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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 벽 뒤에 방이 있다?"…3300년 이집트 비밀 열릴까[사이언스 PICK]

등록 2026.09.26 09:00:00수정 2026.09.26 09:03:40

투탕카멘 무덤 'KV62' 북쪽 벽 뒤서 폭 2m 통로·미세 중력 이상 포착

"갑작스런 죽음으로 장모 네페르티티 무덤 일부 개조" 10년 전 가설 재조명

2018년엔 "숨은 방 없다" 결론…이르면 11월 직접 확인 나설 듯

[기자(이집트)=AP/뉴시스]2025년 11월4일(현지 시간) 이집트 기자에서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 공식 개관 후 첫 일반 관람일을 맞아 투탕카멘 왕의 황금 장례 마스크가 전시돼 있다. 2025.11.04.

[기자(이집트)=AP/뉴시스]2025년 11월4일(현지 시간) 이집트 기자에서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 공식 개관 후 첫 일반 관람일을 맞아 투탕카멘 왕의 황금 장례 마스크가 전시돼 있다. 2025.11.04.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황금 마스크로 유명한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 뒤에 숨겨진 방과 통로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탐사 결과가 나왔다. 10여 년 전 제기된 이집트 왕비 '네페르티티'의 잃어버린 무덤 가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투탕카멘과 네페르티티는 복잡한 왕실 관계로 얽혀 있다. 네페르티티는 투탕카멘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아케나텐의 왕비다. 동시에 투탕카멘의 아내 안케세나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투탕카멘에게 네페르티티는 계모이자 장모인 셈이다.

이 복잡한 왕실 관계가 3300여년 뒤 두 사람의 무덤을 둘러싼 미스터리로 이어지고 있다.

레이더·중력으로 다시 들여다본 무덤…벽 뒤 '통로' 신호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맘두 엘다마티 이집트 아인샴스대 고고학자와 영국 이집트학자 니콜라스 리브스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투탕카멘 무덤 'KV62' 주변을 조사한 결과를 지난 17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무덤 내부에서 지표투과레이더(GPR)를 쓰고, 밖에서는 지하 밀도 차이를 측정하는 미소중력 탐사를 진행했다. 암석과 빈 공간의 밀도 차이를 이용하면 벽이나 암반을 파괴하지 않고도 지하 구조를 읽어낼 수 있다.

조사에서는 투탕카멘 매장실 북쪽 벽 뒤로 폭 약 2m의 통로로 해석될 수 있는 신호가 포착됐다. 완전히 빈 공간이 아니라 돌과 잔해로 채워진 통로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약 35㎡ 구역에서 1200회 이상 실시된 미소중력 측정에서도 주변과 밀도가 다른 직각 형태의 이상 구조들이 확인됐다. 빈 방 안에 물체가 놓였거나 공간 일부가 다른 물질로 채워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발굴 100주년 기념 특별전 '투탕카멘 : 파라오의 비밀' 전시 현장 (사진= 디커뮤니케이션 제공) 2021.06.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발굴 100주년 기념 특별전 '투탕카멘 : 파라오의 비밀' 전시 현장 (사진= 디커뮤니케이션 제공) 2021.06.18. [email protected]

왜 하필 네페르티티인가…'투탕카멘 무덤은 원래 남의 무덤' 가설

이번 조사로 다시 떠오른 것은 리브스가 2015년 제시한 가설이다. 그는 투탕카멘 매장실의 고해상도 3D 영상을 분석하다 북쪽과 서쪽 벽에서 막힌 출입구처럼 보이는 흔적을 발견했다.

리브스는 투탕카멘의 무덤이 일반적인 왕의 무덤에 비해 유난히 작고 구조도 이례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투탕카멘은 10대 후반에 갑작스럽게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왕의 죽음에 맞춰 대규모 왕묘를 새로 완성할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애초 네페르티티를 위해 조성된 큰 무덤의 앞쪽 공간을 급히 개조해 투탕카멘을 묻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의 북쪽 벽 뒤로 네페르티티를 위해 만들어진 기존 묘역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네페르티티는 아케나텐과 함께 고대 이집트 제18왕조의 '아마르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아케나텐 말기 또는 사후 직접 통치했는지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의 무덤과 미라는 지금까지 확실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10년간 결과 엇갈려…100년 만의 비밀 풀릴까

다만 아직 '네페르티티의 비밀 무덤'이 발견된 것은 아니다. 숨겨진 공간의 존재부터 확정되지 않았다.

2015년 일본 연구진의 레이더 조사에서는 숨은 공간을 시사하는 신호가 나왔지만 후속 조사에서는 같은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다. 2018년 대규모 레이더 조사에서는 투탕카멘 매장실 바로 뒤에 숨은 방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연구진은 과거 조사에서 방이 잡히지 않은 이유가 통로가 잔해로 막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진짜 공간이 있는지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집트 정부의 승인을 받아 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초소형 카메라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허가가 이뤄지면 오는 11월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

1922년 하워드 카터가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한 지 100년이 넘었다. 벽 너머에 아무것도 없다면 10년 넘게 이어진 가설은 다시 힘을 잃는다. 반대로 미개봉 공간이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면 왕가의 계곡은 한 세기 만에 또 하나의 비밀을 내놓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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