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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앓던 父, 자녀 제치고 사위에게 전 재산 유언…효력 있을까

등록 2026.11.06 00:00:00

"치매 진단만으로 무효 아냐…의사능력 따져야"

"유언 유효해도 유류분 부족분 반환 청구 가능"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치매를 앓던 아버지가 자녀들이 아닌 사위에게 전 재산을 남긴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면 효력이 있을까. 전문가는 치매 진단만으로 유언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작성 당시 의사능력과 법적 형식 요건을 충족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현호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5일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치매를 앓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사위에게 전 재산을 남긴다는 자필 유언장을 작성해 상속 분쟁을 겪고 있는 막내딸의 사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연에 따르면 아버지는 작은 건축회사를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사업가였다. 부동산 투자로도 재산을 모았으며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2011년 사업자금으로 5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관계는 악화했고 결국 2015년 황혼이혼을 했다. 당시 어머니는 재산분할로 상가건물 한 채를 받았다.

가족 중 아버지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은 형부였다. 두 사람은 함께 낚시를 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2020년 아버지는 치매 진단을 받았고, 형부는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간병을 시작했다. 사연자 역시 3년 동안 주말마다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간병비 일부를 부담했다.

이후 지난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장례를 마치고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형부가 아버지의 자필 유언장을 공개한 것이다.

유언장에는 전 재산을 사위에게 남긴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언니는 남편이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버지를 돌본 만큼 재산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오빠는 부모님의 이혼이 재산을 빼돌리기 위한 가장이혼이었다며 어머니가 재산분할로 받은 상가건물까지 상속재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연자는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작성한 유언장도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유언장에 적힌 대로 형부가 전 재산을 받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 변호사는 치매 진단만으로 유언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판례는 치매를 앓던 망인의 유언에 관해 일괄적으로 유효나 무효로 보지 않고 사안마다 달리 판단하고 있다"며 "치매 진단 사실만으로 유언이 당연히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의사능력은 개별 법률행위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판단한다"며 "유언장 작성 당시의 진료기록과 인지기능 검사 결과, 작성 경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자필 유언장이 법에서 정한 형식 요건을 충족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언장이 유효하더라도 사위가 반드시 전 재산을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자녀들에게는 법적으로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분인 유류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받는다"며 "사연자를 포함한 자녀들은 형부를 상대로 각자의 유류분 부족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빠가 2011년 아버지에게 받은 사업자금 5억원도 유류분 계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는 "공동상속인이 생전에 받은 증여는 특별수익으로서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며 "증여받은 재산이 금전이면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환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여 당시부터 상속개시 당시까지 물가변동률을 반영하는 방법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라며 과거에 받은 5억원이 더 큰 금액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어머니가 이혼 당시 재산분할로 받은 상가건물은 원칙적으로 유류분 계산에 포함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성격에 이혼 후 부양적 성격이 가미된 제도"라며 "유류분 산정에서 증여와 같이 볼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합의 아래 이혼한 이상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이혼의사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며 "가장이혼으로 무효가 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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