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AI 안경 韓 공략 넓힌 메타…시장 커질수록 커지는 '카메라 딜레마'

등록 2026.09.29 06:00:00수정 2026.09.29 06:14:23

메타 AI 글래스 9개 모델·21종 국내 판매…유통망도 이통사까지 확대

'보는 AI' 핵심은 카메라지만…토익 커닝·무단촬영 논란 등도 현실화

美선 카메라 없는 제품까지 등장…대중화 승부처는 '촬영 신뢰'

메타가 자체 브랜드인 메타 어드벤처러와 메타 카프리 기반으로 선보인 '리사 에디션' 글래스. (사진=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메타가 자체 브랜드인 메타 어드벤처러와 메타 카프리 기반으로 선보인 '리사 에디션' 글래스. (사진=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메타가 국내 인공지능(AI) 안경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AI 안경의 대중화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모양새다. 레이밴과 오클리에 이어 메타 자체 브랜드와 유명 K-팝 아티스트 협업 제품까지 국내 판매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AI 안경의 핵심 기능인 카메라는 동시에 시장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시험 부정행위나 무단 촬영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부까지 나서 안전 이용 기준을 만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기능 경쟁을 넘어 이용자와 주변 사람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아이앤씨는 전날부터 메타 AI 글래스 신규 라인업 9개 모델, 21종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메타 자체 브랜드인 카프리·노바·퓨리·어드벤처러와 레이밴 메타 3세대, 리사 협업 에디션 등이 포함됐다. 가격은 모델과 렌즈 구성에 따라 48만~86만원이다.

판매 채널도 일렉트로마트와 롯데하이마트, SSG닷컴뿐 아니라 SK텔레콤·KT 온라인몰과 일부 대리점으로 넓어졌다. AI 안경이 일부 얼리어답터의 기기를 넘어 기존 휴대전화·가전 유통망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셈이다.

메타의 국내 공략은 단계적으로 확대돼왔다. 지난 5월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 데 이어 7월에는 이동통신 3사와 손잡고 판매망을 넓혔고, 이번에는 자체 브랜드와 협업 제품까지 추가하며 선택지를 크게 늘렸다.

AI 안경의 '눈'이 경쟁력인데…동시에 커지는 촬영 불안

이번 국내 판매 제품 대부분은 카메라를 활용해 사용자가 보는 장면을 AI가 함께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신형 레이밴 메타 3세대는 1200만 화소 카메라와 3K 영상 촬영을 지원하며, 메타 글래스 역시 카메라와 오픈이어 오디오, AI 어시스턴트를 결합했다.

카메라는 AI 안경의 가장 강력한 차별점이다. 사용자가 일일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눈앞의 사물과 장소를 인식해 정보를 찾고, 사진·영상을 촬영하거나 번역·길 안내 등으로 기능을 넓힐 수 있어서다.

문제는 사용자의 '눈'이 된 카메라가 주변 사람에게는 감시 도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외형이 일반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상대방이 촬영 여부를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져왔다.

실제 국내에서는 AI 안경을 이용한 토익·자격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됐고, 공공장소 무단촬영 가능성도 논란이 됐다. 실제 레이밴 메타로 촬영을 할 때 LED 표시등이 켜지기는 하지만, 일정 거리에서는 쉽게 식별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국내 정책 연구에서도 개인정보보호와 부정행위 문제가 AI 글래스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동의 없는 촬영과 민감정보 노출,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교·자격시험 부정행위 등을 인텔리전트 글래스 확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제도적 과제로 꼽았다.

메타는 촬영 표시등을 가리거나 훼손할 경우 카메라 기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AI 안경 보급이 늘수록 촬영 사실 고지와 동의, 촬영 데이터 처리 방식 등 기존 스마트폰과는 다른 이용 규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AI 글래스의 시험 부정행위와 무단촬영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안전 이용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이용자와 사업장이 참고할 수 있는 위험 점검 기준을 만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프라이버시 기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우연지, 신우진 인턴기자=메타 AI 글래스.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메타 AI 글래스에 장착된 카메라 렌즈. 2026.06.16.

[서울=뉴시스] 우연지, 신우진 인턴기자=메타 AI 글래스.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메타 AI 글래스에 장착된 카메라 렌즈. 2026.06.16.

美선 아예 카메라 뺀 제품도 선봬…AI 안경 시장 '두 갈래'로

메타도 카메라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를 겨냥한 별도 선택지를 내놨다. 지난 23일 미국에서 공개한 '레이밴 메타 오디오'는 메타의 첫 카메라 없는 AI 안경이다. 음악·통화·실시간 번역과 AI 비서 등 오디오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미국에서는 349달러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해당 제품은 이번 국내 신규 판매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레이밴 메타 오디오를 두고 메타는 프라이버시보다 착용성과 배터리를 강조하고 있다. 카메라를 덜어내면서 무게를 43g으로 낮췄고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대 12시간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메타는 오디오가 기존 AI 안경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테크크런치와 와이어드 등 미국 IT매체들은 카메라형 스마트 안경을 둘러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카메라 없는 제품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타가 카메라를 강화한 제품과 카메라를 완전히 뺀 제품을 동시에 내놓으며 시장을 세분화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AI 글래스 시장 자체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AI 글래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3% 늘었고,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없는 제품이 96%를 차지했다. 해당 시장에서는 메타가 94%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선두다.

결국 메타의 한국 공략 확대는 AI 안경이 본격적인 소비자 시장으로 들어오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AI가 사용자의 시야를 함께 보는 편리함을 살리면서도 촬영 대상이 되는 주변 사람의 불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제품 종류와 판매처가 늘어나는 만큼 '더 잘 보는 안경'만으로는 대중화에 한계가 있다. AI 안경 시장의 다음 경쟁은 카메라 화질과 AI 성능 못지않게 촬영 사실을 명확히 알리고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룬다는 신뢰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