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스펙터클 안 볼 이유 없었다 '오디세이' 1000만 키워드
등록 2026.09.06 16:09:09
'오디세이' 6일 오후 1000만 관객 돌파
재미와 완성도 모두 잡아 폭발적 흥행
①국내 관객의 유별난 놀런 감독 사랑
②제작비 3400억원 시네마틱 스펙터클
③3000년 세월 증명한 보편적 이야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영화 '오디세이'가 6일 오후 개봉 33일만에 누적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는 지난달 초 '오디세이'가 국내 공개된 직후 한목소리로 1000만 관객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왔다.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유일한 단점으로 꼽힌 게 긴 러닝타임(172분) 정도였다.
'오디세이'가 관객 1000만명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었다고 얘기한다. ①국내 관객의 유별난 놀런 감독 사랑 ②최상급 시네마틱 스펙터클 ③3000년 세월로 증명한 이야기 등이다.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이런 요소들이 극장 최대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맞물리며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놀런 감독은 아마도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감독일 것이다. 한 마디로 놀런 감독은 한국에서 연전연승이었다. '인터스텔라'(2014)는 1034만명,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는 642만명, '인셉션'(2010)은 600만명, '다크 나이트'(2008)는 408만명, '오펜하이머'(2023) 323만명, '덩케르크'(2017) 279만명이 봤다. 코로나 사태로 극장이 초토화됐던 2020년에 개봉한 '테넷'도 199만명이 봤다. 그 해 공개된 외국영화 흥행 1위였다.
놀런의 인기는 전 세계 매출액 대비 국내 매출액 비중에서도 확인된다. '인터스텔라'는 한국 매출액 비중이 약 10%로 북미 제외 2위였다(1위 중국).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3위(약 4%), '덩케르크'도 3위(약 3.3%)였다. 가장 낮은 순위가 '다크 나이트' 6위(2.4%)였다. 다른 영화 모두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오디세이'는 약 4.6%로 영국·중국·프랑스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놀런 감독이 지난달 3일 처음 내한해 "꼭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말한 건 한국에서 자신의 영화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놀런 감독 최근작은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은 작품이었는데도 300만명 가량은 끌어모으는 힘을 보여줬다. 놀런 감독이 어떤 영화를 만들어도 무조건 보는 집토끼가 300만명 정도 된다는 얘기다. '오디세이'는 이 300만명이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면서 1000만 관객까지 갔다고 본다"고 했다.
실제로 '오디세이' 개봉 첫 주말(8월7~9일) 관객수는 133만명이었는데, 2주차 주말(14~16일) 관객수는 169만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3주차 주말 관객수는 1주차와 차이가 없는 132만명이었다.

◇3400억원, 스펙터클, 스펙터클
'오디세이'가 극장 대형 스크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사이즈와 스케일 그리고 박진감을 보여줬다는 것도 1000만 흥행에 영향을 줬다는 게 중론이다.
'오디세이'는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투입해 영화가 제공할 수 있는 스펙터클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이었다. 70㎜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전부 촬영한 최초의 영화이고, 촬영기간 91일 동안 그리스·이탈리아·아이슬란드·스코틀랜드·미국 등을 오가며 찍은 필름 길이만 약 210만ft(약 640㎞)였다. 트로이 목마를 10.7m 크기로 만든 건 물론 오디세우스의 배를 제작해 바다에 띄웠으며 트로이 성벽과 이타케의 성을 쌓아올리기도 했다. 할리우드 기술력 정점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란 얘기다.
배급사 관계자는 "극장에서 관람할 가치가 있는, 그래서 돈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라는 점이 관객을 강하게 끌어당겼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CGV는 지난달 30일 기준 '오디세이'가 아이맥스 관람객수 약 94만명으로 역대 1위에 올랐다고 했다. 이전까지 1위는 '아바타:물의 길'(약 92만명)이었다.

◇3000년이 검증한 완벽한 이야기
아무리 놀런 감독이 국내에서 인기가 많고, 최고 수준의 극장 경험을 제공한다고 해도 스토리가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1000만 관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디세이'는 애초에 보는 이가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갖고 있는 영화였다. 완벽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3000년을 살아남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영화화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 등 놀런 감독 최근작이 상대적으로 국내 관객수가 적었던 건 이야기와 플롯에 진입장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덩케르크'는 쉬운 이야기였지만 플롯이 복잡했고, '테넷'과 '오펜하이머'는 이야기와 플롯 모두에서 결코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그에 반해 '오디세이'는 이야기와 플롯 모두가 상대적으로 간단했다. 누구나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는 것이다.
동시대성이 가미된 놀런 감독의 각색 방향 역시 현대 관객 성향과 맞아떨어졌다. <오디세이아>가 전쟁영웅의 귀환과 자기증명이라는 테마가 중심이었다면 '오디세이'는 반대로 전범 주도자의 죄책감이 주제였다. 세계 질서 회복과 정의 구현이라는 보편적 메시지에 최근 불안정한 세계 정세가 겹쳐지는 이야기가 관객 마음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오디세이'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한국 관객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영웅이다. 원작의 오디세우스가 자기 능력을 과시하는 인물이라면 영화 속 오디세우스는 겸손하며 자책하는 인물이다. 한국 관객은 늘 이런 캐릭터를 더 사랑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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