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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서 45㎞ 달린 NASA 탐사차…‘지구 밖 최장주행’ 기록 깼다

등록 2026.10.14 11:32:18수정 2026.10.14 12:32:24

오퍼튜니티 기록 45.16㎞ 넘어…착륙 5년 반 만에 45.22㎞ 주행

40억년 된 암석 조사하느라 기록 경신 두 달 늦어져

[화성=AP/뉴시스]'탐사 로봇(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에서 첫 시범주행에 성공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퍼서비어런스 바퀴 자국이 찍힌 화성 토양. 사진은 NASA가 제공했다. 2021.03.06

[화성=AP/뉴시스]'탐사 로봇(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에서 첫 시범주행에 성공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퍼서비어런스 바퀴 자국이 찍힌 화성 토양. 사진은 NASA가 제공했다. 2021.03.06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차 퍼서비어런스가 누적 45.22㎞를 달리며 지구 밖 천체에서 차량이 이동한 최장거리 기록을 새로 썼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화성을 탐사한 오퍼튜니티의 45.16㎞ 기록을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는 전날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 안팎에서 누적 28.1마일(45.22㎞)을 주행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이날 탐사차의 위치와 주행거리를 확인해 기록 경신을 발표했다.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한 지 약 5년 8개월 만이다.

당초 NASA는 퍼서비어런스가 지난 8월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동 도중 밝은색 암석들을 발견하면서 약 두 달 동안 이 일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 암석들이 지금까지 화성에서 연구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축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퍼서비어런스 프로젝트 과학자인 케이티 스택 모건은 NYT에 "과학 연구가 탐사차를 화성 표면에 보낸 이유"라며 기록을 세우는 것도 기쁘지만 임무를 이끄는 것은 결국 암석이라고 설명했다. 주행거리보다 과학적으로 중요한 발견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퍼서비어런스는 2021년 2월18일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지름 약 48㎞인 이곳은 태양계 초기에 화성이 지금보다 따뜻하고 습했을 당시 호수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NASA는 과거 생명체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에 주목해 이곳을 착륙지로 선택했다.

초기 임무에서는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간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도 주목받았다. 인저뉴어티는 다른 행성에서 처음으로 동력을 이용한 제어 비행에 성공했다. 퍼서비어런스는 비행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지구로 중계했다. 인저뉴어티는 모두 72차례 비행한 뒤 2024년 1월 회전날개가 손상되면서 임무를 마쳤다.

퍼서비어런스가 오퍼튜니티보다 짧은 기간에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지구의 관제팀이 지정한 경유지 사이에서 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용해 장애물을 파악하고 이동 경로를 스스로 선택한다. NASA에 따르면 누적 주행거리의 90% 이상을 이런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이동했다.

1997년 화성에 도착한 NASA 최초의 탐사차 소저너와 비교하면 기술 발전이 두드러진다. 소저너는 약 12주 동안 100m 남짓 이동했으며 지구에서 보내는 세부 명령에 크게 의존했다. 당시에는 관제팀의 거리 계산이 잘못돼 바퀴가 바위에 걸린 적도 있었다. 반면 자동차 크기의 퍼서비어런스는 훨씬 복잡한 지형에서도 경로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착륙 이후 예제로 크레이터 바닥을 조사한 뒤 2022년 4월 고대 강물이 흘러들어 형성한 삼각주에 도착했다.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그 흔적이 퇴적물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이는 NASA가 예제로 크레이터를 탐사 장소로 선택한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에는 '체야바 폴스(Cheyava Falls)'라는 별칭이 붙은 암석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이 암석에서는 과거 미생물 활동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광물과 특징들이 발견됐다. 다만 이런 특징은 생명체가 아닌 지질학적 작용으로도 형성될 수 있어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있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퍼서비어런스는 이후 예제로 크레이터를 빠져나와 서쪽 바깥의 '락 드 샤름(Lac de Charmes)' 지역을 탐사하고 있다. 프랑스의 저수지 이름을 딴 이곳에는 약 40억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석들이 있다.

이처럼 오래된 암석은 태양계 초기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지구에서는 판 구조 운동으로 오래된 지각이 지구 내부로 들어가거나 변형되지만, 화성에는 지구와 같은 판 구조 운동이 없어 당시 지각의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태양계가 형성된 뒤 초기 수억년 동안 화성이 겪은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지난 8월부터 발견된 밝은색 암석들이 연구진의 관심을 끌었다. 화성 지각의 대부분은 어두운 회색의 현무암질 암석으로 이뤄져 있어 밝은색 암석은 쉽게 눈에 띈다. 화성이 붉게 보이는 것은 주로 암석이 풍화하면서 생긴 철 성분의 산화물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밝은색 암석들이 '반려암'으로 불리는 굵은 결정질 화성암이라고 파악했다. 반려암은 현무암과 성분은 비슷하지만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으면서 상대적으로 큰 결정이 만들어진 암석이다. 이 때문에 화성 지각 내부에서 일어난 지질학적 변화를 알아보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들 암석에서 강한 충격과 암석이 녹았던 흔적도 발견했다. 일부 암석은 세 차례에 걸친 운석 충돌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충돌로 화성 지각이 녹아 반려암이 형성됐고, 두 번째 충돌로 추가적인 충격과 용융이 일어났으며, 세 번째 충돌로 암석이 현재 위치까지 옮겨졌다는 가설이다. 스택 모건 과학자는 이를 탐정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에 비유했다.

퍼서비어런스는 암석 가운데 하나에 구멍을 뚫어 시료를 채취하려 했지만 너무 단단해 성공하지 못했다. 앞서 채취한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문제도 남아 있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추진했던 '화성 시료 귀환(Mars Sample Return)' 사업은 막대한 비용 문제로 취소됐다. NASA가 향후 민간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퍼서비어런스는 발사 전 주행 가능 거리를 20㎞까지 인증받았지만 이미 두 배가 넘는 거리를 달렸다. NASA는 현재 이를 100㎞까지 늘리기 위한 인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JPL의 매슈 월리스 비행시스템 부국장은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100㎞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과학적으로 중요한 장소를 발견한다면 장거리 주행을 멈추고 한곳에서 오랫동안 조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암석 '사파이어 캐니언' 샘플에서 생명체의 구성 요소들을 발견한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 = NASA 공식 누리집 캡처) 2025.09.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암석 '사파이어 캐니언' 샘플에서 생명체의 구성 요소들을 발견한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 = NASA 공식 누리집 캡처) 2025.09.11.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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