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주 땐 원팀, 시공협상 땐 동상이몽…갈등 조율체계 보완 과제
등록 2026.11.05 06:00:00수정 2026.11.05 06:18:24
한수원·시공사 실무회의 78회·이견조정 11회에도 합의 불발
튀르키예·핀란드는 계약 이후 분쟁…체코는 계약 전 협상 결렬
산업부, 원전수출진흥법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추진
![[두코바니(체코)=AP/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기사와 무관한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04/NISI20250704_0001884557_web.jpg?rnd=20250704105155)
[두코바니(체코)=AP/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기사와 무관한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해외 원전 수출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 간 이견을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 수출은 여러 기업이 역할을 나눠 참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수주 이후에도 계약 조건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기존 협의 절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분쟁조정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5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준비에 착수했다.
양측은 총액확정계약 방식과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와 체결한 주계약에 따라 사업비와 공사 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총액확정계약 원칙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우건설 측은 설계가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를 미리 정할 경우 향후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왔다.
양측은 장기간 협상을 이어왔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주계약을 체결한 이후 실무회의 78회, 이견조정위원회 11회, 최고경영자(CEO) 면담 2회 등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 7월에는 한 달 동안 11차례 이견조정위원회를 열고 한수원과 시공사,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들이 협의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한수원은 사업 일정과 계약 이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일 산업통상부에 재협상 중재를 요청했다. 산업부는 기업 간 상업적 계약 협상을 직접 중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갈등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결집한 기업들이 정작 계약 단계에서는 공사비와 위험 부담을 놓고 충돌할 수 있는 팀코리아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협의 절차를 존중하면서도 이견이 장기화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분쟁조정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나라의 원전사업에서도 계약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다만 대부분 계약 체결 이후 공사 지연이나 계약 이행 책임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체코 원전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2022년 튀르키예 아쿠유 원전에서는 러시아 로사톰 측 사업법인이 현지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기존 시공사가 국제중재를 예고한 가운데 사업 유치국인 튀르키예 정부가 관여했고, 양국 정상 간 협의 이후 기존 업체가 사업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핀란드 올킬루오토 3호기 건설 과정에서는 발주사와 해외 공급 컨소시엄이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을 놓고 국제중재를 진행했다. 약 10년간 이어진 분쟁은 2018년 공급 컨소시엄이 발주사에 4억5000만 유로를 지급하고 기존 계약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
체코 원전은 공동협력협약 종료를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시공계약 자체가 체결되지 않아 기존 계약의 이행 책임을 다퉜던 해외 사례의 해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두코바니 이행점검 협의체'에서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등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제공) 2026.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0/NISI20261020_0021497167_web.jpg?rnd=20261020160727)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두코바니 이행점검 협의체'에서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등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제공) 2026.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부는 장·차관이 매주 사업 현안을 점검하는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하고, 제정을 추진 중인 원전수출진흥법에 중립적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개별 기업의 계약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향후 원전 수출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견을 보다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도록 제도적 수단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계약 협상은 자율적으로 진행하되 필요한 부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향후 원전 수출사업에서는 기업 간 이해관계 충돌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22.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2/NISI20261022_0021499769_web.jpg?rnd=20261022115239)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2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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