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15기 한 번에 쏘아 올린 누리호…다음 목표는 우주 택배 '궤도수송선'[누리호 그후上]
등록 2026.10.10 08:00:00
5차서 군집위성 다중사출 입증…한 로켓에 여러 위성 싣는 '합승' 현실화
우주청, 올해 궤도수송선 개발 첫발…궤도 간 이동·위성 재급유로 임무 확장
2029년 누리호 타고 달로…지구 저궤도 넘어 '우주 물류망' 구축
![[서울=뉴시스] =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영상 캡쳐) 2026.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7/NISI20261007_0021480621_web.jpg?rnd=20261007182601)
[서울=뉴시스] =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영상 캡쳐) 2026.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 목표는 여러 위성을 같은 로켓에 태우는 것을 넘어 각각 필요한 궤도까지 보내는 이른바 '우주물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일 발사된 누리호 5호기에는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 5기와 큐브위성 10기가 탑재됐다. 누리호는 목표 고도에 도달한 뒤 3단의 자세를 바꿔가며 네온샛 5기를 순차 분리했고 큐브위성 9기도 우주에 내보냈다.
우주항공청이 5차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던 '군집위성 다중사출' 능력을 실제 비행에서 확인한 셈이다. 다만 이번 위성들은 기본적으로 고도 570㎞ 안팎의 태양동기궤도권에 투입됐다. 여러 승객을 한꺼번에 태우는 '합승'에는 성공했지만 서로 다른 고객을 각기 다른 궤도까지 데려다주는 단계는 아직 남아 있다.
발사체가 올리면 궤도수송선이 바통 터치
우주청은 올해 30억원을 투입해 궤도수송선 비행모델 개발·실증 사업을 신규로 시작하고, 지난 6월 신규 연구개발 과제 선정까지 마쳤다.
구상은 단순 위성 운반에 그치지 않는다. 우주청은 기업 주도로 궤도수송선을 개발해 향후 우주 궤도 간 이동은 물론 위성 재급유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발사체와 궤도수송선을 나누면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발사체가 여러 화물을 우주까지 한꺼번에 올리고, 이후 궤도수송선이 개별 목적지에 맞춰 다시 이동하는 방식이다. 발사체 자체가 모든 궤도 변경을 떠안을 필요가 줄어드는 만큼 같은 발사체로 수행할 수 있는 임무의 폭도 넓어진다.
특히 라이드셰어(소형위성 승차공유) 발사는 여러 고객이 한 로켓의 발사비용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위성이 원하는 궤도가 다르면 제약도 커진다.
궤도수송선이 후속 이동을 맡으면 발사체는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임무를 반복하고, 위성별 최종 궤도 조정은 별도 수송수단이 담당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가능해진다. 정부가 궤도수송선을 '국내 발사체의 임무 확장' 수단으로 규정한 배경이다.
누리호 5차가 보여준 다중사출 능력이 '한 번에 많이 싣는 능력'이라면 궤도수송선은 이를 '원하는 곳까지 보내는 능력'으로 확장하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쓰는 표현은 '궤도수송선'과 '우주수송 임무'지만 기능만 놓고 보면 우주 안에서 화물을 다시 나르는 물류망에 가깝다.
![[서울=뉴시스]달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 상상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2/12/02/NISI20221202_0001144685_web.jpg?rnd=20221202162841)
[서울=뉴시스]달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 상상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9년 누리호·궤도수송선 타고 달 탐사 도전
지금까지 누리호의 실제 임무는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투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3차에서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4차에서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실었고 5차에서는 네온샛 군집을 목표 궤도에 배치했다.
2029년 계획이 현실화되면 누리호의 쓰임새가 지구관측위성을 저궤도에 내려놓는 수준에서 달 탐사 임무를 지원하는 수송체계로 확장된다. 궤도수송선 역시 개념 개발을 넘어 실제 우주수송망의 일부로 시험받게 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누리호의 정례 발사와 차세대발사체, 민간발사장 등 우주수송 기반도 동시에 넓히고 있다. 우주청은 2027년 정부예산안에 '누리호 후속 발사지원' 사업을 신규 편성해 연 1회 이상 정례발사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 2~3회 이상 발사가 가능한 민간 주도 상용발사 생태계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런 정책은 발사체 한 기의 성능을 높이는 데서 우주수송 체계 전체를 키우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저비용·고빈도 발사체가 지상과 우주를 잇는 '간선'이라면 궤도수송선은 우주 안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이어주는 수단이 되는 구조다.
아직 국내 궤도수송선은 개발·실증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다. 하지만 5차에서 확인한 다중사출 능력과 결합하면 향후 상업 우주수송 서비스의 선택지를 넓힐 기반이 될 수 있다.
결국 누리호 5차의 의미는 위성 15기를 한꺼번에 태웠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우주까지 올라가는 길을 확보한 뒤 더 많은 화물을 싣고, 서로 다른 궤도로 나눠 보내고, 장기적으로는 달까지 이어지는 수송망을 만드는 단계로 국내 우주수송 정책이 옮겨가고 있다.
누리호가 지금까지 증명한 것이 '우리 힘으로 우주에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면 다음 경쟁은 '얼마나 다양한 목적지까지 원하는 화물을 보낼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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