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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아트클럽]'얼굴 없는 패션 천재' 마틴 마르지엘라, 심오한 예술가 변신

등록 2022.12.24 09:59:20수정 2022.12.29 11: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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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로 유명...장 폴 고티에 어시로 활동

1988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설립…폐허 런웨이등 패션계 충격

해체주의적 디자인...관습적 사고에 도전 독창적 전위적 스타일

2008년 돌연 패션계 은퇴하고 순수 예술 창작자로 세계 순회전

롯데뮤지엄, '마틴 마르지엘라' 국내 최초 전시 24일 개막

신체 일부 확대·머리카락 등 미로같은 공간서 시공간 경험 제공

전시기간 도슨트 김찬용과 이남일, 심성아 작품 설명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바디 파트 블랙 앤 화이트(Bodypart B&W)'를 전시하고 있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바디 파트 블랙 앤 화이트(Bodypart B&W)'를 전시하고 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떤 부분일까. 눈길을 끌어당기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작품 앞에서 미술관 직원의 노고가 수고스럽다. 프로젝터 스크린을 내려서 이미지를 공개한 후, 다시 스크린 올리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캔버스에서 번지고 떨어져 나온 흔적이 생기는데, 이 또한 작품이라는 것. 작품이 변형되는 과정까지 그대로가 작품의 일부다.

마틴 마르지엘라(65)의 작품 '바디 파트 블랙 앤 화이트 (Bodypart B&W)'이다. 인체의 한 부분을 촬영하여 크게 확대한 작품들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부분인지 알아볼 수 없게 표현했다. 우연성으로 작품이 변형되는 과정을 작품의 일부로 차용한 그는 기존 미술관의 엄격한 작품 보존 방법으로부터 작품을 해방시키고 생명을 불어넣고자 하는 의도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에 전시된 마틴마르지엘라의 작품 '바디 파트 블랙 앤 화이트(Bodypart B&W)'. 프로젝터 스크린에 오일 파스텔로 인체를 묘사한 드로잉 작품이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에 전시된 마틴마르지엘라의 작품 '바디 파트 블랙 앤 화이트(Bodypart B&W)'. 프로젝터 스크린에 오일 파스텔로 인체를 묘사한 드로잉 작품이다.  2022.12.23. [email protected]


마틴 마르지엘라. '패션계의 악동'으로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충격과 파격 속 품격으로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명품 패션 반열에 올렸다. 런웨이 피날레 무대에도 등장하지 않고 언론 매체에 실체를 드러내지 않아 신비주의 디자이너이자 '얼굴 없는 천재'로 패션계에 영향을 끼쳤다. 미니멀하고 해체주의 디자인이 특징으로 낯설고 독특해 '아방가르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솔기가 노출된 재킷, 버려진 스키 장갑으로 만든 재킷으로 고정관념을 파괴했다. 가발 재킷, 트럼프 카드, 비닐백 등으로도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대중적으로 타비 슈즈가 유명하고, 모든 의상에 '4개의 땀' 바느질로 마무리한 마크가 특징이다.)

2008년 돌연 패션계를 은퇴했던 그가 심오하고 철학적인 순수 예술 창작자로 돌아왔다.  관습적인 사고에 도전하는 독창적이고도 전위적인 스타일은 옛날처럼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마르지엘라의 독창적인 시각 예술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그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토르소 시리즈(Torso series)'를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은 6개의 놓여진 조각상을 보는 동시에 작품 벽면에 붙은 실리콘 라벨을 만져보며 시각과 촉각 두 감각을 모두 사용해 작품을 감상한다. 스태프는 관람객이 지나갈 때마다 흰 천으로 한 조각씩 작품 전면을 덮어 감췄다가 열었다를 반복하며 작품 감상의 시간을 제한한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토르소 시리즈(Torso series)'를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은 6개의 놓여진 조각상을 보는 동시에 작품 벽면에 붙은 실리콘 라벨을 만져보며 시각과 촉각 두 감각을 모두 사용해 작품을 감상한다. 스태프는 관람객이 지나갈 때마다 흰 천으로 한 조각씩 작품 전면을 덮어 감췄다가 열었다를 반복하며 작품 감상의 시간을 제한한다. 2022.12.23. [email protected]



롯데뮤지엄은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최초 대규모 기획 전시를 24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순회전이다. 2021년 프랑스 파리 소재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Lafayette Anticipation)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올해 베이징 엠 우즈(M Woods)에서 선보인 후, 세번째 전시로 서울을 택했다.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다양한 재료와 자유로운 표현 방식이 독특한 전시다. 미로 같은 미술관에 맞춰 특정형(site-specific) 작품을 선보이는 등 일상도 산업화되어 버린 우리의 현실을 일깨운다. 신체를 소재로 삼아 확대 재생산하거나 신체의 일부를 극적으로 시각화한 작업이다.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체취를 인위적으로 은폐하게 한 '데오도란트(Deodorant)'를 시작으로 인체의 일부를 3D 스캔하여 만든 실리콘 조각으로 고대 조각상의 관념에서 탈피하는 한편 젠더의 의미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레드 네일즈 (Red Nails)'는 붉은 손톱을 거대한 규모로 형상화 한 작품으로 변화하는 아름다움의 개념과 구성 원리에 대해 연구한 작가의 사유가 담겨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데오도란트(Deodorant)'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내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개최한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데오도란트(Deodorant)'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내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개최한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레드헤드(Redhead)'를 전시하고 있다. '레드헤드'는 역사와 문화의 흐름속에 빨간색의 힘과 양가성, 빨간색 주는 위력에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레드헤드' 작품을 통해 익명의 초상화로서, 빨강이라는 특별한 색이 주는 매혹과 위협, 주변을 환기시키는 힘을 표현했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레드헤드(Redhead)'를 전시하고 있다. '레드헤드'는 역사와 문화의 흐름속에 빨간색의 힘과 양가성, 빨간색 주는 위력에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레드헤드' 작품을 통해 익명의 초상화로서, 빨강이라는 특별한 색이 주는 매혹과 위협, 주변을 환기시키는 힘을 표현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바니타스(Vanitas)'를 전시하고 있다. '바니타스(Vanitas)'는 모발로 얼굴 전체를 덮은 실리콘 두상으로, 유년부터 노년까지 인간의 생애 전체를 머리카락의 색상만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회화 장르 중 하나였던 바니타스는 덧없는 현세의 삶을 상징하는 사물을 중심으로 인간의 공허함과 죽음에 초점을 두고 세속적인 것의 부질 없음을 환기한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바니타스(Vanitas)'를 전시하고 있다. '바니타스(Vanitas)'는 모발로 얼굴 전체를 덮은 실리콘 두상으로, 유년부터 노년까지 인간의 생애 전체를 머리카락의 색상만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회화 장르 중 하나였던 바니타스는 덧없는 현세의 삶을 상징하는 사물을 중심으로 인간의 공허함과 죽음에 초점을 두고 세속적인 것의 부질 없음을 환기한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전시장엔 유독 머리카락에 관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띈다. '바니타스(Vanitas)'에서는 모발로 얼굴이 덮힌 두상을 볼 수 있는데, 머리카락 색상만으로 유년부터 노년까지 나타내며 인간의 생애 흐름을 드러낸다. 작가는 인공 피부를 입힌 실리콘 구체에 자연 모발을 하나하나 이식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지도 제작법’이라는 뜻의 '카토그래피(Cartography'는 한 방향으로만 쏠리는 인공 모와는 달리 정수리에서부터 소용돌이치며 자라나는 자연 모발의 방향을 작가가 심도 있게 연구한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롯데뮤지엄은 "이번 전시는 작은 부분까지 마틴 마르지엘라가 세심하게 신경 쓰며 자신이 만들어낸 시공간에서 관람객이 독창적인 예술 경험을 하기 바랐다"고 전했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모든 시간 동안 노출시키지 않는다. 스태프가 작품을 하얀 천으로 덮었다 열었다를 반복하며 작품 관람 시간을 제한한다. 관람객은 제한된 시간 안에서 작품을 더 밀도 있게 감상하며 퍼포먼스까지 작품의 범주에 포괄하며 작품을 흥미롭게 감상하게 될 것이다. 전시장 중반에는 '모뉴먼트(Monument)' 작품이 관람객에게 잠깐의 휴식을 제공한다. 거대한 소파에서 관람객은 휴식을 취하면서도 자신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모뉴먼트(Monument)'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의 거대 공간에 설치된 '모뉴먼트'는 메쉬 프린트를 배경으로 대형 빈티지 소파 그리고 음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은 전시 중간에 맞이한 소파에 편안히 앉아 휴식을 취하며 전시장 공간에서 발생하는 일상 소음과 스피커에서 나오는 체육관의 소음을 함께 듣게 된다. 2017년 뮤지엄 공사 장면을 담은 메쉬 프린트는 소파 뒤편의 벽에 배경으로 걸려있다. '모뉴먼트'는 관람객의 기억과 경험으로부터 특정한 순간을 일깨우고 설치된 이미지를 계속해서 환기시킨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모뉴먼트(Monument)'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의 거대 공간에 설치된 '모뉴먼트'는 메쉬 프린트를 배경으로 대형 빈티지 소파 그리고 음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은 전시 중간에 맞이한 소파에 편안히 앉아 휴식을 취하며 전시장 공간에서 발생하는 일상 소음과 스피커에서 나오는 체육관의 소음을 함께 듣게 된다. 2017년 뮤지엄 공사 장면을 담은 메쉬 프린트는 소파 뒤편의 벽에 배경으로 걸려있다. '모뉴먼트'는 관람객의 기억과 경험으로부터 특정한 순간을 일깨우고 설치된 이미지를 계속해서 환기시킨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전시는 마르지엘라가 1980년대부터 깊게 고민해온 ‘예술, 물질과 신체, 성별의 관념, 시간의 영속성, 직접 참여’를 주제로 작업한 작품들이 총 망라됐다. 설치, 조각, 영상, 퍼포먼스, 페인팅 등 총 50여점을 선보인다. 패션의 시스템과 ‘인체’라는 매체의 한계를 넘어 예술적 시도를 지속하는 마르지엘라의 세계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작가의 철학적 사유가 깊게 배어 있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마르지엘라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 도슨트 작품 해설과 오디오 가이드가 마련됐다. 도슨트 김찬용과 이남일, 심성아 도슨트가 마르지엘라의 작품과 그 이면에 내재된 이야기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평일 11시, 13시, 15시에 전시장을 방문하면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전시는 2023년 3월23일까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카토그래피(Cartography)'를 전시하고 있다. ‘지도 제작법’이라는 뜻의 '카토그래피'. 마르지엘라는 사람의 모발에는 제각기 수많은 유전적 단서와 삶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 것을 포착하여 두피의 정수리 부분을 존재의 기억과 경험이 저장된 하나의 지도로 여겼다. 이러한 지도 만드는 과정이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며 시간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카토그래피(Cartography)'를 전시하고 있다. ‘지도 제작법’이라는 뜻의 '카토그래피'. 마르지엘라는 사람의 모발에는 제각기 수많은 유전적 단서와 삶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 것을 포착하여 두피의 정수리 부분을 존재의 기억과 경험이 저장된 하나의 지도로 여겼다. 이러한 지도 만드는 과정이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며 시간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레드 네일즈'(오른쪽)와 '레드 네일즈 모델'이 전시하고 있다. 붉은 손톱을 형상화한 두 작품 중 '레드 네일즈'는 대형 크기로 제작되었고 '레드 네일즈 모델' 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인간 신체 일부를 분리 후 확대한 작품은 그것에 대한 상징에 의문을 제기하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의미를 다시 찾게 한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레드 네일즈'(오른쪽)와 '레드 네일즈 모델'이 전시하고 있다. 붉은 손톱을 형상화한 두 작품 중 '레드 네일즈'는 대형 크기로 제작되었고 '레드 네일즈 모델' 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인간 신체 일부를 분리 후 확대한 작품은 그것에 대한 상징에 의문을 제기하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의미를 다시 찾게 한다. 2022.12.23. [email protected]



마틴 마르지엘라는 누구?

명품 패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설립자로 유명한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는 1957년 벨기에 루뱅(Leuven)에서 태어났다. 마르지엘라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발소에서 향수를 팔았다. 마르지엘라는 6세가 되던 해, 1960년대 가장 영향력 있었던 패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앙드레 쿠레주(1923~2016)의 컬렉션 중 하나를 TV에서 접하고, 그 파격적인 디자인에 매료되어 패션 디자이너에 관심을 가진다. 이후 10대의 마르지엘라는 벨기에 하셀트(Hasselt)에 있는 신트루카스 예술학교(Sint-Lukas Kunsthumaniora art school)에서 공부했고, 중고 의류 가게에서 여러 소재의 헌 옷과 장신구 등을 모아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하는 것에 몰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버스 스탑(Bus Stop)'를 전시하고 있다. 마르지엘라는 '버스 스탑'에서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것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넣고 격리하는 우리 문화의 역설적인 장치를 활용했다. 작가는 버스 정류장을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미술관 내부로 이동시켜 격리해 버스정류장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우리가 사물을 접하는 맥락에 따라 그것에 부여하는 가치가 변화한다는 것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버스 스탑(Bus Stop)'를 전시하고 있다. 마르지엘라는 '버스 스탑'에서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것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넣고 격리하는 우리 문화의 역설적인 장치를 활용했다. 작가는 버스 정류장을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미술관 내부로 이동시켜 격리해 버스정류장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우리가 사물을 접하는 맥락에 따라 그것에 부여하는 가치가 변화한다는 것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1980년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Royal Academy of Fine Arts in Antwerp)를 졸업한 마르지엘라는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패션계에 입문한다. 파리로 이주한 이후, 1984년부터 1987년까지 장 폴 고티에(Jean Pal Gaultier, 1952-)의 첫 번째 어시스턴트로 활동한 마르지엘라는 1988년에 사업 파트너인 제니 메이렌스와 함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설립하며, 1989년 파리의 황폐한 지역에 있는 버려진 운동장에서 1990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폐허와 같은 런웨이, 비틀거리는 모델들의 모습을 통해 패션계에 충격을 주고, 관습적인 사고에 도전하는 독창적이고도 전위적인 스타일을 내세우며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에서의 활동 외에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에르메스(Hermès)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어 총 12시즌의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벨기에 보자르 미술관(Bozar), 보이만스 반 뵈닝언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독일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 LA 카운티 미술관(LA County Museum of Art), 런던 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 등 해외의 다양한 기관에서 개최된 여러 전시에 참여하며 예술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2008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20주년 기념 쇼를 마지막으로 패션계를 은퇴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립싱크(Lip Sync)'를 전시하고 있다. '립싱크' 시리즈는 입술을 읽는 의사소통 방법의 교육 비디오 이미지 스틸을 활용했다. 독순술이라고도 불리는 이 의사소통 방법은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입과 입술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해석하여 대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 작품은 각각 하나의 음절, 소리, 구두로 표현한 내면의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립싱크(Lip Sync)'를 전시하고 있다. '립싱크' 시리즈는 입술을 읽는 의사소통 방법의 교육 비디오 이미지 스틸을 활용했다. 독순술이라고도 불리는 이 의사소통 방법은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입과 입술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해석하여 대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 작품은 각각 하나의 음절, 소리, 구두로 표현한 내면의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이후 마르지엘라는 시각 예술 아티스트로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2021년 10월 파리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의 초청으로 진행된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 '마틴 마르지엘라 엣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 Martin Margiela at Lafayette Anticipation'을 시작으로 세계 순회전을 열고 있다.  마르지엘라의 해체주의적인 방식은 구성요소를 파괴하고 재배치하여 모호한 의미를 만들어내고, 사용한 흔적과 생산 과정을 드러내어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의복이라는 일상적인 매체에서 시작된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마르지엘라의 독창적인 시각 예술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다양한 재료와 자유로운 표현 방식을 통해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필름 더스트(Film Dust)'를 전시하고 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필름 더스트' 시리즈를 통해 필름의 시작이나 끝부분에서 흔히 발견되는 미세먼지 입자, 스크래치, 금속의 작은 입자 등 아날로그 필름의 자연스러운 부산물을 작품 표현했다. 1960년대의 리더 필름은 양 끝에 여분의 길이가 포함되어 있었고, 화면에 투사되면서 보이지 않았던 먼지와 긁힌 자국이 우연히 화면에 나타나곤 했는데, 마르지엘라는 우리가 공허라고 생각하는 화면을 생명체로 가득 찬 우주 공간의 화면으로 재창조했다. 2022.12.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이 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가의 작품 '필름 더스트(Film Dust)'를 전시하고 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필름 더스트' 시리즈를 통해 필름의 시작이나 끝부분에서 흔히 발견되는 미세먼지 입자, 스크래치, 금속의 작은 입자 등 아날로그 필름의 자연스러운 부산물을 작품 표현했다. 1960년대의 리더 필름은 양 끝에 여분의 길이가 포함되어 있었고, 화면에 투사되면서 보이지 않았던 먼지와 긁힌 자국이 우연히 화면에 나타나곤 했는데, 마르지엘라는 우리가 공허라고 생각하는 화면을 생명체로 가득 찬 우주 공간의 화면으로 재창조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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