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세제개편 한 달, "살 사람이 없어요"…매물 쌓이는 강남 거래는 '뚝'[르포]

등록 2026.09.04 05:00:00수정 2026.09.04 05:07:42

강남3구 매물 18.4%↑…8월 거래 잠정 64.6%↓

반포 호가 5~10% 낮춰…"작년과 달리 매수자 우위"

세제안 수정에도 혼선…"양도세·국회 심사가 변수"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026년 세제개편안이 최종 확정된 1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때 기본공제 금액을 각각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려던 기존 안을 완화해 각각 6억원으로 조정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한다. 정부는 당초 직전 연도 총 보유세 상당액의 150%인 세부담 상한을 200%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다. 2026.09.0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026년 세제개편안이 최종 확정된 1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때 기본공제 금액을 각각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려던 기존 안을 완화해 각각 6억원으로 조정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한다. 정부는 당초 직전 연도 총 보유세 상당액의 150%인 세부담 상한을 200%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서윤주 인턴기자 = 정부가 고가 주택 과세를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는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일부 집주인은 수억원가량 호가를 낮추고 있지만 매수세가 좀처럼 붙지 않으면서 거래는 크게 위축됐다.

정부안이 일부 수정된 데 이어 여당에서도 추가 보완 요구가 나오면서 세 부담의 최종 윤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내용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 매도자는 매도 가격과 시점을 고민하고, 매수자는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거래를 미루는 모습이다.

3일 뉴시스 취재진이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중개사무소들은 대체로 한산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은 늘었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강남권은 집주인이 높은 호가를 고수해도 매수자들이 따라붙는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매수자가 관망에 들어가면서 매수자 중심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개업소에 들어오는 문의의 성격도 달라졌다.

집을 사겠다는 적극적인 문의보다는 "더 떨어질까요", "지금 나온 급매가 정말 최저가인가요"라는 식의 문의가 많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굳이 서둘러 살 이유가 없다.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최근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집값이 조정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에 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된 데다 최근 보유세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며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기 때문에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라고 설명했다.

숫자로도 이런 분위기는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달 3일 6만409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날 6만8910건으로 한 달 새 8501건(14.1%) 증가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의 매물 증가 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2만2182건에서 2만6268건으로 4086건(18.4%) 증가했다.

반면 거래량은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8월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211건으로, 7월 596건보다 64.6% 감소했다.

8월 거래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건수는 추가로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전월과 비교해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서윤주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경.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윤주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경. 2026.09.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호가를 낮춘 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인근 한 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매물은 호가가 기존보다 5~10% 정도 빠졌다"며 "사겠다고 문의해보는 분들은 있지만 실제 매수는 아직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매도자들은 추가로 가격을 낮춰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시장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흐름도 이전과 달라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4% 하락해 3주 연속 내렸다.

서울 강남11개구 매수우위지수도 69.3으로 전주보다 2.2포인트(p) 떨어지며 7주 연속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밑돌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현장의 혼란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세제개편안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확대 방침 등을 철회하며 당초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도 추가 보완을 요구하고 있어 국회 심사 과정에서 내용이 다시 바뀔 가능성이 남아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세금이 얼마나 늘어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집을 팔지, 계속 보유할지를 결정하기 어려운 셈이다.

반포동의 한 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았기에 지금 섣불리 움직이지 못한다"며 "법이 확정되고 공포돼야 세무사들과 상담해 집을 팔아야 할지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지를 결정하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세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에 따라 집주인들의 셈법도 갈릴 전망이다.

인근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곳에는 연세가 많은 1주택자들이 많은데 연금으로 생활하면서 별도 소득이 없는 경우 종부세와 보유세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여유가 있는 집주인은 버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쯤 집을 정리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정안 발표 이후에도 '집을 팔아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이 왔다"면서도 "아직은 사려는 사람도 관망하고 파는 사람도 관망하고 있어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세제 강화 기조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거래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수정안은 기본공제와 세부담 상한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세제 강화 기조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보유세와 양도세가 모두 강화되면 거래 위축을 통해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일부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거래 위축이 시장가격의 급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며 "고가주택 밀집 지역도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 가격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달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3.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달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