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빛으로 움직이는 분자 '아조벤젠' 변화 규명했다
등록 2026.10.01 00:01:00
IBS와 50년 난제 해결…구조 변화 영상으로 재구성
질소 연결부가 페달처럼 맞물려 변화, 네이처지에 발표
![[대전=뉴시스] KAIST 화학과 이효철 교수팀이 IBS와 함께 빛에 반응하는 대표적인 분자 스위치 '아조벤젠'의 구조 변화과정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2490_web.jpg?rnd=20260930181421)
[대전=뉴시스] KAIST 화학과 이효철 교수팀이 IBS와 함께 빛에 반응하는 대표적인 분자 스위치 '아조벤젠'의 구조 변화과정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는 화학과 이효철 교수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함께 아조벤젠의 광이성질체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50년간 풀리지 않았던 아조벤젠의 구조 변화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확인, 빛에 반응하는 소재와 초소형 분자기계 설계에 새로운 단서가 될 전망이다.
이성질체화는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의 종류와 개수는 유지하면서 원자의 연결 방식이나 공간 배치가 달라지는 반응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조벤젠은 두 개의 벤젠 고리가 가운데 질소원자 2개로 연결된 분자로 빛을 받으면 두 고리가 서로 반대쪽에 놓인 '트랜스' 형태에서 같은 쪽에 놓인 '시스' 형태로 바뀐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빛으로 약물의 활성을 조절하거나 광응답 소재와 분자기계를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간 분자가 변하기 전과 후의 구조는 알려졌지만 그 사이에 어떤 움직임을 거치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두 벤젠 고리가 회전하는지, 가운데 연결부가 뒤집히는지 등을 놓고 여러 메커니즘이 제시됐지만 반응 중간에 나타나는 구조가 매우 짧은 시간만 존재해 직접 관찰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 X선 자유전자레이저(PAL-XFEL)를 이용한 시간분해 X선 액체그래피(TRXL)로 메탄올 용액 속 아조벤젠의 구조 변화를 추적했다. 용매에서 발생하는 강한 신호에 묻힌 아조벤젠의 미세한 신호를 분리하는 분석법을 적용, 피코초 수준으로 존재하는 두 중간체의 3차원 구조를 원자수준에서 연구했다.
연구 결과, 아조벤젠은 양쪽의 큰 벤젠 고리를 한꺼번에 크게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모양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탄소-질소 결합이 비틀리고 이어 질소-질소 결합을 중심으로 회전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반전 운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양쪽 벤젠 고리는 거의 제자리에 머문 채 가운데 질소 연결부가 서로 맞물려 움직이는 '자전거 페달식' 협동 운동이 관찰됐다.
또 연구팀은 초기 구조 변화과정에서 분자가 주변 용매를 밀어내며 움직이는 공간의 부피가 벤젠 고리를 크게 회전시키는 경우보다 약 80%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아조벤젠의 반응 속도가 용매 점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는 분자가 실제로 움직이는 경로를 밝혀 빛에 반응하는 소재와 분자 기계를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달 30일(영국 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논문에는 김중민·기호성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효철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아조벤젠이 빛을 받은 뒤 어떤 경로로 모양을 바꾸는지를 밝혔다"며 "빠르게 반응하는 유기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을 발전시켜 다양한 광반응 분자의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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