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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속인 85세 英의사, 바늘 잘못 사용해 세 아이 엄마 숨져

등록 2022.07.05 16: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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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나이 바꿔 81세에 결국 의료사망사고

환자·보호자 반대에도 위험한 시술 시도

2015년에도 비슷한 의료사고…환자 장애 얻어

[서울=뉴시스] 맨체스터 크라운 법원. 플리커 자료사진. 2022.07.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맨체스터 크라운 법원. 플리커 자료사진. 2022.07.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자신의 나이를 여러 차례 바꾸며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는 85세 영국 의사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해 4일(현지시간) 공판이 열렸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018년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올덤의 의사 이사카 맘먼(85)은 이날 의료사고로 세 아이의 엄마 샤히다 파빈(당시 48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맨체스터 크라운 법원에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앤드루 토머스 검사는 치명적인 결과를 만든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의사 맘먼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8년 9월3일 파빈은 혈액암 검사를 받기 위해 남편과 함께 로열 올덤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그에게 골수 조직검사를 권했고 혈액학 전문의 맘먼을 배정했다.

일반적으로 골수 샘플은 고관절뼈에서 채취되지만 맘먼은 샘플을 한 번에 채취하지 못했다.

토마스 검사는 "맘먼은 이를 다시 시도하는 대신 파빈과 남편의 반대에도 파빈의 흉골에서 샘플을 채취하려 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고 드물게 시도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흉골 골수 채취를 시도하던 맘먼은 잘못된 바늘을 사용했고 이 바늘은 뼈를 빗나가 심장이 들어있는 심장막을 뚫어 몸 안에서 엄청난 출혈을 일으켰다.

파빈이 바늘을 꽂자마자 의식을 잃었다. 응급팀이 왔지만 당일 사망했다.

파빈의 남편은 "그에게 그만두라고 3번이나 말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며 "맘먼이 아내를 죽였다"고 말했다. 당시 맘먼은 81세였다.

맘먼의 나이에 대해서도 속인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맘먼은 1965년 나이지리아에서 의사 자격을 얻은 뒤 1991년부터 영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2004년까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병원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검사는 "맘먼의 출생지는 나이지리아의 시골 마을로 이곳에는 출생신고제도가 없었다"며 "맘먼의 실제 나이는 논란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의사 훈련 당시 그는 자신의 생일이 1936년 9월16일이라고 제출했다. 이후 NHS에 등록할 때는 자신이 1941년에 태어났다며 나이를 낮췄다.

그러나 2001년경, 당시 의무 은퇴 연령인 65세에 가까워지자 그는 영국 귀화 시 등록했던 1947년으로 출생 연도를 변경했다. 의대 학위 과정은 10살에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맘먼은 2004년에도 심각한 직업적 위법 행위로 종합의료협의회(GMC)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이때 나이를 속인 죄로 1년 정직 처분을 함께 받았다. NHS도 맘먼을 해고했다.

하지만 GMC가 그의 출생 연도를 1943년으로 받아들인 후 의사 명단에 다시 등록하자 2006년 NHS도 그를 다시 고용했다.

이후 실적 부진으로 해고된 맘먼은 올덤 병원으로 옮긴 뒤 2015년에도 비슷한 의료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골수 조직검사 과정에서 바늘을 잘못된 곳에 삽입했고 환자는 목숨은 건졌지만 영원히 거동에 불편함을 겪는 장애를 갖게 됐다.

마이클 헤이튼 변호사는 "맘먼이 계속 환자를 치료하게 둬선 안 된다"면서도 "이 사건은 맘먼만의 잘못이 아니라 그를 그 자리에 허락한 모두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5일 맨체스터 크라운 법원에서 그에 대한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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