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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차관 "백원우, '유재수 의혹' 클리어 됐다 해" 증언(종합)

등록 2020.08.14 18: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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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감찰무마 지시 혐의 등 재판

김용범 "자리 있기 어렵다고만 들어"

"백원우, 대부분 클리어 됐다고 말해"

최종범도 "징계 사유 아닌걸로 생각"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1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1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1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성구 고가혜 기자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재판에 나온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유 전 부시장의 사표에 대한 청와대 요청은 없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5차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17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 감찰을 진행할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특감반은 첩보를 토대로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다. 감찰이 시작되자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11월 병가를 냈다.

유 전 부시장은 2018년 1월께 사표를 내기로 했고, 이 시점에 특감반의 감찰은 중단됐다. 하지만 실제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낸 것은 같은해 3월이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에서 명예퇴직하며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검찰은 이를 '영전'이라고 표현한다.

이와 관련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 의혹을 금융위에 통보했으며, 유 전 부시장 사표 수리로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청와대 입장을 김 전 부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관련 5차 공판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0.08.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관련 5차 공판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0.08.14.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날 검찰이 '유 전 부시장 사표 수리로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들은 적 없나'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금융정책국장 자리에 계속 있기 어렵다고 들은 듯하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통보 일주일 정도 후에 보직 변경을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유 전 부시장이 민주당 수석에 가려면 공무원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해서 필요적 조치로 사표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표를 받으라고 명시적으로 들은 바 없다.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제게 명시적으로 사표 받으라는 말 안 했다"면서 "사표를 왜 안 내냐고 한 것은 민주당 가는 절차가 상당 기간 지연됐을 때 물어본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특감반 감찰을 인지한 경위와 관련해서도 설명했다. 김 전 부위원장 증언에 따르면 당시 유 전 부시장이 연가를 내자 언론에서 이유를 물었고, 유 전 부시장은 진단서 첨부를 위해 김 전 부위원장의 방을 찾았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가 저에 대한 수사를 한 것 같다. 감찰을 받았다'며 말했고, 김 전 부위원장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에 유 전 부시장이 '휴대전화도 제출했다. 지인들과 술 먹고 한 게 나왔는데 별거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당시 감찰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휴대전화를 제출한 게 통상적인 감찰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이를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업무차 청와대에 들렀을 때 백 전 비서관에게 사실 관계를 물었고, 이후 백 전 비서관에게 연락이 와서 '투서가 들어와 감찰했는데 대부분 클리어되고 일부 해소 안 됐다. 인사에 참고하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후 유 전 부시장이 수석전문위원으로 이동하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김 전 부위원장은 '서초동에 간다고 생각했는데 민주당 수석으로 가고 싶어 해 의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8월27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8.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8월27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8.27. [email protected]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당시 백 전 비서관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연락을 청와대의 구두 통보로 받아들였고, 이에 유 전 부시장을 무보직으로 본부 대기발령 조치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앞서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에서 감찰 결과 본인의 어떤 품위 손상 관련해 인사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의 통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최 전 위원장은 "확실한 징계 사유는 구체적 비위 사유를 알려온다"면서 "그에 따라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고 '인사 참고하라'고 했기 때문에 종전 징계 사유까지는 되지 않나보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가 징계하라는 뜻이었다면 분명 그 내용을 적시해 징계하라고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소한 문제라고 해서 보직 해임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특감반에서 한 달 이상 감찰한 결과라서 사표받을 만하다고 했다면 당연히 저희도 그렇게 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 저희가 사표받을 생각을 안 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전 위원장은 청와대가 평소에도 인사 검증에 대한 구체적 서류 없이 구두 통보를 해 백 전 비서관의 연락이 최종 감찰 결과에 대한 구두 통보인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금융위가 당시 자체 감찰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금융위는 감찰 기능이 사실상 거의 없다"며 "물론 감찰 필요가 있으면 금융위도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했을텐데, 이미 청와대에서 상당히 해서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 등의 6차 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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