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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금주구역' 지정…"소란 줄여야" vs "갈 곳 없어" 갑론을박

등록 2026.10.17 08:30:00수정 2026.10.17 09:16:10

서울역 광장 11월부터 금주구역…내년 3월 과태료 부과

시민들 "소음·쓰레기 등 불편"…음주 당사자 "갈 곳 없어"

전문가 "단속만으론 한계…음주 행위 원인별 대책 필요"

[서울=뉴시스] 임승규 수습기자=지난 14일 오후 서울 역 광장에서 남성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2026.10.17.sgjg97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승규 수습기자=지난 14일 오후 서울 역 광장에서 남성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임승규 수습기자, 이다영 인턴기자 = 서울 청계천에 이어 서울역 광장까지 금주구역 지정이 추진되면서 공공장소 음주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로 인한 소란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갈 곳 없는 이들의 음주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역 광장 계단. 남성 3명이 술을 마시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이들을 피해 멀찍이 돌아갔다. 남성들이 떠난 자리에는 빈 페트병과 종이컵, 담배꽁초 등이 어지럽게 남았다.

서울 중구는 서울역 광장 일대를 11월 9일부터 금주 구역으로 공식 지정한다. 내년 3월 1일부터는 금주구역에서 음주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도 청계천 내 입수·목욕·흡연·음주 등을 제재하기 위해 관련 법령과 조례를 정비한다고 밝혔다.

금주구역 지정 추진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음주로 인한 소란과 쓰레기에 불편을 겪어온 시민들은 규제를 반겼지만, 술을 마시는 당사자들은 반발하거나 머물 공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금주구역 지정 추진에 대해 "맨날 이렇게 술 먹는데 말리면 우리보고 죽으란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과태료를 부과받기 전까지는 계속 술을 마실 계획이라고도 했다.

반면 경기 성남시에서 왔다는 한 60대 여성은 "서울역 광장에 올 때마다 노숙인들이 소리 질러 불편했는데 금주 지정을 하게 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 광장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는 박모(60)씨도 "3월부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소식을 듣고 좋아했다"며 "평소 7~8팀이 술을 마시는데 쓰레기도 많이 나온다"고 토로했다.

다만 공공장소 음주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술을 마시는 이들 가운데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노숙인 등이 있는 만큼 단속과 함께 대안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조신(85)씨는 "먹고 잘 곳이 없으니 술 한 잔 마시는 것"이라며 "아무 데서나 잠을 자는데 술을 마셔야 잠이 오니 그렇게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과거 노숙 경험이 있다는 송준홍(42)씨도 "술만 못 마시게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갈 데없으니까 와서 마시는 건데 공간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 걸린 현수막 모습.2026.10.17.뉴시스DB.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 걸린 현수막 모습.2026.10.17.뉴시스[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는 음주로 인한 공공장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취약계층의 처지를 고려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술을 마신 뒤 이성을 통제하지 못해 소란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줄인다는 점에서 공공장소 음주 금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금주구역 지정 이후 음주자들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데 그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공공성 측면에서 다수를 위해 금주를 시키는 것은 필요하다"며 "단속으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소란을 피우는 이들의 행동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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