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국 이주민 사는 경기도…미술로 들여다본 아시아의 삶과 노동
등록 2026.10.28 14:23:06
경기도미술관 개관 20주년 '사랑노동아시아하기'
아시아 8개국·지역 작가 14팀 참여…내년 2월 14일까지

'사랑노동아시아하기'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시아의 땅과 사람에게 남겨진 노동과 이주, 개발의 흔적을 살피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29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특별전 '사랑노동아시아하기(Index Asia)'를 개최한다.
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파키스탄 등 아시아 8개국·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14명(팀)이 참여한다. 영상과 설치, 사진, 회화, 사운드 등 작품 30점을 선보이며 신작 4점도 포함됐다.
전시가 출발하는 곳은 경기도다. 100개국 이상에서 온 이주민이 살아가는 이곳에서 아시아는 단순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다. 사람들이 일하고 이동하며 정착하는 삶의 현장이다.
전시는 식민주의와 근대화, 자본과 국가권력이 아시아의 땅과 사람에게 남긴 흔적을 따라간다. 서로 다른 지역의 역사가 노동과 이동이라는 공통의 경험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 제목 '사랑노동아시아하기'는 김혜순 시인의 저서 '여자짐승아시아하기'에서 착안했다. 아시아를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고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 작가 장보윤은 파독 간호사였던 어머니의 기록에서 출발한다. '블랙베일' 연작과 '아마 장면일 것이다' 연작을 통해 개인의 기억과 역사적 기록 사이의 간극을 탐색한다.
말레이시아 작가 마르코스 쿠에는 보르네오의 직조 전통과 산업 생산 방식을 연결한다. '사랑, 노동, 외로움'(2025)에서는 자수기를 이용해 대량생산의 이면에 가려진 노동을 드러낸다.

사랑노동아시아하기 전시 전경. 사진=경기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랑노동아시아하기 전시 전경. 사진=경기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영은은 안산의 고려인 공동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이민자들의 청취 경험을 작품에 담았다. 대북 선전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던 사랑 노래의 음향 스펙트럼을 활용한 '총과 꽃'(2017)은 일상의 노래가 위협의 도구로 바뀌는 모순을 보여준다.
인도네시아 작가 바구스 판데가는 기계와 식물, 니켈 원석을 결합한 사운드 설치로 친환경 기술의 역설을 드러낸다.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에 필요한 자원 채굴이 또 다른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는 현실을 환기한다.
한국 작가 그룹 이끼바위쿠르르는 노원희 작가의 작업과 생애를 다룬 신작 다큐멘터리 '비스듬한 집'(2026)을 선보인다. 노원희의 회화 4점도 함께 전시해 개발과 도시화 속에서 변화하는 일상의 풍경을 살핀다.
개막일인 29일에는 작가들과의 대화와 참여형 음식 워크숍도 열린다. 싱가포르 작가 추 하오 페이의 '나시고렝 외교'에서는 서로 다른 공동체의 볶음밥 레시피를 통해 음식과 이주, 문화의 경험을 나눈다.
전시 기간에는 참여 작가들의 대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AI 도슨트와 전시 안내 애플리케이션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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