영결식이 마무리되고 발인이 이어졌다.

명진스님의 법구는 영결식 이후 충북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로 옮긴다. 고인의 출가 본산인 법주사에서는 이날 오후 3시께 다비식을 치른다.

명진스님은 지난 22일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법구에 특별한 외상이나 범죄 혐의점이 없어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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