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돌아왔어요"…설암 환자 혀 되살린 K-의술
등록 2026.09.14 11:02:47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 2000례 달성
혀 전체 절제…허박지 피부 떼어 이식
![[서울=뉴시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가운데)가 9일 두경부암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미세유리피판을 이용한 재건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9/14/NISI20260914_0002238167_web.jpg?rnd=20260914101053)
[서울=뉴시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가운데)가 9일 두경부암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미세유리피판을 이용한 재건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50대 남성 송모씨는 혀에 통증이 느껴지고 음식을 삼키는 데 불편감을 느꼈다. 진통제를 먹으며 간간히 버텨오던 송씨는 통증이 점점 심해지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구강암(설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혀 종양의 크기와 주변 조직 침범 범위 등을 고려해 암을 충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혀 전체를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말을 하고 음식을 삼키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는 절제된 조직을 정교하게 복원하는 미세재건수술도 함께 해야했다.
우선, 이비인후과 의료진이 암 절제 수술을 시행했고 이와 동시에 성형외과 의료진이 송씨의 허벅지에서 피부와 연부조직, 혈관, 신경을 함께 채취한 전외측미세유리피판(ALT)과 박근육(Gracilis)을 결손 부위에 이식했다. 현미경을 보면서 직경 1~2㎜에 불과한 혈관을 연결해 이식한 조직에 다시 혈액이 흐르도록 하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송씨는 이후 회복과 재활 과정을 거쳐 말하고 음식을 삼키는 기능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세재건수술은 암으로 떼어낸 신체 부위를 복원하기 위해 환자 자신의 허벅지, 팔, 복부, 종아리 등에서 근육·뼈 등의 조직을 혈관과 함께 떼어내 암 제거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을 말한다.
이식된 조직이 살아남으려면 혈관을 연결해야 하는데, 이때 직경 1~2㎜의 가는 동맥과 정맥 혈관을 미세현미경으로 정교하게 연결해 이식한 조직에 혈류가 공급되도록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송씨도 이 수술을 받고, 암 치료와 함게 혀의 기능도 모두 살릴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성형외과는 최근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 2000례를 달성했다. 고난도 수술인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만 2000건을 넘어선 것은 국내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다. 1996년 처음 수술을 시작해 2019년 1000건 달성한 이후 불과 7년 만의 성과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두경부재건성형팀은 2000년대 연평균 약 30건이었던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을 최근 5년간 연평균 130건 이상 시행하며 수술 건수가 4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성과는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두경부암팀을 비롯한 여러 진료과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과 장기간 축적해 온 고난도 수술 경험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두경부암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상악암, 하악암 등 머리와 목의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발생 부위와 병기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다르며, 특히 진행된 두경부암은 치료가 어렵고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는 중증 질환이다.
두경부암 치료에서는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제거된 조직을 어떻게 재건해 환자의 기능과 삶의 질을 회복시키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암 제거 과정에서 혀나 구강, 인두, 후두, 상·하악골 등의 상당 부분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재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환자는 말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기본적인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겪을 수 있으며, 얼굴과 목의 형태에도 큰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이 다시 말하고, 삼키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미세유리피판을 이용한 두경부 재건수술이다. 최종우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단순 연부조직 재건뿐 아니라 기능적 근육 이식까지 시행해 혀의 움직임을 동적으로 재건함으로써 환자가 음식을 삼키는 데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 하고 있다.
두경부암 수술은 이비인후과 두경부암팀이 약 5~6시간에 걸쳐 암과 경부 림프절을 제거한 직후 성형외과 재건팀이 수술을 이어받아 다시 5~6시간 이상 재건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진료과 의료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구강 내 복잡한 3차원 해부학적 구조를 복원해야 하고 침이 수술 부위로 새지 않도록 정교하게 봉합해야 해 의료진의 높은 숙련도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두경부재건성형팀은 이러한 고난도 미세유리피판 재건수술에서 약 97%의 높은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교한 재건은 넓은 범위의 조직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인 암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수술 후 식사와 의사소통 등 주요 기능을 회복시켜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두경부암 미세재건은 미세혈관을 다루는 수술로 암 제거수술 직후 장시간 이어지는 고난도 수술인 데다, 수술 후 이식한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도 다시 나와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럼에도 환자가 다시 말하고 음식을 삼키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성형외과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두경부암 치료와 재건은 이비인후과 두경부암팀을 비롯해 성형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치과와 간호팀 등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오랜 기간 함께 만들어 온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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