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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하며 카페 사장에 '스케치북 고백' 경찰…대법 "강등 징계 적법"

등록 2026.09.27 09:00:00

신고자에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 짜증내기도

1심 원고 패소·2심 강등 처분 취소·대법 파기환송

法 "비위 중하고 비난 가능성 커…국민 신뢰 훼손"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자살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는 신고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순찰 근무 중 카페 사장에게 고백을 하는 등 근무 태만을 일삼은 경찰관이 강등 징계를 받고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 2026.09.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자살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는 신고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순찰 근무 중 카페 사장에게 고백을 하는 등 근무 태만을 일삼은 경찰관이 강등 징계를 받고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 2026.09.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자살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는 신고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순찰 근무 중 카페 사장에게 고백을 하는 등 근무 태만을 일삼은 경찰관이 강등 징계를 받고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경찰 A씨의 강등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본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2001년 순경으로 임용된 A씨는 2023년 11월 부산해운대경찰서 경찰공무원보통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강등 처분을 통지받았다.

A씨는 파출소 순찰요원으로 근무하면서 2023년 7월 "별거 중인 남편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 재차 같은 내용으로 신고하자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 자살할 사람은 짜증을 내지 않는다"고 비아냥댄 것으로 조사됐다.

그 과정에서 장애인 흉내를 내면서 관련자를 모욕하기도 해 부적절한 언행 및 품위손상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A씨는 해당 대응으로 관련자가 민원 제기를 하자 총 20회 전화를 하거나 민원을 철회해달라고 19차례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민원 취소 강요 행위를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후배 직원과 언쟁이 있는 과정에서 후배 경찰관을 "날려버리겠다"며 협박하거나, 교통사고 가해자 여성의 연락처를 후배 경찰관에게 요구해 받은 후 "그 여자가 싱글이면 내가 연락해도 죄가 안 되겠지"라며 업무 중 취득한 개인정보를 권한 없이 취득하기도 했다.

또 순찰 근무 중 커피점 여주인에게 커피점 통창 바깥에서 스케치북을 이용해 애정 고백을 하는 등 근무를 태만하게 한 행위 등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A씨는 강등 처분에 불복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처분을 감경해달라고 소청을 제기했지만, 소청심사위원회는 해당 소청을 기각했다. 이에 A씨는 해당 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처분은 징계 기준의 범위 내에 있다고 봐야 하고, 달리 해당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 2026.09.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 2026.09.27. [email protected]


하지만 2심은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강등 처분을 취소했다.

2심 재판부도 A씨가 남편의 자살이 의심된다며 신고한 관련자에게 한 말과 행동은 경찰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통상적인 행위를 다소 벗어나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신고자를 안심시켜주기 위해서 한 행동으로 보이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한 것으로서 모욕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후배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지만, 속칭 갑질이나 협박을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나머지 사유만으로 강등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한 징계라고 판단해 해당 징계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강등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일부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A씨의 민원 취소 강요 행위만으로 '강등'까지 징계를 할 수 있고, 개인정보 부당취득과 근무태만도 징계사유로 인정되기 때문에 내부적인 징계 양정 기준에 따라 강등 처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A씨가 민원인에게 민원 취소를 요구한 것에 대해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 가능성 또한 크며, 이로 인해 경찰 조직의 기강 및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또 "A씨가 근무시간에 카페 여주인의 거부 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계속적, 반복적으로 접근해 고백함으로써 여주인으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 등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했다"며 "원심이 근무태만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을 들어 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하지 않다고 본 것은 비위 행위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법원은 "해당 강등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징계 재량권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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