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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현장 인력부족 심각...산업 붕괴 우려

등록 2022.10.07 15:46:56수정 2022.10.07 16: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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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현장 인력부족 심각...산업 붕괴 우려


[영암=뉴시스] 옥승욱 기자 = "현재 저희 공장 직원이 250명인데 300명은 돼야 일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내년에는 일감이 더 늘어나는데 사람이 부족해 일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인력부족 위기지역 등을 지정해서라도 정부가 조선업 인력 채용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영암군 대불산업단지에 위치한 조선기자재업체 마린텍의 주평노 사장은 현재 조선업 인력 부족 사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선업 현장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업황 호황에 따라 선박 수주는 매년 늘고 있지만 인력이 없어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다.

무엇보다 중소 조선 기자재업체들의 인력난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부상했다. 선박은 수많은 조선 기자재 부품들을 공급받아야만 건조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인력만 충분하다고 해서 선박 건조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영암군 대불산업단지와 같이 외진 지역에 있는 업체에서는 젊은 직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찾는 이가 없어 외국인노동자로 대체한지도 한참이다.

주 사장은 "올해 물량이 증가했고 내년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람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대불산단 지역에는 빈 공장이 없을 정도로 기업들이 가득 차있는데 인력이 부족해 서로 스카웃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불공단 전체로 볼 때 외국인노동자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이들 대부분이 불법체류자"라며 "이 곳 기업들은 오히려 불법체류자를 선호한다. 이들은 의사소통도 가능하고 일에도 숙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곳에서는 조선업 붕괴에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기자재 부품을 구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거제지역 조선사들이 대불공단까지 물량을 발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 사장은 "우리는 현대삼호중공업과 주로 거래해 왔는데 대불산단 지역에 외국인노동자들이 많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거제, 통영 지역에서도 상당량 발주하고 있다"며 "물량을 주는데도 다 소화하지 못하니 참 곤혹스럽다. 내년에는 매출을 20% 정도 더 늘릴 계획인데 인력이 부족해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인력 부족 해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노동자 쿼터제 등을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 사장은 "조선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내국인 채용이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20%로 묶여있는 외국인 쿼터제를 풀어야 한다"며 "합법, 불법을 떠나 일을 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는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야만 공장이 돌아간다. 정부가 인력 부족 위기 지역 등을 지정해서라도 인력 채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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