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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이혼한 전 남편에 불붙여져 숨지는 장면 SNS 생중계돼

등록 2020.10.02 18:06:50수정 2020.10.02 18: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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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 가정폭력에 대한 뜨거운 논란 불러

中서 이혼한 전 남편에 불붙여져 숨지는 장면 SNS 생중계돼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중국 소셜미디어 생방송(live stream) 도중 침입한 전 남편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전신 90%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2주일여 간 생명을 건 사투를 벌여온, 중국의 인기 인플루언서 라무(30)가 끝내 사망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일 보도했다.

라무는 중국판 틱톡으로 불리는 두인(Douyin)에서 팔로워가 수십만명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중국 쓰촨(四川)성 출신인 라무는 농촌 생활의 행복을 전하는 포스팅으로 유명했고, 화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찬사를 받으며 수백만개의 '좋아요'를 이끌어내는 영향력있는 인물이었다.

중국 관영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라무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집에서 생방송을 하던 중 칼과 휘발유를 들고 집에 침입한 전 남편 탕모씨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그녀가 온몸에 불이 붙은 채 쓰러지는 모습은 두인에 생중계돼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녀는 쓰촨성 인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30일 끝내 생을 마감했다. 라무의 팔로워들은 그녀의 회복을 기원하며 24시간만에 100만 위안(1억7130만원)이 넘는 돈이 모금해 가족들에 전달했지만 그녀의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이 사건은 중국 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둘러싸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논란을 불렀다.

베이징청년보는 탕이 이전에도 가정폭력 전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뤄라는 성만 알려진 라무의 제부 "라무가 탕으로부터 구타를 당한다는 얘기를 아내에게서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무는 지난 5월 탕과 이혼했으며 두 자녀 중 각각 한 아이의 양육권을 가졌다.탕은 이혼 이후 자신과 재결합하지 않으면 아이 1명을 살해하겠다고 라무를 위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라무는 탕에게서 도망쳤지만 탕은 친척들에게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그녀의 행방을 밝히기를 거부한 라무의 여동생도 탕에게 구타를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경찰에 탕의 폭력을 신고했지만 경찰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뜨거운 논란을 촉발시켰다. 7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라무의 죽음에 대한 토론에 참여했다.

한 사용자는 "여성들에게 더 많은 안전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탕의 폭력에 대한 신고가 이뤄졌을 때 경찰은 왜 신경을 안 썼느냐"고 비난했다.

가정폭력 피해가 중국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한 중국 여성이 남편에게 너무 잔인하게 얻어맞아 창밖으로 뛰어내려 탈출하기도 했다. 그녀는 폭행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이혼을 시도했지만 법원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중에 이 비디오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수천명이 그녀의 변호를 위해 나섰다. 법원은 나중에 그녀의 이혼을 승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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