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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X 회장, 보수 65억 '2배 점프'…승계 연관성은?

등록 2023.03.20 16:25:54수정 2023.03.20 18: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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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 총수 일가 보수·배당 급증

LX "출범 첫해 상여 이연 지급"이라는 입장

2세 구형모 부사장도 거액 배당

승계작업 "속도 낼 수 있다" 관측도 나와

[서울=뉴시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X그룹 제공) 2021.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X그룹 제공) 2021.05.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구본준 회장 등 LX그룹 총수 일가가 주요 계열사에서 받는 보수와 배당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2년 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실적 개선에 따른 상여금이 지난해 처음 반영됐다는 설명이지만, 본격적인 승계 작업을 앞두고 적극적인 자금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들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본준 회장은 지난해 LX홀딩스로부터 65억29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급여가 43억7900만원이고, 경영 성과에 따른 상여금이 21억5000만원이다. 2021년 LX홀딩스가 구 회장에 지급한 급여가 28억73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2% 넘게 늘어난 것이다.

구본준 회장은 지난해 반도체 사업 계열사인 LX세미콘으로부터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7억2200만원을 수령했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부사장도 지난해 LX홀딩스에서 5억원 넘는 임금을 받았다.

구본준 회장과 구형모 부사장 부자는 지난해 배당도 적지 않게 챙겼다. 구 회장과 구 부사장은 LX홀딩스로부터 각각 배당으로 48억원, 29억원을 받는다. 구 부사장은 특히 지난해 LX홀딩스 지분 0.4%를 매입했는데, 이번에 배당만으로 투자금을 훌쩍 넘는 돈을 회수하게 됐다. 

반면 LX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은 이 같은 오너 일가의 수령액보다 훨씬 증가율이 낮았다. LX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LX세미콘은 매출이 되레 전년대비 16% 가까이 줄었다. 

LX그룹 관계자는 "LX홀딩스의 설립 첫해인 2021년에는 별도의 상여 없이 급여만 지급됐다"며 "2021년분 상여가 지난해 주요 임원 보수에 포함되며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 회장 보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전 보수가 낮은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 일부에선 구본준 회장이 보수와 배당 수입을 늘리며 본격적인 승계 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71세인 구 회장이 장남인 구형모 부사장에게 지분을 넘겨주기 위해 현금을 모으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구 부사장은 지난 2021년 말 구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LX홀딩스 지분 10.9%에 대한 세금을 1회에 70억원씩, 총 여섯 번에 걸쳐 납부해야 한다. 아버지인 구 회장의 자금 지원 없이는 구 부사장 단독으로 마련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1987년생으로 30대 중반인 구 부사장은 LG전자에 다니다가 LX그룹이 독립할 때 LX홀딩스에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전무로 승진했고, 다시 9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부사장에 올랐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구 부사장은 올해부터 LX홀딩스에서 그룹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LX MDI 공동 대표로 자리를 옮겨 활동한다. 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위치로, LG그룹에서 넘어온 경영 전문가 서동현 대표가 구 부사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형모 부사장이 LX홀딩스 대신 LX MDI를 선택한 것에 대해 "바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승계에는 자금도 중요한 만큼 시간을 두고 최대한 준비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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