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걸린 올림픽공원…부실 투표관리가 부른 후폭풍[봉쇄 100일①]
등록 2026.09.12 07:00:00수정 2026.09.12 07:16:24
선관위 기준 못 미친 준비량…투표소 곳곳서 대란
정치·종교 단체 가세…청년 빠지고 주민 피로 지속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모습. 2026.09.0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21428277_web.jpg?rnd=20260908114338)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모습. 2026.09.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이다영 인턴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봉쇄가 13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단이었다.
참정권 침해를 주장하며 모였던 시민들의 자리는 정치 구호와 종교 집회가 뒤섞인 공간으로 변질됐다. 초기 현장을 채웠던 청년층과 일반 시민 상당수가 빠져나간 자리를 정치·종교 단체가 채우면서 주변 주민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에 '혼선'…선관위 기준 못 미친 준비량
사태의 진원지가 된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선관위 기준인 50%에도 못 미치는 49.3%의 투표용지만 준비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태 직후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내 표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이후 개표소 앞 시위로 이어졌고, 초반에는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30대 여성 임모씨는 6월 초 자신이 거주하는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시위를 지켜보다 올림픽공원까지 발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임씨는 "6·3 지선 때 흘러가는 과정을 보고, 아파트에서 투표를 못 하고 사람들이 시위하는 걸 보면서 그떄부터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이모(50대)씨도 6월 8일부터 매일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씨는 "투표용지 부족은 참정권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선거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있어 이를 조사해보자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7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시위 참가자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2026.07.2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8/NISI20260728_0021380169_web.jpg?rnd=20260728144812)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7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시위 참가자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2026.07.28. [email protected]
"처음엔 청년들이 70~80%"…석 달 만에 달라진 얼굴들
이씨는 "처음 왔을 때는 청년들이 주축이 돼 70~80%가 20~40대였고,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갈등 요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정치 단체와 종교 단체가 들어오면서, 비종교인이거나 좌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던 중립적인 청년들이 반감을 느끼고 하나둘 떠났다"고 말했다.
매일 현장에 나온다는 임씨 역시 "처음에는 다 같이 외치다가, '밖으로 나가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자'는 식으로 움직임이 확대됐다"며 "계기가 뚜렷하다기보다는 시위가 길어지면서 서서히 변화해온 것 같다"고 했다.
매일 아침 공원을 산책한다는 80대 남성은 "처음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없다"고 짧게 소회를 전했다.
석촌동에 거주하는 80대 남성 김모씨도 "인원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보수 성향인 나이 든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 경찰 순찰차가 이동하는 모습. 2026.09.0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21428271_web.jpg?rnd=20260908114123)
[서울=뉴시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 경찰 순찰차가 이동하는 모습. 2026.09.08. [email protected]
엇갈리는 시선…"이해가 안 된다" vs "당연히 고쳐야"
인근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에 거주한다는 40대 여성 A씨는 "매일 지나다니는데 너무 시끄럽고, 이게 과연 누구를 위한 건지 모르겠다"며 "밤에는 종교 단체까지 와서 찬송가를 부르는데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도 민주당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도 이해가 안 된다. 제발 좀 멈춰줬으면 좋겠다"면서 "초반에는 가족 단위나 태극기를 든 일반 시민이 많았는데, 점점 성조기가 많아지고 연령대도 높아지며 확실히 변질된 것 같다"고 전했다.
시험 기간 소음 민원을 넣어도 소용이 없다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함께 전했다.
63세 남성 주모씨는 시위 자체를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씨는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젊은 사람들도 가끔 있지만 저것도 다 가짜뉴스라고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끊기고, 상가 수입에 피해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60대 남성 전모씨는 "나라가 정상적으로 가야 한다. 부정선거 정황이 드러난 만큼 당연히 고쳐야 한다"며 시위에 공감을 표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지난 8일 경찰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선거 관련 물품들이 보관된 곳을 통제한 채 채증하고 있는 모습. 2026.09.0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21428198_web.jpg?rnd=20260908112313)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이 오는 13일로 봉쇄 100일째를 맞는다. 사진은 지난 8일 경찰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선거 관련 물품들이 보관된 곳을 통제한 채 채증하고 있는 모습. 2026.09.08. [email protected]
"국정조사도 실망"…멈추지 않는 이유
그는 "국정조사 단장에게도 실망했다. 부정선거를 밝히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투표지의 진위 여부인데, 정작 그에 대한 국정조사는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숫자만 다시 재검표할 것 같으면 의미가 없다"며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참여자들은 시위를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씨는 "올림픽공원 내 분위기는 다운됐지만, 이 움직임은 오히려 지방으로 더 널리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선거 관리 부실에서 촉발된 시위는 100일을 지나며 참정권 요구와 정치·종교 집회가 뒤섞인 현장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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