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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없어 일단 착용"…바디캠 '중국산' 논란에 현장 경찰 '난감'

등록 2026.10.17 08:00:00수정 2026.10.17 08:02:50

행안위 국감서 바디캠 사용 중단·회수 거론

"치안 공백" 우려에 결정은 감사원 결과 뒤로

회수되면 대안은 공용 휴대전화 촬영 정도

전문가 "도입 과정 아쉬움"…시나리오별 대비를

[서울=뉴시스] 경찰 바디캠.(사진=뉴시스 DB). 2026.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경찰 바디캠.(사진=뉴시스 DB). 2026.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정유진 수습 기자 = 중국산 납품 의혹이 불거진 바디캠(경찰착용 영상기록장치)을 두고 국회에서 사용 중단과 회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별도 지침이 없어 장비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거 확보와 민원 대응에 유용한 장비인 만큼 회수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현장에서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17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의 지구대·파출소 현장에서는 바디캠의 보안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전달받지 못한 채 기존처럼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회수될 경우 공용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어 새 장비가 보급되기까지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는 바디캠의 중국산 납품 의혹과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에 보급된 바디캠 1만4000대가 중국산을 대만산으로 둔갑시킨 제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영상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확신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문제 제기 뒤 전문기관 감정을 받았고, 네트워크 보안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며 백도어도 탐지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극히 일부 취약 요인이 있다는 판단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정밀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촬영을 중단하자고 제안하자, 김 대행은 바디캠이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할 유력한 수단이라고 답했다. 명확한 자료 유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기기를 회수하면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취지다.

김 대행은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안다며 결과에 따라 신속히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으로 최종 확인되면 전량 회수와 계약 해지,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청에 바디캠 6254대를 우선 보급한 뒤 전국에 총 1만4000대를 도입했다.

"우리도 진실은 몰라"…지침 없어 계속 사용

서울 영등포·양천·동작구 등 현장에서 만난 경찰관들은 의혹과 별개로 바디캠을 계속 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등포구 한 지구대의 A경찰관은 "위에서 조사하고 있고, (중국산 의혹이) 진실인지 우리도 모른다"며 "확인돼 정리되면 (지시가)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쓰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영등포구의 B경찰관도 "점검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이상이 있다거나 없다는 얘기는 내려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천구 한 지구대의 D경찰관은 "공급받은 거니까 원산지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동작구 한 지구대의 E경찰관은 "우리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시명령에 따르는 입장이라고 했다. 찝찝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찝찝할 수 있지"라고 답했다.

경찰관들은 중요 사건 현장이나 현행범 체포, 주취자 난동 상황에서 바디캠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촬영 영상은 추후 민원이나 소송이 제기됐을 때 당시 상황을 확인하는 자료로도 활용된다.

A경찰관은 촬영이 필요한지에 따라 켜는 것이고 무조건 다 찍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촬영 사실을 고지한 뒤 녹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개인이 구입해 쓰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해야 했는데 바디캠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D경찰관은 현행범 체포 때 미란다 원칙 고지를 녹음하는 데 쓴다고 했다. C경찰관은 영상이 자동으로 업로드되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회수되면 마땅한 대안 없어…"대체 장비 필요"

현장에서는 바디캠 회수에 따른 업무 공백도 우려했다. 보안 취약성이 확인되면 사용 중단 등 조치가 필요하지만, 대체 장비 없이 회수부터 이뤄지면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C경찰관은 바디캠을 대체할 만한 수단으로 "특별한 대안은 없다"며 상부에서 지침을 주면 따를 것이라고 했다.

D경찰관은 개인 장비는 쓰지 못하게 돼 있어 회수되면 다시 보급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 동안은 공용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정도라고 했다. E경찰관 역시 대안으로 휴대전화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도입·검증 과정을 짚으며 회수 이후 공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입할 때부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꼼꼼히 확인했어야 한다"며 "내부에서는 유출이나 개인정보 우려도 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다면 괜찮지만 실제로 논란처럼 그랬다면 우려와 걱정이 될 수 있다"면서 "현장에서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회수될 경우에 대해서는 "회수한다면 새로운 제품이 들어와야 하고, 그동안 과도기에는 업무상 공백 등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준비해 맞춤형으로 대응해야 한다. 미리 선제적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관은 바디캠이 회수될 경우 조직이 할 일보다 경찰관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하고, 제대로 된 장비를 시급히 도입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경찰은 감사원 감사와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후속 조치를 정할 방침이다. 2024년 정식 장비로 규정된 바디캠이 지난해 말부터 보급돼 일선에 자리잡는 가운데, 현장은 지침이 내려오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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