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돕는 줄 알았는데"…의류수거함 70% 이상이 '개인 돈벌이'
등록 2026.10.11 07:30:00
전국 10만5000개 중 72% 영리 목적…투명 관리 체계 미비
무허가 설치 난립 속 시민 기부심 악용…법적 규제 마련 시급
![[제주=뉴시스] 제주시 관내 클린하우스에 무단 설치된 의류수거함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계고장이 붙어 있다. 한편 길거리 의류수거함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면서 수거된 의류의 처리 과정과 재활용 실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공) 2026.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1/NISI20260421_0002116294_web.jpg?rnd=20260421104730)
[제주=뉴시스] 제주시 관내 클린하우스에 무단 설치된 의류수거함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계고장이 붙어 있다. 한편 길거리 의류수거함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면서 수거된 의류의 처리 과정과 재활용 실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공) 2026.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길거리에 설치된 의류수거함 대부분이 공공 기부시설이 아닌 개인사업자의 영리 목적 수거함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많은 시민이 의류수거함을 불우이웃을 돕는 기부 창구로 알고 헌 옷을 넣지만, 실상은 개인 수거업자가 옷을 모아 고물상이나 수출업체에 팔아 수익을 남기는 구조다. 현행법상 도로변에 설치된 의류수거함 중 다수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거나, 도로점용 허가만 받은 개인사업자의 사유물이다. 일부 수거함은 '이웃사랑', '재활용' 같은 문구를 새겨 넣어 마치 공익단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서울특별시 의류·섬유 순환 활성화 지원 조례안'에 따르면 전국 약 10만5000개의 의류수거함 가운데 72%가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수거된 의류의 처리 경로가 불투명하고 재사용률도 낮은 실정이다. 조례안은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의류수거함 운영자의 정보를 표시하고 수거한 의류의 처리 실적을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수거함 위치와 운영자, 처리 실적 등을 관리하는 자료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제주=뉴시스] 제주시 관계자가 무단 설치된 의류수거함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계고장을 붙이고 있다. 한편 길거리 의류수거함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면서 수거된 의류의 처리 과정과 재활용 실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공) 2026.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1/NISI20260421_0002116296_web.jpg?rnd=20260421104815)
[제주=뉴시스] 제주시 관계자가 무단 설치된 의류수거함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계고장을 붙이고 있다. 한편 길거리 의류수거함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면서 수거된 의류의 처리 과정과 재활용 실태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공) 2026.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자체 차원에서도 의류수거함의 운영 현황과 처리량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환경연구원 주문솔 연구위원은 서울시의회 토론회에서 "의류 수거함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전체의 약 23%에 불과하고, 수거량·처리량 데이터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영리 목적의 무단 운영 사례도 확인됐다.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무허가 의류수거함 330여 개가 설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지역 전체 수거함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로, 민간대행 사업에서 탈락한 업체 2곳이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제주시 관계자는 "의류 같은 건 가져가면 돈이 되니까 업체들이 이익을 위해서 사업자 선정이 안 되더라도 거기 있는 걸 빼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류수거함의 정체를 알게 된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한 모 씨는 "안 쓰는 옷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눈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넣어왔다"며 "개인 업자가 가져가 돈벌이로 쓴다는 사실을 알고 속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 모 씨 역시 "기부함처럼 써놓고 개인 잇속을 챙기는 건 문제 아니냐"며 "차라리 정식 기부 단체에 직접 보내는 게 낫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에 "의류수거함 물건 중고로 파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제가 버린 거 번개장터에서 파는 거 봤어요", "제가 버린 원피스 구제시장에서 봤어요" 등 자신이 버린 옷이 중고시장이나 구제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또 다른 네티즌은 "좋은 의도로 옷을 정리해 넣었는데 개인 배만 채워준 꼴이다"라며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되는 정식 기부 단체 수거함인지 확인하고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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